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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 큐레이터 다이어리]록 페스티벌, 황홀한 예술의 만찬

갤러리 전시와 같이 나의 꿈에 활력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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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42호 박현준⁄ 2013.09.02 14:18:29

힐링 프로그램을 찾는 궁극적인 이유는 에너지 충전이다. 예술이 좋은 힐링법이 되는 것도 새로운 감성의 에너지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예술가들이 각기 분출하는 표현은 그의 영혼을 녹여낸 폭죽과 같다. 자신의 에너지를 불태워 제조한 폭죽은 관객을 만나면서 타오른다. 건강한 에너지가 모여 거대한 폭죽 불꽃이 터지는 곳, 록 페스티벌이다. 정상궤도에서 과감히 이탈하고, 타협을 벗어나 자유를 추구하는 것에 록의 본질이 있지 않은가. 태양의 뜨거움은 가슴 속 열정을 타오르게 하고 비가 오면 진흙탕에서 마구 뛰고 뒹굴며 밤에는 현란한 조명에 몸을 맡긴다. 예술에 몰입하는 방식이 갤러리와는 상반된다. 갤러리는 감상을 위한 규제가 많다. 카메라 촬영, 시끄러운 소리, 음식물 반입 등이다. 반면, 록 페스티벌은 뭐든지 하라고 부추긴다. 일어나서 뛰고 소리 지르고, 맘껏 먹고 마시는 것을 권장한다. 인간의 동물적 본능을 즐기고 존중받는 시간이다. 갤러리는 절제의 미학으로, 록 페스티벌은 분출의 미학으로 예술과 소통을 꾀한다. 갤러리는 정적인 공기가 흐르는 곳이다. 조용히 자신의 감성에 집중해보는 명상센터에 가깝다. 갤러리가 에너지를 충전하는 곳으로서 힐링을 제공한다면 록 페스티벌은 에너지를 불태움으로 세포들을 깨우는 방식이다. 에너지를 소모하는 것 같지만, 결국 잠자던 수많은 세포를 활성화해서 새로운 에너지를 생성한다. 이는 곧 활력의 다른 이름이다.

또 하나의 상반된 점은 갤러리가 홀로 혹은 소수가 있을 때 감상 효과를 얻는데 이상적이지만, 록 페스티벌은 사람들이 많을수록 감상 효과가 증폭된다. 무엇보다 놀라웠던 경험은 록 페스티벌의 무대에서 음악은 청각, 미술은 시각예술이라는 구분을 완전히 뛰어넘는 종합예술을 보게 된 것이다. 특히, ‘2013 안산 밸리 록 페스티벌’의 탑 무대에서 펼쳐진 밴드 나인인치 네일스(Nine inch Nails)의 공연은 음악과 퍼포먼스 무대연출이 환상적으로 조합된 종합예술 쇼였다. 예술기획에 대한 내 사고의 범위를 확장하기에 충분했다. 록 페스티벌은 청각과 시각 넘는 종합예술 2시간 내내 몸을 움직이거나 환호소리를 낼 수가 없었다. 한 장면도 놓치기가 아까워 눈과 가슴속에 담기 바빴다. 곡마다 리듬과 성격에 따라 다르게 펼쳐지는 무대는 음악을 시각적으로 구현한 훌륭한 연출의 예시였다. 소리와 빛, 행위, 그리고 영상의 완벽한 호흡은 소름이 돋을 만큼 황홀하고 경이로웠다. 인간의 상상력과 실행력의 정점을 보여주는 무대는 록스타를 음악가의 차원이 아닌 예술가로 인정하게 할만한 카리스마를 지녔다. 밥상으로 치면 예술 만찬을 즐기는 느낌이었다. 극과 극은 통하는 듯하다. 갤러리 전시와 록 페스티벌은 성격이 상극인 것 같지만, 음악으로 불태운 에너지는 다시 미술로 나아갈 나의 꿈에 활력을 준다. 에너지의 긍정적 순환은 내 안의 엔진을 강력하게 한다. 지상에 이만한 소풍이 없다. - 신민 진화랑 기획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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