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32역, 12곡의 노래, 천의 얼굴을 가진 배우 김성녀(63)가 전회 기립박수의 대기록을 세우며 각종 연극상을 휩쓴 화제작 '벽속의 요정'(연출 손진책, 제작 극단 미추)이 고양아람누리를 찾는다. '벽속의 요정'은 스페인 내전 당시 실화를 토대로 한 원작을 극작가 배삼식이 우리 상황에 맞도록 완벽하게 재구성 및 각색했으며, 1950년대 말 아버지 없이 행상을 하는 소녀가 벽 속에 요정이 있다고 믿게 되고 요정과 둘도 없는 친구가 돼 성장하는 내용이다. 전쟁 때문에 40년간 벽 속에 숨어살며 딸의 성장을 지켜조는 아버지, 벽 속에 사는 요정이 숨진 줄 알았던 아버지라는 점을 서서히 깨달아가는 딸의 모습을 통해 가슴 뭉클한 가족애를 그리고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아름답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이 작품은 김성녀의, 김성녀에 의한, 김성녀를 위해 존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녀의 눈부신 활약이 돋보인다. 김성녀가 50여 년의 세월을 배경으로 1인 32역을 넘나들며 감동적 연기를 보여주고, 12곡의 소내를 선보이는 삶에 대한 예찬을 보여주는 모노드라마이기 때문이다. 특히 극 중 총 12곡의 노래가 곁들여지는 연극과 뮤지컬의 경계를 절묘하게 넘나는 독특한 양식과 객석에서 관객들과 만들어가는 계란팔이 장면, 극중극인 그림자인형극 '열두달 이야기'는 놓칠 수 없는 볼거리를 제공한다. 초연이 이뤄진 2005년 올해의 예술상과 동아연극상 연기상을 수상했고, 2005년 평론가협회 올해의 연극 베스트3, 2006년 월간 한국연극 공연베스트 7에 각각 선정되는 등 수상 실적 또는 빛나는 작품이다. 공연은 오는 12월 18일부터 22일까지, 5일간 5회 진행되며, 고양아람누리 새라새극장에서 펼쳐진다. ☎고양문화재단 1577-7766 왕진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