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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새누리당 이혜훈 최고위원 “지금 ‘촛불정국’보다 더 힘들어”

“특검, 재판 후 고려사항”…“많은 분들이 서울시장 출마 권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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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55호 정찬대⁄ 2013.12.03 11:01:29

새누리당 이혜훈 최고위원은 당내 경제통이자 경제민주화 전문가로 꼽힌다. 그런 점에서 현 정부 출범 후 경제문제와 관련, 조언과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경제 전문가답게 매우 합리적인 인사지만, 이해타산적인 인물은 아니다. 그는 ‘경제’를 강조하면서 ‘공존’을 함께 생각한다. 이른바 ‘따뜻한 경제’ ‘착한 경제’를 지향하고 있는 것이다. 친박계 대표 인사지만 비교적 친박색이 옅어 보이는 것도 이 최고위원의 이 같은 합리적 사고와 무관치 않다. 한편, 이 최고위원은 서울대 경제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한 뒤 미국 UCLA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으로 활동했으며, 지난 17대 총선 당시 최병렬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표의 경제전문가 전략공천으로 정계에 입문한 뒤 18대 재선(서울 서초갑)에 성공했다. 그러나 19대 총선에서 ‘강남벨트 물갈이론’에 휩쓸려 공천에서 탈락했으며, 현재는 새누리당 최고위원을 지내고 있다. 이 최고위원과의 인터뷰는 11월 27일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 최고위원실에서 이뤄졌다. 다음은 새누리당 이혜훈 최고위원과의 인터뷰 전문. - 민주당이 제안한 ‘4인 협의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4인 협의체를 구성해 정국현안을 안건별로 논의하기보다는 모든 논의 대상을 한꺼번에 올려놓고 그 안에서 협의하는 방식이 더 바람직하다고 본다. - 대화의 여지는 열어두겠다는 뜻으로 들리는데. 어쨌든 여지는 있는 것이고, 대화는 해야 하지 않겠는가. -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규명을 위한 특검 도입 문제는 어떻게 보는가. 특검은 좀 더 논의해봐야겠지만, 일단 새누리당의 기본 원칙은 재판을 기다리자는 것이다. 재판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민주당 입맛에 맞지 않는 판결이 나올 것이므로 특검을 하자는 것은 말이 안 되고, 원칙에도 맞지 않다. -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사건과 관련, 새누리당은 사법부 판단을 기다리자는 입장이다. 그렇다면 판결 이후 의혹이 제대로 풀리지 않은 부분이 있을 경우 특검을 도입하는 방안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의혹이 덜 풀렸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있다면 특검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다. 수사결과가 미진하고 부족하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다는 전제 하에 특검을 논의할 수 있다고 본다. - 대치정국 해소를 위해 ‘사법부 판단 이후 특검도입’이나 ‘전 정권에 한정해 특검실시’ 등의 협의 문구를 통한 절충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데. 현 단계에서 ‘조건부 특검’을 얘기할 필요는 없다. 그것은 재판 이후에 얘기할 부분이다. 재판 이후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도 모르는데 벌써부터 이를 예단해 ‘조건부 특검’을 얘기하는 것은 맞지 않다. - 민주당에만 친노 강경파가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새누리당 역시 원내지도부가 특검반대를 비롯해 너무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있는데. 의견의 스펙트럼이 다양한 것은 어느 집단이나 마찬가지다. 민주당도 강경-온건파가 있고, 새누리당도 강경-온건파가 있다. 그런데 어떤 한 사람이 강경한 입장을 보이기보다는 사안 별로 제각각 다른 것 같다. 다만 새누리당의 경우 특검에 대해서는 많은 분들의 공감대가 있다. 현재 수사 중인 사건이고, 아직 판결이 나지 않은 사건에 대해 그 결론이 민주당 맘에 안 들것이라고 미리 예단해 특검을 도입하자는 것은 원칙에 맞지 않다는 기본적인 공감대를 갖고 있다. 그리고 이는 새누리당 뿐만 아니라 많은 국민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본다. - 내년도 예산안 심사가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벌써부터 준예산 편성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데. 준예산을 얘기할 단계는 아니라고 본다. 국회가 준예산 편성 상황까지 오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 순간까지 사력을 다한 후에 준예산 얘기를 꺼내야지, 제대로 노력도 안 해보고 그런 얘기를 꺼내는 것은 직무유기다. 어쨌든 국민 앞에 면목이 없고, 송구스럽다. 예산 시한을 지키기 위해 마지막까지 사력을 다하겠다. - 이명박 정부 초 ‘쇠고기파동’으로 적잖은 정국 혼란을 겪었다. 박근혜 정부는 ‘대선개입 의혹사건’으로 출범 초부터 상당히 곤혹을 치르고 있는데, 이에 대해선 어떻게 보는가. 지금이 오히려 촛불정국 때보다 더 힘든 것 같다. 촛불은 어떻게 보면 단시일 내에 끝났다. 그리고 그것은 눈에 보이는 것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눈에 보이지도 않으면서 일은 더 못하게 발목을 잡고 있다. 그런 면에서 과거보다 더 강력한 것 같다. 어떤 선거든 간에 선거가 끝난 뒤 선거법 위반에 대한 사건은 있어왔다. 적게는 동네 반장이나 아파트 조합장 선거부터, 크게는 국회의원·대통령 선거까지 그렇다. ‘선거 결과가 바뀌어야 한다. 그래서 선거를 다시 치러야 한다’고 보는 국민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선거 과정에서 법을 위반한 사람들을 찾아내 처벌하길 원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선거법에 따라 철저하게 수사하고, 관련자들을 엄벌에 처하면 된다. 선거법 위반에 대한 법적 절차가 있고, 이를 전담하는 기구가 있다. 이런 일을 다루라고 검찰과 법원이 있는 것이다. 국회는 국회가 할 일, 민생문제에 전념하는 일에 매진해야 한다고 본다. - 천주교 ‘시국미사’에 이어 불교계와 개신교도 시국선언을 예고하고 있다. 현 정권에 대한 종교계의 쓴소리를 받아들일 필요도 있을 것 같은데.(인터뷰는 불교계의 시국선언 하루 전에 이뤄진 것임) 겸허하게 경청해야 한다. 국민의 목소리는 한분이든, 여러분이든 소중히 듣고 경청해야 한다. 다만, 다양한 목소리를 종합적으로 듣는 지혜가 필요하다. 여러 사람이 다양한 목소리로 얘기하지만 모든 것을 다 맞춰드릴 수는 없다. 이것을 종합적으로 새겨듣는 지혜를 발휘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 종교계에서 박 대통령 퇴진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왜 저런 말씀을 하시는지 되돌아보고 새겨볼 필요가 있다. 물론 그 분들이 얘기하는 것 중에 과한 부분도 있다. 하지만 그런 얘기를 하게 된 상황까지 오게 된 것에 대해서는 반성해야 한다. 다만, 앞서 언급했듯 과한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고, 종북 발언이라든지 잘못된 부분이 있는 것 또한 분명하다.

- ‘시국미사’에서 강론한 박창신 원로신부에 대해 검찰이 조만간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선 어떻게 보는가. 종북 발언에 대해 비판하는 것은 마땅하다고 본다. 하지만 검찰 수사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생각이 좀 다르다. 법률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박 신분의 발언이 국가보안법에 적용되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또 어떤 부분이 구속요건을 갖추는지도 모르겠다. 법적 영역에 대해 제가 판단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 현 정부 들어 진보(좌)와 보수(우)가 극한대립으로 치닫는 느낌이다. 어제 오늘 일은 아닌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이명박 정부 때도 좌우 대립이 굉장히 심했다. 전 정부 때 북한과의 단절이나 대립이 극에 달했다는 얘기도 많다. 오히려 그때가 더 심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은 것 같다. - 내년 6월 지방선거 어떻게 전망하는가. 아직 시간이 남았기 때문에 벌써부터 예단하기는 어렵다. 정치를 흔히 생물이라고 말한다. 또 오늘 죽었다가 내일 산다는 얘기도 한다. 한국 정치에서 6개월은 수십 번의 굴곡이 오고도 남을 시간이다. 그렇기 때문에 내년 지방선거를 예단하기는 아직 어려울 것 같다. - 아무래도 수도권이 지방선거 승패의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수도권이야말로 국정운영의 영향을 가장 직접적으로 받는 곳이다. 그렇기 때문에 예측하기가 더 어렵다. 국정운영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바로 영향을 받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수도권에 사활이 걸려 있다고 본다. - 이 최고위원께서는 서울시장 출마의사를 피력했다. 많이 고민하고 있고, 현재 출마 쪽으로 기울어진 상태다. - 조금은 의외라는 반응이 많다. 전부터 계획을 갖고 있었나. 올 봄까지만 해도 광역지자체장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 그렇다면 심경의 변화가 찾아온 것은 무슨 이유에선가. 지난 봄과 여름 사이 심경의 변화, 환경의 변화가 있었다. 먼저 많은 분들의 권유가 있었다. 그러나 권유를 받은 후에도 처음엔 ‘생각해 본적이 없다’가 나의 답이었다. 그러다가 많은 분들이 일단 서울시가 어떤 곳인지 같이 공부해보자고 해서 공부하기 시작했고, 그러면서 서울시에 대해 조금씩 알게 됐다. 그리고 박원순 시장과 현 서울시 상태에 대해 알게 되면서 ‘현재 이대로 가는 것은 아니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 서울시에 대해 공부하면서 어떤 부분이 가장 문제가 있다고 봤는가. 대한민국을 소위 7대 강국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7대 강국에 걸맞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거나 적어도 그에 맞는 경쟁력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현재 그런 노력이 보이지 않는다는 판단이 들었고, 그런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하지 않느냐는 생각을 했다. 그런 점에서 현재 가장 절실한 부분이 경제와 안전문제라는 판단이 들었다. - 박원순 시장의 지난 시정을 평가한다면. 훌륭한 부분도 분명 있다. 특히 시민들 말씀에 귀 기울이고, 경청하려 하고, 시민과 소통하며 공동체를 강조하는 부분은 높이 평가한다. 하지만 그런 부분은 서울을 좋은 도시로 만들기 위한 필요조건 중 하나이지 7대 강국에 맞는 글로벌 경쟁력을 만들기 위한 충분조건은 아니다. - 당내 경선도 거쳐야 하고, 쉽지 않은 길이 기다리고 있다. 다른 예비후보에 비해 나만의 경쟁력이 있다면. 그간 경제 부분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해왔고, 축적해온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서울시에 가장 절실한 부분이 경제라고 보고, 그 부분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이 있지 않나 생각해 용기를 냈다. - 서울 잠실 제2롯데월드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그 이유가 무엇인가. 안전진단을 제3의 공신력 있는 기관을 통해 제대로 받아봤으면 좋겠다는 지적을 했다. 롯데가 이 부지를 사면서 지난 20년 간 허가가 안 난 이유가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성남 서울공항의 길목에 위치해 있었기 때문이다. 굉장히 위험하고 충돌의 위험성이 있어 그간 허가가 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우여곡절 끝에 서울공항 활주로를 3도 틀어 허가를 받았지만, 당시 허가가 났을 때도 공군은 장애물 회피를 위해 203미터 이상의 건물은 위험하다고 반대했다. 현재 제2롯데월드는 지상 123층, 555미터 높이로 허가받고 공사 중이다. 안전성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는 상태에서 석연찮은 과정을 통해 허가가 났고, 여러 지적이 계속돼 왔음에도 ‘안전하다’ ‘문제없다’는 당사자들의 얘기만 듣고 이렇듯 중대한 문제를 그냥 강행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봤다. 그래서 제3의 공신력을 가진 기관을 통해 안전성 검증을 다시 받자고 주장한 것이다. - 제2롯데월드는 새누리당 정권인 이명박 정부 때 추진해 이뤄진 사업인데. 당시에도 반대를 많이 했다. 저도 그렇고 새누리당 의원 중에서도 이를 반대한 분들이 있었다. 그리고 당시 특혜의혹이 많았는데, 이를 인용해 최근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다. - 제2롯데월드에 대한 문제제기를 박원순 시장 공세와 연관 지어 말하는 이도 있던데. 제2롯데월드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을 두고 야권에선 박 시장 공격을 위한 것이라고 말하는데, 전혀 관계없는 얘기다. 국민의 안전 문제를 말하는데 정쟁으로 변질시키려는 정치권이 더욱 기가 막히고 어이가 없다. 오히려 전 정권에 대해 지적하는데, 민주당은 ‘박 시장 공격’으로 뒤집어씌우고 있다. 이런 식으로 매도하고 정쟁으로 몰고 가는 것은 분명 잘못됐다고 본다. - 정찬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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