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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장 릴레이 인터뷰]최성 고양시장, 강과 바다처럼 민심을 품안에

책 ‘울보시장’ 출간…“사람 중심·신뢰의 시정 펼칠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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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42호 박현준⁄ 2013.09.02 16:40:27

‘고도를 기다리며’의 작가 사무엘 베케트는 절망의 작가로 알려져 있다. 최근 알랭바디우가 새롭게 해석한 책에는 그가 절망이 아닌 희망과 긍정을 역설한 것이라 했다. 최성 고양시장이 최근 펴낸 책 제목은 ‘울보시장’이다. 절망의 슬픔이 눈물 아닌가…하지만 책을 펴는 순간 그의 고백의 눈물은 희망이고 공감을 통한 행복이었다. 기자는 정치인들의 책을 대하면 의례히 “또 자기 자랑만 늘어놓는 부로셔”려니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최성 시장의 책을 끝까지 읽어 내려가면서 소소한 일상의 얘기들이 가릴 수 없는 거대한 인간의 큰 꿈과 희망에 마주하게 된다. 마치 소형차에 대형 덤프트럭 엔진을 장착한 것처럼 주체할 수 없는 열정과 넘치는 힘을 느끼게 된다. 최성 시장은 탈권위적이고 소탈하다. 하지만 이력은 결코 소탈하지 않다. 김대중 대통령 청와대 안보보좌관, 김대중 대통령 인수위원회, 노무현 대통령 인수위원회, 제17대 국회의원, 남북 통일문제 전문가, 고양시장이 그것이다. 이제 갓 지천명을 넘긴 그가 자칫 나약해 보일 수 있는 책 제목 ‘울보시장’을 통해 말하려는 것은 무엇인가? CNB저널이 최성 고양시장을 만나 알아봤다. 다음은 ‘울보시장’ 최성 고양시장과 일문일답이다. - ‘울보시장’에 보면 어린 시절 청각장애인 누나를 부끄러워했었다는 고백이 있다. 지난 8월 27일 열린 ‘아시아-태평양 농아청년대회’에서 그 누나를 초대하고 눈물을 흘렸다는데. 27일 고양시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 농아청년대회’에 청각장애인인 누나를 그 전날 급히 초대했다. 비서진들이 준비한 화려한 환영사를 접어두고 즉흥적이지만 그간 마음에 담아 왔던 이야기를 환영사로 하고 싶어서 즉석에서 통역이 가능한지를 통역사에게 먼저 물어봤다. 수화로 통역해야하고 그것도 국내 수화, 국제 수화가 있어서 3자 통역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가능하다고 해서 누나를 초대한 국제적 대회에서 가족사 이야기를 하면서 마지막 부분에 작은 누나를 부끄러워했던 동생이 시장이 돼서 오직 잘되기만을 바랐던 작은 누나 앞에서 축사를 한다고 말하면서 축사를 못하고 울었다. 청각장애인들에 대한 차별은 가정에서 먼저 시작한다. 나부터 누나를 차별했다는 말을 하면서 눈물을 흘렸다. 지금도 그 생각을 하면 눈물이 난다.(실제 최 시장은 인터뷰 자리에서도 눈물을 글썽였다.) 만찬식장에서 또 나는 주최 측에 청각장애인인 누나가 인사말을 할 수 있도록 해 줄 것을 부탁했다. 난리가 났었다.(웃음) 나는 여기서 아무도 모르는 내 마음속의 공약 10개를 실천한 것이다. - 다산연구소 박석무 이사장은 '울보시장'을 읽고 “삶의 현장에서 시민들과 함께 뜨겁게 울지 않는 사람을 어떻게 시민들이 사랑할 수 있겠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 책에서 흘리는 눈물의 의미는 무엇인가. 너무 중요한 질문인데, 바로 그리로 가기 전에…나는 정말 눈물이 많았다. 제 기억에 중고등학교 때 지금으로 치면 삼류 멜로드라마를 보면서 옆에 식구가 있어도 막 엉엉 울었다. 그런데 책에도 썼지만 청와대 가고 국회 가면서 가족사가 됐든 사회사가 됐든 상황을 보면서 눈물이 안 나는 것에 엄청난 위기감을 느꼈다. 내가 변질돼 가는 것은 아닌지 하는 위기감이었다. 그런데 시장이 되면서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면서 얘기를 듣고 또 책에도 언급했지만 하늘초등학교 애들이 편지를 써준 것을 읽으면서 집에서 문 닫고 펑펑 울었다. 누가 보면 싸이코다. 이 책을 통해서 나는 ‘미쳐버린 세상’, ‘흐느껴 우는 세상’에서 그래서 나도 울고 있는 상황에서 이것을 드러내놓고 문제의 해법을 찾자는 말을 하고 싶었다. 큰 울부짖음이, 통곡이 힐링의 시작이지 않은가. 눈물은 진정성의 공유, 마음과 마음의 무언의 대화, 자기힐링의 출발이라고 생각한다. 일전에 김대중 대통령의 생가인 신안에 갔을 때 너무나 리얼한 사진을 보고 눈물을 흘린 적이 있다. 그때 10년 이상 함께 한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쓰는 헌시를 읽으면서 눈물을 흘린 적이 있다. “두 주먹 불끈 쥐고 당신이 외쳤던, 당신으로부터 배웠던 뜻, 행동하는 양심 끝까지 실천하겠습니다”라는 헌시를 그분 앞에서 읽으면서 눈물을 흘렸다. 눈물은 ‘비장한 결단’과 연결되는 것이다, 아니 연결돼야 되는 것이다.

- 그동안 많은 책을 발간해서 베스트셀러 작가로 불려도 손색없을 듯하다. 무엇보다 나는 작가이기 이전에 독자다. 한 지인은 내가 책을 사모아 읽는 것을 보고 그 돈이면 집 한 채는 샀겠다고 농담을 건네더라. 그동안 집필했던 책들로는‘김대중 잠언집 - 배움’이라는 책이 있는데 이책은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인생의 고비를 온몸으로 부딪쳐 이겨 낸 삶의 지혜를 담았다. 생전에 책을 보여드렸더니 김 대통령은 “최 박사 내가 이런 멋있는 말을 했던가?”하면서 기뻐했다. 이 책은 제15대 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자라는 타이틀 뒤에 숨겨진 인간적인 면모를 발견할 수 있는 것은 물론, 80년 삶 동안 생의 고비 고비마다 적어내려 간 깨달음의 메모들은 ‘삶의 의미’를 다시금 떠올리게 한다. 그리고 ‘대통령은 어떻게 탄생하는가?’라는 책은 역대 정권들의 탄생 배경을 집대성해 리더의 자질과 덕목을 꼼꼼히 짚어냈습니다. 대한민국을 좌우하게 될 중대한 정치적 결정을 우리가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고 선택해야 할지에 대해 묻고 답한 내용이다. 또, ‘큰 강과 바다는 물을 가리지 않는다’라는 책은 내가 다산 정약용의 ‘목민심서’를 읽으면서 느꼈던 기쁨과 슬픔을 표현한 내용이다. 큰 강과 바다처럼 작은 민심의 소리도 품에 안겠다는 뜻을 담고 있는데 다산의 정신을 교본 삼아 진정한 풀뿌리 생활정치에 대한 신념, 미래시대의 주인인 여성문제에 대한 고민, 청년들의 문화공간과 교육에 대한 단상, 한반도의 평화지수에 대한 숙고 등 진정한 목민관의 자세에 대한 생각들을 표현했다. 이 모든 책들의 중심에는 바로 '사람'이 있다. 그들의 아픔을 느끼고 이를 현실에 반영하려는 의지이기도 하다. 이러한 아픔을 느끼는 성찰의 노력들이 모여 우리 사회가 진정 ‘사람’이 중심이 되는 따듯한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던 것이고, 이것이 곧 소통의 첫 걸음이라는 생각이다. - “부끄러운 것은 눈물이 아니라 현실이다”라는 책의 구절이 인상적이다. 책 발간 이유를 말해 달라. 이 이야기의 중심은 시민들의 눈물과 함께 했던 지난 3년간의 시정기에 맞춰져 있다. 시민들로부터 시장 임명장을 받고 본격적으로 시작된 나의 시정기는 어느 반전영화보다도 파란만장 했다. 식칼을 들고 시장실로 들어온 민원인을 응대해야 했고 청사 앞에서 장송곡을 틀고 관 속에서 잠을 자며 단식투쟁을 했던 어느 젊은 부부도 만났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세 자매와 함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3년 동안 시민들이 흘린 눈물들, 내게 주신 제언과 격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느꼈던 감동들을 기록하고, 정말 우리가 따듯한 공동체의 사회, 또한 더 나은 지방자치제도를 만들어 가기 위한 뚜렷한 목적의식도 함께 공유하고 싶은 것이 첫 번째 발간 이유다. 책을 엮는 일은 늘 설레면서도 두려운 일이다. 더 없이 바쁜 날들의 연속이었지만, 이제 3년을 맞이한 민선5기 시정기를 종합적으로 정리하고 또한 내가 걸어온 개인적 삶의 길도 되돌아보기 위한 것이 이 '울보시장'을 출간한 두 번째 이유다. 그리고 바쁜 일정 속에서도 솔직히 어려움이 많았지만, 그간 블로그와 페이스북을 통해 틈틈이 연재했던 ‘목민관 일기’가 이 책을 엮는 데 큰 도움이 됐다. 또 내가 갖고 있는 습관 중 하나가 꾸준히 메모를 하는 것인데, 현장을 다니며 수첩에 조각조각 메모했던 내용을 근래 들어 다시 이어 적었다. 흩어진 일기와 메모를 한 곳에 모으는 것은 분명 책 발간을 위한 작업이었지만 동시에 내가 스스로 성찰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 책의 보론 맨 뒷부분에 '도시의 미래가 나의 미래다'라는 제목의 내용은 고양시의 미래를 담은 내용이다. 최 시장의 미래는 무엇인가. 보론 부분은 고양시 미래의 발전 모습과 그것을 준비하는 나의 철학이 담겨 있다. 현재 이 지역의 가장 큰 화두로 떠오른 JDS(장항·대화·송포)지구의 개발과 GTX(수도권 광역급행철도)가 지나게 될 대곡역세권 등의 구상과 ‘신한류 문화예술’ 도시와 ‘평화통일경제특구’로서의 고양시의 미래비전도 함께 담겨 있다. JDS지구 개발과 박근혜정부의 공약이기도 했던 실크로드 익스프레스와 연결될 GTX사업의 필요성과 발전상도 제시했다. 고양은 남북경협과 통일문화를 준비하는 실질적인 거점으로서 가장 적합한 지역 아닌가? 통일 시대에 대비한 실질적인 경제특구는 고양을 중심으로 조성되어 교육·문화·주거 등의 사회 전분야가 어우러지는 통일준비도시로 변모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내가 지향하고 있는 ‘2020 평화통일특별시’ 구성의 기본 방향이며, 적어도 2020년까지는 통일의 실질적인 준비를 이곳에서 철저해 나가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다. 시장이 CEO의 태도로 시정의 일을 접근하게 되면 효율성과 과도한 경쟁 그리고 가시적 성과주의만을 고려하게 돼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시장이 목민관 혹은 한 집안의 가장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구성원들의 행복을 우선적으로 생각하게 된다. 사실 최근 들어 내 향후 거취를 묻는 질문을 자주 듣는다. 나는 지금껏 그래왔듯 임기가 마치는 날까지 최선을 다하고 싶다. 시민들의 기대에 부합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시장, 나아가 더 희망을 가져보면 가장 청렴하면서, 가장 유능한 세계 최고의 시장이 되고 싶다. 나의 노력이 국회의원 출마나 재선을 염두에 둔 것이라면 얼마나 가식적이겠는가. 내가 약속한 여러 일들이 잘 마무리되는 것이 현재로서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식의 섣부른 판단보다는 지금 있는 이 자리에서 열심히 노력해 좋은 시정으로 보답하다보면 자연스럽게 평가받을 것이라 생각한다. 또 이것만이 시장의 자리를 허락해준 시민들에 대한 보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후의 거취와 운명은 그 누구보다 현명하고 공정한 여러분과 시민들이 판단해 줄 것이다. 무엇보다 나는 정치의 기술보다 시민들의 정직함을 믿는다. - 김진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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