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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 주목 작가 - 서유정]이기(二氣)적 망각의 자유

풍요의 시대, 우리의 정신은 그만큼 넉넉한가에 의문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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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60호 왕진오 기자⁄ 2014.01.06 13:34:36

▲서유정 작가


[서울=CNB]왕진오 기자 = 서유정(43) 작가의 최근 작품들에는 상이한 이미지들의 충돌과 절충이 반복되며 난해하고 복잡한 형상들이 화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의식과 무의식의 치유를 통해 제도, 권력, 금기시되는 것을 표현하려는 작가의 의도가 배어 있는 것이다. 마블링 같은 우연의 효과와 도식화된 장식적 패턴의 사용, 그로테스크한 혼성적 형상들과 화려하고 강렬한 색감의 이질적 결합은 서로 대립하면서 동시에 불편한 조합을 이루고 있다. 
서 작가는 “통제와 자유, 과잉과 결핍, 질서와 혼란, 파괴와 치유, 순수와 에로스, 망각과 지각에 관한 경계를 동시에 말하고자 하며 이런 일련의 상반된 사고의 경계에 있을 때가 가장 흥미롭다”고 한다. 

▲the secret interview-Monday 1 may, 145.5X112cm, acrylic on canvas, 2013.


화면 가득 채워진 미묘한 이미지들은 제도화된 사회의 권력과 금기에 도전하는 개인적인 경험과 기억, 인문학적인 관심과 사유에서 비롯된 것들이다. 사적인 것과 공적인 것, 실제와 가공의 세계가 공존하는 불분명한 관계와 거기서 비롯된 과잉 생산된 이미지의 지형학이다. 
자본의 힘에 의해 통제되는 권력과 금기에 도전하는 환경적 징후들, 자연과 인공, 성(聖)과 속(俗), 억압과 도전, 파괴와 회복, 자본과 상실에 대한 결핍된 산물들이다. 인간의 이기에서 비롯된 모순된 양상들은 신화적인 우상과 야성적인 상징으로 나타나고 권력과 생산의 탐욕이 배출해 내는 모순과 불합리를 증명해 보이고 있다.
작가는  ‘망각의 자유’라는 주제를 가진 전시를 통해 성장제일문명의 풍요로운 시대에 사는 우리의 정신은 그만큼 넉넉한가에 대해서 의문을 제시한다. 
망각은 여러 가지 형태로 일어난다. 개인의 망각은 사소한 건망증에서 자기보호를 위한 무의식의 억압, 그리고 착각이라는 이름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역사적으로 반복되는 비극은 인간의 집단적 본능과 욕구의 되풀이이자, 권력과 지배의 속성이기도 하다. 또한 역사적으로 되풀이되는 집단의 망각 외에도 집단 패닉, 대중의 광기, 집단 이기심 등 다양한 암묵적 합의에 의해 증명된 사실조차도 망각을 반복한다. 

▲Next: 21 Dec 2001: unplugged, 130.3x145.5cm, acrylic on canvas, 2013.

작가는 망각하고 싶은 것과 망각해야 하는 것, 망각해선 안 되는 것과 망각 한다는 것에 대한 능동과 수동, 의식과 무의식을 대비시켜 나타내고 있다. 가늠할 수 없는 진지함과 교묘하게 구성된 불완전성이 보는 이들로 하여금 당혹스러움을 마주하게 하며 원시적인 화려함과 생생한 이미지들은 다소 폭력적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특히, 그림 ‘Next: 21 Nov 2001: unplugged’, ‘Next: 21 Dec 2001: unplugged’ 에서는 제3세계의 소수민족에 관한 비정형의 이미지들로 주술적인 숭배와 겸손한 본능의 자기순화, 인공과 본능의 몸짓이 만들어내는 찰나의 행위들로 이것은 생명의 원천을 상징한다. 또한 제신의 원형으로 여겨지고 신성을 지니거나 영험한 능력을 지닌 샤먼으로 간주되며 초자연적인 의미를 부여 한다.
 

▲don’t wake me up in gold afternoon, 145.5x 97cm, acrylic on canvas, 2012.


의식과 무의식의 치유 통해 금기시되는 것을 표현
우리는 망각과 일상을 함께하고 있다. 망각이 개인과 사회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인간을 지배하는 감정과 느낌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얼마나 알고 있는 것인가? 우리는 망각에 진정 자유로운 것일까? 작가는 현실 속에서 기괴한 상황을 연출하는 모순된 양상의 불합리를 묘사하고 있다. 우리에게 공공의 집체적 접근을 시도할 수 있는 시발점에 서게 한다.
서유정 작가는 홍익대학교 대학원 회화과 박사 수료, Pratt Institute 회화과 대학원 졸업 했다. 1997년 'Collagraphy Show'를 시작으로 12차례의 개인전을 개최했다. 환기미술관의 '젊은 작가들의 한국 현대 미술의 검증과 모색'전, 뉴욕 2x13Gallery 'Surface Tension'전과 서울 오픈 아트페어, 부산 비엔날레 특별전 등을 포함해 70여회의 그룹전 및 국제전에 참여하였다. 신 미술대전 대상, 현대 판화가 협회 공모전 우수상, 2004 Manhattan Arts 국제공모전 우수상 및 12여회의 수상경력과 함께 현재 홍익 판화가 협회, 현대 판화가 협회와 한국 조형 예술학회의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 왕진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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