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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 아티스트 - 강계정]고요와 관조로 떠나는 행복여정

섬세한 댓잎과 하얀 눈에서 자연과 생명의 호흡이 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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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60호 왕진오 기자⁄ 2014.01.06 13:26:19

▲강계정 작가


[서울=CNB]왕진오 기자 =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대나무를 전통과 독창성을 겸비한 수묵과 채색으로 기품 있는 작품으로 그려내고 있는 작가 강계정, 그가 1월 11일부터 2월 27일까지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갤러리에 '행복한 여정'이란 타이틀로 개인전을 마련한다.
강 작가의 작품 속 대나무의 색은 은은하다. 잎사귀 하나하나 마다 작가의 섬세한 붓놀림을 느낄 수 있다. 
수차례 반복적으로 색을 올리며 대나무에 생명력을 불어 넣는 강 작가는 "보통 채색을 하면 색이 바라는데, 먹을 기본으로 하고 한지에 스며든 바림의 깊은 맛이 나면서 오래간다. 먹을 사용하면서 자연의 모습이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고 설명한다.
우리나라 사계(四季)는 다양한 색으로 아름다운 풍경을 파노라마처럼 보여준다. 자연이 주는 여유로움은 한국화를 전공한 작가에게는 멋진 그림의 소재를 제공해준다. 

▲landscpape of bamboo forest, 91.0×50.5 cm, Korean paper, ink, 2012

▲landscpape of bamboo forest, 90.5×73.0 cm, Korean paper, ink, 2012


그 중에서도 드높은 하늘을 향해 힘차게 뻗어 있으면서 지친 새의 휴식 장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대나무 숲 속의 풍경은 작가의 화면에 등장하는 주요한 모습이다.

덕유산 향적봉, 한라산으로 대나무 스케치 여행
대나무는 고결함을 상징하는 문인화의 소재인 사군자(四君子 매화, 난초, 국화, 대나무) 중 하나로 예로부터 동양에서 전통적인 회화의 주요 소재로 쓰였다. 대나무는 묵죽화(墨竹畵)에서 바람에 흔들려도 절대 꺾이지 않는 곧은 정신을 상징해 옛 선비와 문인화가 들이 즐겨 그린 소재다. 
하지만 작가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대나무 숲의 순수성을 관찰하고, 긴 세월 동안 지속해온 신비한 숲의 다양한 모습을 화면에 담아내려는 데 집중했다.

▲landscpape of bamboo forest, 45.5×53.0cm, Korean paper, ink, 2012


▲happy journey, 66X 89cm, Korean paper, ink, color, 2013


'행복한 여정' 또는 '대나무 숲속 풍경'이란 주제로 그리는 작가의 작품들에선 대나무 숲속 풍경이 주로 선보이며, 눈 쌓인 겨울 풍경들의 단편들을 볼 수 있다.
강 작가는 "내 작품을 보는 사람들이 절개의 상징인 대나무와 그 숲에서 포착되는 새들, 겨울 풍경 등에서 고요한 관조와 순수 세계로 몰입되고, 마음 속 '행복한 여정'을 펼쳐나가길 바라며 그림을 그린다"고 설명한다.
작품을 대하는 감상자들은 하얀 여백이나 푸른 하늘로 그려진 공간을 바라보며 다양하고 무한한 상상의 나래를 펼쳐낼 수 있다. 사실적이고 섬세하게 그려진 댓잎과 하얀 눈에서 자연과 생명의 호흡을 함께 느낄 수 있게 된다.
작가의 작품은 지필묵의 장점을 살펴 적묵법(먹의 농담을 살려 차례대로 쌓아 가듯 그리는 기법), 적채법으로 그려가는 작업으로 인해 한 폭의 그림을 완성하기 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한 획을 그리기 위해 공을 들여 먹을 갈며 호흡을 가다듬으며 그려내는 과정은 마치 수도승이 구도의 과정을 거치듯이 고요한 선의 세계로 빠져드는 정중동의 시간을 거치며 새로운 형상의 탄생을 이루어내고 있는 것이다.
작가는 그림 소재를 얻기 위해 자연스러운 대나무 풍경이 보이는 스케치 여행을 여러 번 다녀 왔다고 전한다. 덕유산 향적봉을 올라가기 위한 산길, 제주도 한라산 산죽의 설경으로 다녔던 스케치 여행은 힘이 들었지만 그만큼 화면에 사실적인 묘사로 열정의 결과물을 만들어준다.

▲landscpape of bamboo forest, 90.5×73.0cm, Korean paper, ink, 2012


▲landscpape of bamboo forest, 162.2×130.3cm, Korean paper, ink, 2008


강 작가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새들은 현실과 이상의 경계선에 노니는 듯 한 모습이다. 삶, 행복, 고독, 그리움이 소망, 일탈, 꿈의 저편으로 펼쳐지며 미지의 세계로 여행을 떠나는 형상을 제공한다. 
"어떤 새도 날개를 펴지 않고는 날 수 없습니다. 마음을 열어 미지의 세계를 향해 희망찬 날개 짓을 시작합니다. 세월은 꿈같이 지나고 소복하게 내린 눈은 온 세상을 하얗게 덮었습니다. 기나긴 추위에도 파랗게 갠 하늘빛이 설원 위에 반짝입니다. 온통 흰 눈으로 덮인 아름다운 설경. 내리쬐는 겨울 햇볕이 유난이 따뜻하고 평온합니다. 서로의 인생에 날개를 달아주고 푸른 창공을 함께 나는 벗이 있어 행복한 여정이었습니다."

▲landscpape of bamboo forest, 162.2×130.3cm, Korean paper, ink, 2013


이 새들을 통해 예술에 대한 순수한 열정이 자신뿐 아니라 자신의 작품을 바라보는 감상자들에까지 '행복한 여정'으로 이끌어 주기를 기대한다.
강계정 작가는 한남대학교 회화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4회의 개인전과 다수의 단체전, 기획전을 가졌다. 미술대전 우수상, 신사임당 미술대전, 금강미술대전 등에서 특선, 일본 북해도 신문사상 등을 수상했다. 

- 왕진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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