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0호 심원섭⁄ 2013.10.28 11:24:54
“민주당이 지난 8월 당론으로 확정한 기초자치선거 정당공천제 폐지는 중앙정치에 매몰된 지방정치가 살아날 수 있는 새로운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기 때문에 새누리당도 하루빨리 당론으로 정해 선거법을 개정에 적극 나서야 한다” 민주당 유성엽 의원은 10월 24일 CNB 저널과 인터뷰에서 기초자치선거 정당공천제 폐지와 관련해 이 같이 말하면서 “민주당은 기득권을 포기하고, 약속을 이행한다는 책임 있는 정치를 보여준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그리고 유 의원은 출마를 염두에 두고있는 차기 전북지사의 중요한 자질과 관련해 “지방정치의 중량감을 보완하고 지방행정의 성공적 수행을 위해서라도 여야를 막론하고 중앙 정치권과의 원활한 소통, 중앙 행정부처와의 긴밀한 협조가 가능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어 유 의원은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지 8개월이 지났으나 호남 차별현상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은 후보시절 ‘국민통합’을 기치로 내 걸어서 이명박 정부와는 다를 것이라는 기대감도 가졌지만 예산이나 인사에 있어서 이명박 정부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면서 기대만큼 큰 실망을 갖게 되었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CNB 저널과의 일문일답이다. - 국정감사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올 국감을 정리한다면. “박근혜 정부 들어 처음으로 열린 국정감사다. 그동안 이명박 정부 최대의 치적이라고 자랑해 왔던 ‘4대강 살리기’는 국고탕진과 환경오염의 원흉이 되었고, 자원외교와 원전확대는 각종 비리로 얼룩졌다는 점들이 백일하에 드러났다. 그 여파가 지금은 물론 앞으로 우리 후손들에게까지 미치게 된 현실에서 부정적 충격을 최소화해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박근혜 정부의 기조와 정책이 중요한 시점이지만 국정원의 선거개입 문제와 더불어 최근 불거진 군 조직과 보훈처 등 각 분야의 조직들을 동원한 관권선거 흔적들이 속속 들어남으로써 박근혜 정부의 정당성에 치명적인 결함이 노정되고 있다. 새 정부가 출범한지 채 1년도 안된 시점에 국가가 이렇게 혼란스럽게 된 경우도 유래가 없는 일이다. 앞으로 갈 날이 더 많은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하루빨리 혼란을 수습하고 미래지향적인 상생의 정치로 나가야 할 것이다.” - 소속 상임위인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에는 핵심 쟁점들이 적지 않은 데 이번 국감에서 어떤 분야에 중점적으로 치중했는가. “출범 당시 미래창조부는 박근혜 정부의 중추적 부처였다. 하지만 미래를 창조하겠다는 부처가 지극히 추상적이고 관념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도대체 미래를 어떻게 창조하겠다는 것인지 명쾌하게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전 정부의 정책과 다른 새로운 의제를 개발하지 못하고 기존 조직을 짜 맞춘 것 밖에 안 된다는 생각이 강하다. 특히 최문기 미래창조부 장관조차 부처 업무를 소상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불안감마저 들었다. 평소 민생과 직결되는 문제를 국민을 대표해서 국회라는 입법기관이 나서서 풀어내야 한다는 소신을 가지고 있는 저로서는 이번 국정감사를 통해 ‘통신비’의 구조적인 문제를 밝혀내고자 했다. 그래서 ‘통신원가’ 공개를 요구했다. 이에 최 장관이 처음에는 ‘항소심’ 재판 중인 관계로 공개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국민이 요구하는 통신원가 공개를 통신사를 대신해서 정부가 나서 못하겠다고 가로막는다는 불합리한 점을 지적하자 결국 ‘항소심’ 취하 의사를 밝혔다. ‘항소심’이 취하되면 ‘통신원가’ 공개로 이어지고 통신사의 폭리구조가 드러남에 따라 통신비 인하라는 국민적 권리를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지난 17일 원자력안전위원회 및 소관기관 국정감사에서 원전비리 발본색원을 위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추진을 촉구했는데 어느 정도 비리가 있다고 보는가.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태를 바라보면서 우리 국민들의 안전 경각심은 극에 달해 있다. 원전의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원전에 소요되는 부품들이 하자가 있다거나, 또한 불량품을 구매하는 과정에 비리가 발생했다는 것은 국민들로 하여금 분노케 하고도 남는다. 심지어 한수원 직원의 가족이 거래처를 경영하는 등 도덕적 해이가 심각했다. 고도의 기술력을 요하는 원자력 기술이다 보니 일반인들의 정보접근이 제한되는 등 그들만이 독점하는 구조적인 문제점들이 있었다. 국민들의 안전과 생명을 담보로 자신들의 정치적, 영리적 이익만을 챙기는 원자력 마피아들을 영원히 추방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원자력 안전 관련법을 대대적으로 정비해서 원자력 안전 체계를 확보해야 한다.” - 예결위원으로서 큰 불상사 없이 내년도 정부예산이 기한을 넘기지 않고 편성될 것으로 생각하는가. “불상사라고 하는 것은 예기치 못하는 것이기 때문에 지금 이렇다 저렇다 말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다만 민주당도 원내외 병행 투쟁을 선언했기 때문에 원내 의사일정은 충분히 소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국민적 비판을 초래할 상황까지 가서는 안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 특히 최근 전북도 국가 예산 확보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느 정도 진척될 것으로 보는가. “국정감사가 끝나면 곧바로 예산국회로 접어들게 된다. 박근혜 정부의 긴축재정 때문에 SOC 사업과 관련된 사업예산이 대폭 축소되었다. 대표적인 SOC 사업인 새만금 사업에 차질을 빚게 되었다. 상대적으로 전북이 가지고 있는 연구소 중심의 R&D예산은 풍족하지는 않지만 대체로 만족스러운 정도는 담겨져 있는 것 같다. 어쨌든 예산국회를 통해서 13년째 지지부진한 새만금 사업의 획기적 진척을 위한 예산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겠다.” - 내년 지방선거에서 전라북도 도지사는 중앙 정치권에서 맡는 게 좋겠다는 의견이 있어 본인이 적임자로 판단하고 있다는 얘기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출마를 결심한 것인가. “전라북도는 대한민국 정치사의 큰 흐름을 주도해 온 자랑스러운 전통을 지니고 있다. 백봉 나용균 전 국회부의장, 소석 이철승 전 신민당 당수, 김원기 전 국회의장과 집권 여당 대통령 후보였던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민주당 당대표를 역임하신 정세균 의원 등 거목들이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이끌어 오셨고 또 한때는 정권의 주역으로서 활동해 오셨다. 하지만 최근 정치적 세대교체 바람으로 인해 정치신인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신선한 바람을 불러왔지만 상대적으로 중량감이 부족하다는 평도 받고 있다. 게다가 내년 지방선거를 통해 선출되는 도지사는 지역적 특수성을 감안해 판단할 때 임기 내내 야당의 입장에서 도지사직을 수행해야 한다. 그렇다면 차기 도지사의 중요한 자질은 여야를 막론한 중앙 정치권과의 원활한 소통, 중앙 행정부처와의 긴밀한 협조가 가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방정치의 중량감을 보완하고 지방행정의 성공적 수행을 위한 덕목을 제시한 것이다.” - 전라북도의 현주소를 정확하게 진단한다면. “전라도는 전주와 나주를 말하는데 조선시대 때 전주에는 전라도 감영이 있었다. 전북과 광주, 전남을 비롯해 제주까지 관할했던 그야말로 광역행정관청이었지만 오늘날은 어떤가. 인구는 180만으로 줄었고, 산업화에 뒤떨어졌다. 최근 LH본사 유치 실패, 프로야구 제10구단 유치 실패, 전주·완주 통합 실패 등 각종 대형 현안들이 좌초됐다. 도민들의 상실감이 말이 아니다. 이제 상실감을 넘어서 패배의식이 젖어들지 않을까 걱정된다. 하지만 여기서 희망의 끈을 놓아서는 안된다. 물에 빠져도 바닥을 디뎌야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올 수 있다. 우리는 지금 바닥을 디뎠다고 생각해야 한다.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고 또 추구해 나가야 할 상황이라고 본다.” - 민주당은 지난 8월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를 당론으로 정했으나 새누리당은 아직 당론이 정해지지 않아 선거법 개정이 안 되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기초자치선거 정당공천제 폐지는 중앙정치에 매몰된 지방정치가 살아날 수 있는 새로운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그러므로 민주당은 기득권을 포기하고, 약속을 이행한다는 책임 있는 정치를 보여준 것이다. 새누리당도 하루빨리 당론으로 학정하고 선거법을 개정에 적극 나서야 한다” - 정읍시장 출신으로 작년 7월 복당하기 전 민주당 정치적 텃밭에서 무소속으로 재선에 성공한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는데 복당이 어려웠던 특별한 이유가 있었는가. “저는 2002년 새천년민주당의 공천을 받아 정읍시장에 당선되었다. 그러다가 2008년 18대 총선 때 국회의원에 출마하려고 민주당에 공천신청을 했지만, 석연치 않은 이유로 컷오프 당했다. 불가피하게 민주당을 탈당해서 무소속으로 출마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이후 18대 임기동안 두 번에 걸쳐서 민주당 복당을 신청했지만 결국 뜻을 이룰 수 없었다. 당시에도 복당이 안 된 이유는 지금도 이해할 수 없다. 지나고 생각해 보니 다 제가 부족한 탓이었다고 생각이 되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 ‘당의 뜻을 받들어 탈당하지 않고 묵묵히 기다렸어야 했나’라는 생각도 들기도 한다. 어렵게 오늘에 이른 만큼 앞으로 국민과 당을 위해 더 열심히 일 해야겠다는 다부진 각오로 임하고 있다.”
- 안철수 의원을 지지하는 세력이 다소 약화돼가는 느낌은 있지만 그래도 민주당이 정치적 텃밭으로 여기는 호남권, 특히 전북 지역에서 적지 않은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본다. 민주당이 어떻게 해야 예전의 지지를 회복할 수 있다고 보는가. “민주당을 바라보는 호남 지역민들의 시각은 애증이라는 것이 정답이다. 민주당과 함께 민주주의를 지켜냈고, 국민의 정부·참여정부를 탄생시켰다는 자부심이 굉장하다. 반면 민주당이 집권했을 때 호남을 홀대했던 잘못된 과거라든지, 계파싸움에 몰입해서 하나 되지 못하고 결국 정권을 되찾지 못한 모습 등에서는 많은 서운함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호남 지역민들께서 민주당에 서운해 하신다는 것은 그만큼 애정이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안철수 현상에 더 큰 반향을 보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민주당이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방향을 제대로 잡아야 한다. 저는 정당의 성패를 좌우하는 요인은 크게 두 가지라고 생각한다. 바로 인물과 정책이다. 현재 민주당이 직면한 위기,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민주당을 대표할 만한 인물이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고, 또 민주당이 지향하는 바를 정책으로서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강한 야당이 되기 위해서는 집권 가능성을 분명히 보여줘야 하고 집권 가능성은 인물과 정책으로부터 나올 수 있다. 차기 대선까지 4년 남았다. 여당은 짧고, 야당을 길게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차기 정권을 잡기 위해 준비하는 입장에서 보면 여당은 시간이 많이 남았고, 야당은 시간이 많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민주당 입장에서는 다음 대표선수로 내 보낼 인물을 발굴하고 만들어 가는 노력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또한 우리는 진보의 상징인 복지라는 어젠다를 새누리당에 빼앗긴 쓰라린 기억이 있다. 이제 민주당이 주도적으로 치고 나갈 어젠다를 개발해야 한다. 부지런히 앞서가지 않으면 민주당의 미래가 없고 대한민국의 미래가 암울할 것이다.” -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안철수 의원이 직접 인재 수혈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안철수 신당’이 태동되리라고 보는가. “참으로 역설적인 점이 있다. 소위 안철수 현상에 가장 큰 반향을 보이는 호남에서 정작 안철수 신당에 얼굴로 참여할 만한 인물을 쉽게 구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북만 놓고 보더라도 1차 실행위원 명단을 발표한 직후 쓴소리들이 난무했다. 만일 안철수 신당이 내년 지방선거를 타깃으로 태동된다면 서울을 비롯한 광역자치단체장을 공천해야 하는데, 전국적으로 보더라도 현직 민주당 광역단체장이 수성하기가 쉽지 않은 형국이다. 그런데 거기서 또 안철수 신당이 후보를 내고 야권 분열의 단초를 제공하게 된 다면 선거 결과에 따라 책임론으로부터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 모두 자유롭지 못하게 될 것이다. 깊게 고민해 봐야 할 대목이라고 생각한다.” -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지 8개월이 지났으나 호남 차별현상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정권을 잡은 쪽에서 생각했을 때 지지를 많이 보내 준 지역에 아무래도 많은 어드밴티지를 부여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후보시절 ‘국민통합’을 기치로 내 걸어서 박근혜 정부는 이명박 정부와는 다를 것이라는 기대감도 갖게 했다. 하지만 예산이나 인사에 있어서 이명박 정부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면서 기대만큼 큰 실망을 갖게 되었다. 과학비즈니스벨트 외부연구단을 50개 선정할 예정인데, 현재 19개가 선정되었다. 연간 100억씩 10년간 지원하는 프로그램인데 19개 중에 수도권 6개, 영남권 6개인데 반해 호남권은 광주 1곳에 불과하다. 뿐만 아니라 문화재청은 문화융성사업비로 경북 경주에 6천억원을 편성한 반면, 전북 익산에 26억원 편성했다. 이런 격차는 합리적 어드밴티지로 인정하기에는 무리다. 참으로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대통령의 의식전환이 절실한 상황이다.” - 지역구인 전북 정읍시의 당면과제가 있다면. “정읍은 인구 12만의 도농 복합도시다. 농업과 첨단연구소가 공존하는 곳으로 18대 국회 전반기 농림수산식품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산업으로서의 농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노력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사이먼 쿠즈네츠 교수는 ‘공업으로 중진국이 될 수는 있어도 농업 발전 없이 선진국이 될 수 없다’고 했다. 실제 선진국들은 탄탄한 농업을 기반으로 성장해 왔다. 그래서 우리나라도 앞으로 농업의 중요성이 점차 대두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정읍은 부단히 노하우를 축적해서 우리나라 농업의 메카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저는 ‘순환복합영농’을 주창했고 또 정부가 지원하는 내용으로 하는 제정법을 대표발의하기도 했다. 또한 정읍에는 국내 유일의 방사선 전문연구소가 있다. 비발전 분야의 선도적 연구소인 이 방사선 연구소는 산업화와 직결되기 때문에 정읍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해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마지막으로 지역민들에게 한마디. “참으로 어렵고 힘든 시기다. 정부의 지원예산은 대폭 줄고, 경제는 침체의 늪에서 헤어 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지만 희망을 잃어서는 안 된다. 하루 중 가장 어두운 때가 바로 동트기 직전이라고 한다. 희망을 맞이하기 위해 우리는 부단한 노력을 쏟아야 한다. 새로운 정치경제 체제 구축을 통해 성장과 분배가 유기적으로 조화를 이루도록 해야 한다. 한없이 부족한 저를 두 번이나 지켜주시고 또 정읍과 전북, 대한민국을 위해 열심히 일할 기회를 주신 정읍시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성실한 의정활동으로 반드시 보답해 나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