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한국 출신 작가 백남준의 전시에 주목하고 있다. 해마다 8월 중순부터 3주 동안 영국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서 열리는 공연 축제인 ‘에든버러국제페스티벌’ 공식 초청 전시 ‘백남준의 주파수로: 스코틀랜드 외전’이 현지 시간 8월 8일 오후 6시 에든버러대학교 탤봇라이스 갤러리에서 막을 올렸다. 스코틀랜드 최초의 백남준 전시인 ‘백남준의 주파수로’는 백남준아트센터와 탤봇라이스 갤러리 공동 기획으로 1963년 백남준의 첫 개인전 ‘음악의 전시-전자 텔레비전’ 5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가 있다. 백남준은 한국 출신의 비디오 아티스트로, 1932년 태어나 2006년 생을 마감했다. 1960년대 플럭서스 운동(1960년대 초부터 1970년대에 걸쳐 일어난 국제적인 전위예술 운동)의 중심에 있었던 그는 조작된 TV스크린들을 이용한 설치 미술 등 전위적이고 실험적인 공연과 전시를 선보이며 미술계에 혁명을 일으켰다. ‘비디오 예술의 선구자’로서 ‘비디오 아티스트’라는 이름표를 최초로 달았으며, 다양한 매체를 통해 예술에 대한 정의와 표현의 범위를 확대시키는데 일조했다. 이런 공을 인정받아 베니스 비엔날레 황금사자상(1993), 호암예술상(1996), 일본 교토상(1998), 금관문화훈장(2000) 등을 수상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비디오 신시사이저 Video Synthe sizer’(1969), ‘TV 부처 TV-Buddha’(1974), ‘달은 가장 오래된 TV다 Moon Is the Oldest TV’(1975), ‘다다익선 The more the better’(1988), ‘전자 초고속도로: 미국 대륙 Electronic Superhighway: Continental U.S.’(1995), ‘엄마 Ommah’(2005) 등이 있다. ‘백남준의 주파수로’ 전시 개막식은 특별히 BBC의 예술 전문 온라인 매체인 더 스페이스(The Space)에서 실시간으로 전 세계 생중계를 진행했다. 더 스페이스는 “스코틀랜드에서 처음 열리는 백남준 전시가 가지는 예술사적 의의를 조명하고자 전시 개막식을 생중계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개막식 생방송은 백남준이 1984년 ‘굿모닝 미스터 오웰’을 통해 세계와 실시간으로 소통하던 모습을 연상케 했다. 이날 전시 개막식에는 조나단 밀스 에든버러국제페스티벌 총감독, 티모시 오시어 에든버러대학교 총장, 팻 피셔 탤봇라이스 갤러리 관장, 박만우 백남준아트센터 관장, 쟈넷 아처 크리에이티브 스코틀랜드 대표, 소르차 캐리 에든버러아트페스티벌 감독, 김갑수 주영한국문화원 원장 등 약 400여 명의 예술계 인사가 참석해 백남준 전시의 스코틀랜드 데뷔를 축하했다.
조나단 밀스 에든버러국제페스티벌 총감독은 “2013 에든버러국제페스티벌을 공식적으로 시작하는 백남준 전시에서 예술사의 표준이 되는 수많은 레퍼런스를 만나게 되며, 이 전시를 통해 페스티벌 전체를 관통하는 위대한 예술가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백남준 작품이 갖는 예술사적 의의 조명 스코틀랜드서 전시 기획해 선보여 티모시 오시어 에든버러대학교 총장은 “텔레비전과 전기를 발명한 에든버러대학교에서 텔레비전을 최초로 예술 작품으로 사용한 백남준의 전시를 개최하게 된 것은 매우 의미 깊다”고 백남준의 전시에 대해 설명했다. 개막 연설 후 열린 개막 공연에서는 백남준의 오랜 친구이자 음악가인 다케히사 고수기(1939~, 일본)의 백남준을 위한 헌정 공연 ‘백남준을 위하여(For Nam June Paik)’가 열렸다.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된 이번 공연은 더 스페이스에서 다시 볼 수 있다. 백남준의 주요 작품 150여 점이 전시되는 ‘백남준의 주파수로: 스코틀랜드 외전’은 10월 19일까지 에든버러대학교 탤봇라이스 갤러리에서 계속된다. - 김금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