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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인 건강 칼럼]고온다습한 여름철 감염 질환 조심해야

세균 잘 자라는 환경 조성돼 각별한 주의 요구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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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41호 박현준⁄ 2013.08.26 11:35:45

여름철엔 고온다습한 환경에 의해 여러 가지 질병에 잘 걸릴 수 있다. 특히 여러 가지 세균에 의해 발생하는 질병이 문제가 된다. 세균에 의한 질병을 크게 세 가지 부류로 나누어 본다면, 첫째는 식중독, 이질 등과 같이 음식이나 물을 통해 전염되는 질병, 두 번째로 일본뇌염, 말라리아와 같이 모기나 다른 벌레에 물려서 옮는 질병, 그 외에도 냉방시설 때문에 전염되는 질병-예를 들어 레지오넬라병- 등으로 분류해 볼 수 있다. 여름철에 세균에 의한 질병이 잘 발생하는 이유는, 우선 세균이 따뜻한 환경에서 잘 자라기 때문이다. 인체에 병을 일으키는 대부분의 세균은 자기가 살아가야 하는 환경, 즉 인체 내에서 가장 번식력이 강한 특성이 있다. 실험실에서 세균배양을 해보면 사람의 체온인 37도 근처에서 세균이 가장 잘 자라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여름철에는 외부온도가 높아 세균이 더 잘 번식할 수 있는 온도조건이 된다. 온도 조건 외에도 장마철에는 습도가 높은데 이것도 세균이 잘 자랄 수 있는 조건이다. 모기와 같은 벌레에 물려서 옮는 병은 벌레가 다른 계절보다 여름철에 많고 활동도 활발하니까 여름에 잘 생기는 것이며, 레지오넬라병은 냉방시설을 통해 전염되니까 당연히 여름에 주로 발생한다. 음식과 물을 통해 옮는 질병으로는 앞서 언급한 식중독, 이질 그리고 흔히 다른 지역의 물을 마셔서 생긴다고 해서 물갈이 병이라고도 하는 여행자 설사 그리고 콜레라, 장티푸스, 대장균 O157, 장바이러스 감염 등이 있다. 질병양상이 좀 다른 것이긴 하지만 비브리오 패혈증도 음식을 통해 옮는 질병이고 우리나라에 흔하게 발생하는 병이다. 식중독 음식이나 물을 통해 옮는 병이라도 각 질병에 따라 증상이 다르다. 식중독은 인체의 피부에 많이 서식하는 포도상구균에서 나오는 장독소에 의해 발생하는데, 깨끗하지 않은 손으로 음식을 다룰 때 포도상구균이 음식에 오염되어 음식 속에서 번식을 하고 독소를 분비한다. 식중독은 이미 만들어진 독소를 먹어서 증상이 발생하기 때문에, 음식을 섭취한 후 수 시간 내에 증상이 나타난다. 증상은 구토, 구역, 복통, 설사 등이 발생하는데 독소에 의한 질병이므로 역시 설사보다는 구토나 구역, 두통 등의 증상이 주로 발생한다.

감염성설사 - 이질, 콜레라 이에 비해서 물갈이병 즉 여행자 설사를 비롯한 감염성 설사는 세균이 직접 장에 들어와서 증식을 하고 거기에서 독소를 내던지 장점막을 침범해서 생기는 병이기 때문에 잠복기가 8시간에서 5일까지로 다소 길다. 증상도 주로 복통과 설사가 나타난다. 이질은 심한 형태의 감염성 설사인데, 설사변에 피가 섞여 나오거나 곱똥이라해서 끈적끈적하고 덩어리 진 점액이 떨어져 나오며, 발열 등의 전신증상이 보통 설사병보다 심하다. 그리고 화장실을 하루에도 수십 차례 가게 되어 항문이 헐기도 하는데 설사량은 그렇게 많지는 않다. 콜레라도 감염성설사의 일종으로, 쇼크나 사망을 초래할 정도로 아주 많은 양의 설사를 하는 것이 특징이다. 설사변은 쌀뜨물 같은 모양-이를 수양성 설사라고 함-이고 혈액이나 점액이 섞여 나오지는 않는다. 불과 병이 발생한지 하룻만에 탈수로 인한 쇼크에 빠질 수 있고 어린이나 노약자는 상당수가 사망을 하는 무서운 전염병이다. 장티푸스 장티푸스는 장에 세균이 침입해서 생기는 병인데도 불구하고 설사 등과 같은 장과 관련된 증상은 별로 없고 고열이 오랫동안(한달 가량) 나는 것이 특징이다. 합병증으로 장출혈이나 장천공이 발생하는데 이 때문에 사망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음식이나 물로 전염되는 세균질환도 종류에 따라 증상이 다르다. 결론적으로 음식을 섭취한 후 수시간 내에 구역, 구토를 하면 식중독을, 수일 내에 복통, 설사를 하는 경우 감염성 설사를 의심해야 한다. 설사에 혈액, 점액 등이 섞이고 열이 심하면 이질을, 다량의 수양성 설사를 하면 콜레라를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원인모를 열이 오랫동안 지속될 때엔 장티푸스가 아닌가 의심해야 한다. 이질, 콜레라나 장티푸스는 사망할 수 있는 중증 질환이기 때문에 병원에 가셔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O-157 대장균 O-157은 대장균의 일종으로 그 이름으로만 볼 때에는 특별한 균이 아니다. 대장균은 정상적인 사람의 장에도 살고 있고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장균도 다 같은 균이 아니고 나름대로 다른 특성을 지니고 있는데, O157이라는 특정 항원을 지닌 대장균은 다른 대장균과는 달리 혈변과 콩팥의 기능손상을 일으키는 독소를 분비한다. 그래서 이 대장균에 의한 병에 걸리면 심한 혈변과 신부전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이 세균은 1982년에 미국에서 햄버거를 먹고는 집단적으로 심한 혈변이 발생한 사건으로 인해 처음으로 발견되게 됐는데, 이 대장균은 소의 장에 정상적으로 사는 균이다. 소의 장내의 물질이 도살한 소의 고기에 오염되거나, 우유와 같은 소의 생산물에 섞이고, 사람이 이런 음식을 섭취했을 때 전염된다. 햄버거는 고기를 갈아서 만들기 때문에 햄버거 고기 속에까지 균이 오염될 수 있는데, 이런 햄버거 고기를 잘 굽지 않으면, 고기 속에 있는 세균이 다 죽지 않아 전염될 수 있다. 일본에서 급식을 받는 아동에서 대장균 O-157 감염이 집단적으로 발생했는데, 그 때는 야채에 오염돼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비브리오 패혈증 비브리오 패혈증은 비브리오 균에 의해 발생하는데, 이 세균은 바닷물에 사는 균으로, 여름철 기온이 올라가면 육지에 가까운 바닷물이 따뜻해지고 이 때 이 세균이 많이 증식을 한다. 그래서 바닷물 속의 어패류를 오염시키거나 바닷뻘에서 서식을 하고 있다가, 사람이 어패류을 날로 먹거나 상처난 피부로 바닷물을 접촉하면 사람에게 침범한다. 비브리오 패혈증의 증상은 설사 등의 장관증상보다 피부와 피하조직의 증상으로 나타나, 커다란 물질과 괴사를 일으킨다. 급속도로 진행하는 것이 특징이고 고열과 쇼크 등 패혈증이 잘 동반되는데, 이 병에 걸린 환자의 절반 정도가 사망하는 아주 치명적인 질환이다. 정상인에서는 잘 걸리지 않고 만성 간질환을 지닌 사람에서 주로 발생하기 때문데, 간질환이 있는 사람이 특히 조심해야 한다. 예방법 음식이나 물을 통해 전염되는 질병에 걸리지 않으려면, 우선 오염된 음식이나 오염된 물을 섭취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익힌 음식만 먹고 물은 끓여서 마셔야 한다. 상품화된 생수나 음료 등은 비교적 안전하기 때문에 끓인 물 대신 마셔도 된다. 과일은 깨끗이 씻거나, 껍질을 까서 먹는 것이 좋다. 햄버거 고기와 같이 갈아서 만든 고기는 그 속이 노릇하게 익을 때까지 조리를 하여야 하며, 고기에서 나오는 물도 다 제거되도록 충분한 시간동안 조리해야 한다. 식중독은 음식을 조리하는 사람의 손에서 세균이 오염돼 발생하기 때문에, 음식을 만지기 전에 손을 꼭 깨끗이 씻어야 하고, 손에 염증이 있던지 상처가 있으면 음식을 조리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음식을 보관할 때에는 냉장고 등에 보관해서 세균이 증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비브리오 패혈증의 위험을 생각해 볼 때, 간질환이 있거나 면역이 저하되는 다른 질환이 있는 환자는 여름철에는 어패류를 날 것으로 먹지 않는 것이 좋다. 그리고 이런 환자는 맨살로 바닷물에는 들어가지 않는 것이 좋다. 콜레라와 장티푸스에는 백신이 개발돼 있는데, 콜레라백신은 부작용이 심하고 효과는 적어서 별로 권하지 않는다. 장티푸스 백신은 최근 효과가 좋고 부작용도 적은 백신이 개발됐다. 모든 사람이 이 백신을 맞을 필요는 없으나, 장티푸스가 유행하는 지역을 여행한다던지, 환자나 보균자의 가족 등과 같이 특별히 전염될 위험이 높은 사람은 장티푸스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안전하다. - 강철인 성대의대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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