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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랑가 소식]공간 사옥, 아라리오갤러리 품에

김창일 회장이 매입, 미술관으로 새롭게 탄생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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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55호 김금영⁄ 2013.12.02 11:03:46

한국 현대건축 1세대인 건축가 고(故) 김수근(1931~1986)이 1971년 설계한 건축물 ‘공간’ 사옥. 공간 사옥은 단순한 건물이 아닌 문화재로서 그 가치와 상징을 지니고 있다. 이 공간 사옥이 오랜 방황을 마치고 아라리오갤러리 품에 안겼다. 아라리오갤러리의 모 회사인 (주)아라리오를 이끌고 있는 김창일 회장은 11월 25일 150억 원에 공간 사옥을 사들였다. 공간 사옥은 담쟁이넝쿨과 검은색 벽돌로 이뤄진 본관과 공간의 2대 대표인 건축가 고(故) 장세양이 증축한 유리 신사옥, 이상림 현 대표가 증·개축한 ‘ㄷ’자 형태의 한옥이 어우러진 현대건축물이다. 지하 소극장에서는 김덕수 사물놀이, 공옥진의 변신춤 등이 최초로 공연되는 등 건축계 인사 뿐 아니라 다양한 문화계 인사들이 이곳을 찾았다. 따라서 문화사적 가치가 높게 평가돼, 문화재청이 등록문화재로 등재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하지만 1월 건축사무소 공간이 최종부도가 나면서 매물로 나와 안타까움을 줬다. 혹여나 건물이 지닌 가치가 훼손되지는 않을까 문화계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았다. 11월 18일에는 김수근문화재단과 문화예술 관계자들 110 여 명이 “공간사옥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며 공공에서 공간사옥을 건축박물관으로 사용하고, 문화재청이 등록문화재로 등재할 것을 요청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많은 우려 속 공간그룹 측은 공간 사옥을 훼손하지 않고, ‘김수근 작업실’을 보존하는 것을 조건으로 걸었다. 그리고 공간 사옥은 11월 21일 공개경매에 부쳐졌으나 유찰됐다. 김창일 회장은 이 같은 사실에 안타까움을 느끼고 공간 사옥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현대건축물인 공간 사옥이 공개 매각에서 유찰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무척 안타까웠다”며 “한국이 경제적, 문화적으로 많이 성장했는데 유서 깊은 공간 하나 제대로 품지 못한다면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공간 사옥을 사들이게 된 이유를 밝혔다. 아라리오갤러리는 “공간 사옥 내부 공사 등을 거쳐 내년 9월경에 미술관으로 새롭게 개관하겠다”고 밝혔다. 애초 매입 조건대로 ‘김수근 작업실’은 훼손하지 않고 보존한다. 공간 사옥의 원형 또한 훼손하지 않을 계획이다. 김 회장의 소장품과 김수근의 작업을 보은 전시도 열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과 천안에 아라리오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는 김 회장은 1978년 천안 공용자동차 정류장사업을 시작해 유통, 버스터미널, 영화관, 외식, 미술 영역까지 확장했다. 2011년 신세계와의 경영제휴로 신세계백화점 충청점을 운영하고 있다. 사업가로도 유명하지만 그가 공간 사옥과 인연을 맺게 된 데는 미술에 대한 각별한 애정이 작용했다. 김 회장은 미술품 컬렉터와 작가로 유명하기도 하다. 그는 미국 미술잡지 아트뉴스가 선정한 ‘세계 200대 컬렉터’에 다섯 번이나 이름을 올린 바 있다. 또한 ‘씨킴’이라는 이름으로 한국 및 영국에서 아티스트로서 개인전을 열기도 했다. ‘김수근 작업실’과 공간 사옥 원형 보존, 내부 수리 거쳐 미술관 운영 계획 김 회장이 운영하고 있는 아라리오갤러리는 2002년 천안 갤러리 재개관을 시작으로 현재 천안과 서울에 갤러리 두 지점과 중국 베이징에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 청담동에 위치한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은 2012년 일본의 떠오르는 젊은 아티스트인 코헤이 나와 개인전, 획기적인 소재로 산업디자인과 예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영국 디자이너 탐 프라이스 개인전, 가벼운 조각으로 조각의 새로운 지평을 연 권오상 개인전 등을 통해 국내외 컬렉터들에게 세계 미술 트렌드를 소개하고 있다. 아라리오갤러리 천안은 2002년 미국의 팝 아티스트 키스 해링의 개인전, 2004년 독일작가 시그마 폴케 개인전과 더불어, 2005년 독일 회화사의 공고한 전통을 잇는 라이프치히학파 예술가들의 단체전, 2007년 극사실주의 초상으로 유명한 강형구 개인전, 2010년 동남아 지역의 뜨거운 현대미술 현장을 소개한 단체전, 2011년 중국의 신진작가 단체전 등 세계 각지의 다양한 현대미술을 소개해 왔다. - 김금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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