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장 입구를 들어서는 순간, 관람객들은 최근 개그 프로그램의 유행어처럼 "많이 당황하셨어요"라는 말이 떠오르게 된다. 다양한 설치작업과 회화들로 가득 찼던 갤러리가 기름 냄새나는 재활용 전신주 9개가 가로 세로를 가로지르며 공간을 메우고 있기 때문이다. 이 작업은 브라질 출신의 설치 작가 칼리토 카르발료사(52)가 10월 12일부터 서울 삼청로 국제갤러리 3관에서 진행하는 전시를 위해 브라질에서 공수해온 폐기된 전신주로 펼쳐낸 작업의 첫 느낌이다. 이 작업은 작가의 대표적 설치 작업인 '대기실'이라는 의미의 '살라 데 에스페라'로 전시장을 가로지르며 실내공간과 교차하는 전신주 나무기둥들로 구성되어 있다. 작가는 "숲에서 본 나무가 일상에서 사용되는 전신주로 이용되고, 나는 이것을 작품의 재료로 사용했다"며 "너무 익숙해서 눈여겨 보지 않았던 것에 주목하여 새로운 형상을 만들어 보았다"고 작품에 대해 설명했다. 전시는 11월 12일까지. 왕진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