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aradox of Beauty #13-04'.Oil on canvas,112x162.2cm,2013(정명조). 화려한 한복을 입은 여성들의 뒷모습은 그녀의 얼굴이 보이지 않음으로써 묘한 상상력을 키우기에 충분하다. 여성의 뒷모습을 통해 개별적인 아름다움에서 벗어나 여성 자체의 궁극적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작가 정명조가 '더 패러독스 오브 뷰티'(The Paradox of Beauty)라는 타이틀의 개인전을 11월 24일까지 서울 통의동 아트사이드 갤러리에서 진행한다. 우리의 옛 복장인 한복은 그 신분과 하는 일에 따라 매우 민감하게 그 디자인이라든지 입는 격식이 다 달랐다. 특히 여성의 한복은 그 신분에 따라 화려함의 정도가 상당했다. 작가는 전시를 통해 한복과 함께 머리모양이라든지 장신구에 주목한 작업을 선보인다. 또한 이전 작업에서 뒤돌아 선 여성들의 배경은 주로 그들의 관망하는 공간이나 한자와 같은 서사적인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다면 이번 전시에서는 사군자를 배경으로 그려넣었다. 예전에 한자나 사군자는 남성문화의 대표적인 상징이었다. 이러한 상징들을 배경으로 표현함으로써 작가는 그와 대비되는 여성의 아름다움을 한껏 드러내고 있다. 장신구를 통한 주인공들의 아름다움에 대한 관심과 남성성에 대비되는 여성성의 강조를 통해 작가는 궁극적으로 아름다움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다. 아름다움은 감각적으로 느낄 수 있는 사물의 아름다움에서부터 행위나 인품과 같이 정신적으로 느껴지는 것까지 그 대상은 광범위하다. 아름다움은 우선 우리의 감각을 자극하고 그 자극은 다시 우리의 인식활동을 자극한다. 아름다움을 통해 자극된 감각은 그 어떤 지각활동보다 높은 경지의 정신활동을 이끈다. 일반적인 지각은 우리의 알고자 하는 욕구를 충족시킬 수는 있으나 감동을 받거나 또 다른 이야기들을 상상해 내는 이른바 고차원적인 지적 활동은 이루어 지지 않는다. 이러한 지적 활동은 아름다움을 통한 지각에서 비롯된다. 작가는 여성의 뒷모습을 통해 개별적인 아름다움에서 벗어나 여성 자체의 궁극적 아름다움을 표현함으로써 우리의 고차원적인 인식활동을 자극하고 있다. 왕진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