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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박근혜노믹스 성공하려면? “지하경제 양성화가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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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62호 김경훈 편집국장⁄ 2014.01.20 13:55:26

낙관론자는 비행기를 발명했고, 비관론자는 낙하산을 발명했다. 비행기는 자유롭게 창공을 난다. 낙하산은 건물에 갇힌 사람을 구한다. 낙관론자는 어려움이 닥칠 때마다 기회를 보지만, 비관론자는 기회가 올 때에도 어려움을 생각한다. 낙관론자와 비관론자가 보는 경제의 시각은 하늘과 땅 차이다. 반잔의 물을 놓고도 반이나 남았다-반밖에 없다로 갈린다.

새해 초 청와대에서 연이어 개최된 당정모임에서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 최경환 원내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건의한 ‘세무조사 자제‘는 문제가 있다. 과도한 세무조사가 기업을 위축시킨다는 말이다. 일면 맞지만 틀린 구석이 더 많다. 박근혜정부 5년간 134조원이 투입될 재원 마련에 대한 구체적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세상에 말로는 못할 게 없는 법이다.


대안 없는 ‘세무조사 자제’ 정치권 건의는 무책임

마침 박 대통령은 취임 후 첫 신년 기자회견에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밝혔다. 박근혜노믹스 요지는 공공기관 정상화와 재정과 세재개혁, 원칙이 바로 선 혁신을 바탕으로 한 ‘474비전’ 이다. 잠재성장률 4%, 고용률 70%, 국민소득 4만 달러 달성에 매진하는 것이다.

이에 낙관론자는 40-80클럽(국민소득 4만 달러, 인구 8000만명)까지 전망한다. 남북이 통일되면 가능한 비전이다. 현재 미국과 일본 독일 등 세 나라밖에 없다. 그러나 비관론자는 박정희 대통령의 경제개발 5개년 계획과 이명박 대통령의 747비전을 트집 잡아 시비한다. 

박근혜정부의 경제살리기 행보에서 급선무는 재원 마련이다. 정치권은 과도한 세무조사가 기업을 위축시킨다느니, 증세니 뭐니 이슈를 만들지만 뚜렷한 대안 없이 진영논리에 갇혀 있다. 개혁을 통해 비정상적인 관행을 정상화하는 최고의 방책은 지하경제 양성화다. 지하경제에서 세원을 찾지 않고 기존 세원에 세 부담을 늘리면 사회 전체의 불만이 고조된다.

증세론에 선 긋는 지하경제 과세 강화가 국가 백년대계의 길이다. 경제는 심리라지만 심리도 심리 나름이다. 논에 가득찬 물도 가끔은 비워줘야 벼가 병해충에 잘 견뎌 튼실해진다. 2012년 지하경제 규모는 314조3000억원, 국내총생산(GDP)의 24.7%를 차지한다. 멕시코 30%, 그리스 25.1%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18.3%보다 훨씬 높다.


국정과제 140개, ‘선택과 집중’의 개혁 드라이브 절실

지하경제 양성화는 세원확보는 기본이고 조세형평과 사회정의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시대적 과제다. LG경제연구원 조영무 연구위원에 따르면 고소득 자영업자의 소득 탈루율은 무려 57%다. 거둘 수 있는 세금의 48%만 징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자 지하경제 규모는 전체의 44%를 차지한다. 시중에 풀린 5만원권 회수율도 급격하게 줄었다.

지하경제는 부패와 탈법, 음성거래의 또 다른 온상이다. 경기침체로 비제도권 노동시장이 활성화 된 것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외국인 노동자 대거 유입도 이제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지하경제 규모를 업종별로 보면 불법도박이 단연 으뜸이다. 더러운 돈을 과감히 추방할 제도적 법적 뒷받침을 마련하는 게 맞다. 이말 저말 듣다간 절대 집을 못 짓는다.  

김영삼 대통령이 도입한 예금실명제는 지하경제 양성화의 첫 걸음이었다. 외환위기에 편승한 기득권과 상류층의 반발과 사재기가 유동성 위기를 불러 본연의 취지가 퇴색됐지만 경제개혁의 출발이었다. 박근혜정부 국정과제 140개는 일상과제다. 선택과 집중이 요구된다. 국무총리에 맡길 건 과감히 맡겨야 한다. 대통령은 개혁과제로 드라이브를 걸어야 맞다.

김밥가게에 가면 김밥 말고 메뉴가 너무 많다. 한마디로 잘하는 것도 없고 못하는 것도 없다. 구색 맞추기 메뉴에 급급하면 손님들이 떠난다. 국정도 마찬가지다. 자칫 허둥대면 ‘김밥정부’로 추락한다. 승부를 걸 만한 메뉴(개혁과제)가 있어야 옳다. 그 중 핵심은 지하경제 양성화다. 돈에도 품격과 향기가 있다. 진흙탕에서 피는 연꽃이 제일 아름답다.(처염상정 處染常淨)

-김경훈 편집인 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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