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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윤 재테크 칼럼]문화는 시장을 여는 열쇠다

종목선정 시 기업이 상품 통해 문화를 창출할 지 염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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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51호 박현준⁄ 2013.11.04 15:21:42

한반도를 강타한 커피 열풍이 점차 잦아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커피믹스나 커피원두 등의 매출이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했다는 보도다. IMF나 미국발 금융위기의 와중에도 연 10% 이상 성장률을 달성하며 불황을 모르는 시장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던 터라 충격은 더욱 크다. 업계에서는 스타벅스 등의 커피전문점 매출이 계상되지 않은 것으로 통계 자체를 평가절하하지만 커피전문점의 경우에도 상황은 좋지 않다. 커피전문점의 경우 브랜드 난립으로 인한 경쟁으로 매출은 신장되는 반면 수익은 반토막 난 업체가 많고 일부 업체의 경우에는 적자를 냈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커피전문점이 지역색을 벗고 현재와 같이 표준화된 사업모델로 자리잡은 것은 상당 부분 스타벅스의 공이라고 할 수 있다. 하워드 슐츠 회장을 중심으로 한 스타벅스의 탁월한 성공은 경영학 교과서에도 실릴 정도로 폭넓은 인정을 받고 있다. 스타벅스의 성공비결은 고객에게 단순히 커피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커피문화를 제공했다는 데 있다. 요컨대 커피를 중심으로 하는 특징적인 문화를 창출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원동력은 바로 스타벅스 구성원의 커피에 대한 지극한 애정인데, 고객에게 전달되어 커피문화를 만들어 낸 것이다. 하지만 그 커피제국의 영광에도 2008년부터 서서히 암운이 드리우기 시작했다. 그 해 스타벅스의 점포는 1만5000개를 넘어서고 매출도 94억불에 달하는 양호한 모습이었지만 한해 전부터 고속성장에 제동이 걸리더니 급기야 주가가 고점 대비 42% 급락했다.

선행시장인 주식시장에서는 스타벅스의 고속성장이 끝났다는 평가가 지배적이고 이에 위기를 느낀 스타벅스는 창업자인 하워드 슐츠를 경영일선에 복귀시키기도 하였다. 어떤 산업이든 항구적으로 고속성장할 수는 없다. 달도 차면 기울 듯 어느 정도 성장한 이후에는 성숙기로 접어드는 것이 이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타벅스의 성장둔화에는 뭔가 다소 특징적인 현상이 관찰된다. 스타벅스가 제공하던 커피문화에 열광했던 사람들은 이제 더 이상 스타벅스에서 문화를 기대하지 않는다. 열정적인 바리스타 대신 에스프레소 머신이 커피를 만들어주는 특징없는 커피하우스. 이제 사람들은 스타벅스를 독특한 커피문화를 보유한 특징적인 업소가 아니라 여느 커피전문점과 하등 다를 바 없다고 느낀다. 심지어 커피업계의 패스트푸드 업체, 커피전문점의 맥도날드로 일컫는 경우마저 있다. 이것이 진정한 스타벅스의 위기인 것이다. 스타벅스에는 이미 커피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 찬 직원들이 없다. 그저 밀랍인형처럼 생기 없는 파트타이머가 있을 뿐이다. 손님과 담소를 나누며 정이 담긴 에스프레소를 만들어주는 바리스타도 없다. 그저 고성능 커피머신이 있을 뿐이다. 가장 위대한 기업은 문화를 창출하는 기업이다. 스타벅스의 성공은 커피문화를 창조했다는 데에 있다. 애플이 혁신의 대명사로 꼽히는 것은 상품을 통하여 문화를 만들고 그 상품이 마침내 그 문화의 아이콘이 되기 때문이다. 애플컴퓨터, 아이팟, 아이폰 등 애플의 히트상품이 모두 마찬가지다. 이들 상품을 통하여 애플은 개인용컴퓨터, 음악생태계, 스마트폰이라는 문화를 창출했고 애플의 제품은 그 문화의 아이콘이 되었다. 투자를 위한 종목선정을 할 때 그 기업이 자신의 상품을 통하여 진정 문화를 창출할 역량과 의지 그리고 애정이 보유했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문화는 메가 트렌드와 거대한 시장을 여는 열쇠이기 때문이다. - 이동윤 현대증권 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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