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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맹녕 골프 칼럼]골프 때문에 행복했던 계사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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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58호(송년) 김맹녕⁄ 2013.12.23 13:59:05

연말이 되면 사람들은 서글퍼하고 아쉬워하면서 한해를 마감한다. 마찬가지로 필자도 올해 라운드 했던 골프장의 독특한 4계절의 아름다움이 이제 머리와 가슴속에 하나의 추억으로 남게 됐다. 올봄에 제일골프장의 화사한 벚꽃과 현기증이 나도록 긴 열병식을 했던 연산홍과 철쭉의 찬란함, 초여름 일본 북해도 신치도세 골프장의 신록의 아카시아 꽃과 어우러진 진풍경, 그리고 가을 몬트리얼 골프장에서 바라본 산을 달구는 붉은 단풍 등의 풍경은 사람의 혼을 빼앗아갔다. 겨울의 초입에서는 여주 트리니티 골프장 러프의 노란잔디와 페어웨이 벤트 녹색잔디가 경계선을 그으며 그린까지 달려가는 선과 선은 캔버스에 그려진 하나의 예술작품이다. 골프장은 희로애락의 칵테일을 맛보게 하는 인생의 광장이자 체력을 단련시켜주는 훈련장이다. 가슴을 쫙 펴고 넓은 세계를 바라볼 수 있도록 대자연은 우리에게 꿈과 희망을 줬다. 온몸을 파고드는 꽃샘추위 속의 라운드도, 숨을 헐떡이게 했던 무더운 여름속의 라운드도, 늦가을 장대 빗속의 으스스한 라운드도, 살을 에는 듯 추웠던 초겨울의 라운드도 지금은 그때의 고통스러웠던 기억마저 아름답게 채색해준다. 주마등처럼 스쳐가는 코스에서 경험한 짜릿한 맛과 환희와 절망 모두가 엊그제 일처럼 느껴진다.

최근 신문을 장식했던 배우와 재벌가의 가족 우울증 자살 소동도 골퍼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먼발치의 이야기이다. 골퍼에게는 골프가 신체적인 건강과 정신적인 건강을 동시에 접목해주는 지구상의 최고 운동이기 때문이다. 눈이 내리며 삭풍이 부는 겨울에는 골퍼들은 우울해진다. 공기 좋고 산수 좋은 산야를 걸을 수 없기 때문이고 녹색 초원 위를 가로지르는 백구의 향연을 더 이상 바라 볼 수가 없기 때문이다. 12월 마지막 일요일에는 이불속에 누워 올해를 반성 하고, 2014년 갑오년의 힘찬 태양을 맞이하자. 다가오는 새해에는 더 겸손하고 느긋하게 마음을 다스리는 골퍼가 되자. 골프를 통해 인내와 삶의 지혜를 터득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자신에게는 더욱 엄격 하되 상대방에게는 너그러움과 편안함을 주도록 배려하자. 인생이나 골프에서나 해를 거듭할수록 발전해야 하기 때문이다. - 김맹녕 골프칼람니스트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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