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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이 경쟁력이다 ⑪]리더의 시간관리는 ‘셀프 리더십’이다

함병우 리더십퍼실리테이터(Leadership Facilitator)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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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63-364호 이진우 기자⁄ 2014.01.27 16:43:08

영어권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단어는 무엇일까? 옥스퍼드 사전에 따르면, 3위는 year(년), 2위는 person(사람), 그리고 1위는 time(시간)이라고 한다. 이처럼 우리가 살아가면서 시간에 대해서 많이 얘기하고는 있지만, 그것에 비해 시간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서는 많이 생각하며 살지는 못하는 것 같다.

또한 시간과 관련해 많은 명언들이 있지만, 어려운 단어는 하나도 없으면서도 강렬한 통찰력을 주는 명언이 떠오른다. 미국의 ‘건국의 아버지(Founding Fathers)’ 중 한 명이자, 초대 정치인 중 한 명이었던 벤자민 프랭클린은 “인생을 사랑하는가? 그렇다면 시간을 낭비하지 마라. 왜냐하면 인생은 시간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고 말한 바 있다.

CNB저널이 만난 함병우 교수는 “우리의 시간의 합이 곧 인생이다. 그래서 내가 오늘 시간을 잘 사용했다는 것은, 오늘도 내 인생을 잘 살았다는 말과 같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그는 “어떤 조직이든 리더의 수준을 뛰어넘는 조직은 존재할 수 없다”고 잘라 말하며, “결국 조직은 리더십의 수준에 따라 구축되는 것이다. 특히 리더의 시간 사용에 대한 패러다임의 변화에 따라 그 조직의 생산성과 효율성, 그리고 조직문화가 형성된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서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한 외국계 회사는 오후 5시 50분이 되면 회사 내의 모든 시스템을 다운시킨다. 그래서 그 이후에는 임직원들이 일을 더하고 싶어도 일을 할 수가 없게 됐다. 그런데 그들이 업무를 일찍 종료하게 되자 남는 여가 시간을 활용해서 자기계발을 하거나, 가정에 관심을 돌릴 수 있는 여유가 생겨났다. 이후 이러한 조직의 변화가 긍정적으로 작용하면서 결국에는 그 회사의 조직문화가 바뀌고 생산성과 효율성이 높아지는 성과로 나타난 것이다.

함 교수는 “리더에게 있어 시간관리는 곧 자기관리인 것이다. 대부분의 리더들은 주어진 시간 내에 많은 일을 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는 마치 ‘마른 수건 짜내기’와 같은 행태이며, 오직 효율성의 측면에서만 리더의 역할을 바라보기 때문”이라며 “과거 성장시대에는 이러한 것이 통했을지는 몰라도, 현대 사회에서는 오히려 비효율성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 그래서 리더는 절대로 바빠서는 안 되는 것이다”고 말했다.


시간관리는 사건을 잘 관리하는 것

시간이란 과거에서부터 현재를 관통하면서 미래로 가는 사건들의 연속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시간을 잘 관리한다는 말은 곧 사건을 잘 관리한다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말이기도 하다. 리더는 시간을 잘 확보해서 실시간으로, 또는 예상되는 사건들을 관리하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이러한 사건을 관리하는 것은 리더의 활동으로 나타난다. 그래서 리더는 주어진 시간 내에서 자신의 활동을 잘 관리해야 한다. 또 이러한 활동관리는 ‘셀프 리더십’에서 나오는 것이므로, 시간관리란 바로 자기관리가 되는 것이다.

또한 최근에는 우리 인생의 패러다임에 중요한 변화가 주목을 받고 있다. 즉 앞으로는 인간의 평균수명이 100세를 누리게 될 거라는 거다. 그러나 우리의 일반적인 사회생활을 살펴보면 어떤가?

한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체감정년퇴직나이가 48.7세라고 한다. 우리가 주변에서 대기업, 중소기업, 외국계기업 등에 다니고 있는 지인들을 만나서 얘기해 보더라도, 실질은퇴나이가 45세 이상을 넘지 않는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평균수명이 100세 시대인데, 우리는 아직 절반도 살지 못한 상황에서 은퇴를 맞이하게 된다는 얘기다.

이렇듯 우리의 인생, 우리의 시간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우리의 시간은 짧기도 하고, 길기도 한 것이다. 이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인생의 2모작, 또는 3모작이 필요한 시대가 왔다. 그만큼 우리에게 시간은 길어졌고, 이것을 어떻게 잘 관리하느냐에 따라서 인생 그 자체가 완전히 변할 수도 있는 상황에 놓여 있는 것이다.

함 교수는 자신의 지극히 주관적이고, 경험을 통해 얻은 대안이라며 두 가지를 제시했다.

첫째는 짧은 인생을 멋지게 즐기기 위해서는 일단 저질러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재미있고 의미 있는 프로젝트를 매년 하나씩 저질러 볼 것을 권유했다.

함 교수는 “얼마 전에 저지른 일이 ‘사진과 코칭의 만남’이란 주제로 내 이름을 걸고 난생 처음 사진전시회를 했다. 그런데 난 자타가 공인하는 아마추어 3류 사진작가다. 이 일을 저지르며 신기했던 건, 내가 무언가를 하겠다고 했을 때 그걸 도와주는 사람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이것이 우리가 저지를 용기를 가질 이유인 것이다”면서 “사진전시회를 찾는 고객들을 맞이하고, 한 사람 한 사람 일일이 손수 차를 대접하면서 나눴던 꿈과 인생에 대한 얘기들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고 회상했다.

둘째는 긴 인생을 알차게 준비하기 위해선 기꺼이 대가를 지불하자는 것이다. 농부는 봄에 씨를 뿌리는 수고의 대가로 가을에 곡식을 추수할 수 있다. 임신한 여인이 10달 동안 입덧을 견디고 배불러 오는 불편함을 감내한 대가로 값진 생명의 탄생을 얻을 수 있는 것처럼.

함 교수는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기꺼이’에 있다. 이 말에는 힘들지만, 이왕 하는 거, 자발적으로, 즐겁게, 책임한도 내에서 등 다양한 뉘앙스가 담겨 있다”면서 “과거 외국계회사를 다니다가 40대 이후엔 강사가 되기로 마음먹고 교육컨설팅회사로 이직한 적이 있다. 물론 연봉도 800만 원이 깎였다. 그렇지만 기꺼이, 즐거운 마음으로, 자발적으로 그와 같은 대가를 지불했기에 지금 이 자리에 서서 좋아하는 일을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고 언급했다.

앞서 함 교수는 시간관리는 곧 자기관리이며, 사건관리이고, 주어진 시간 내에서 자신의 활동을 관리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이는 스스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지속적인 과정인 ‘셀프 리더십’에서 출발한다. 그러면 시간관리를 하는 구체적인 방법은 어떤 단계를 거쳐 이뤄지는가?

첫 번째 단계는 Elimination(제거)이다. 시간이라고 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공평하게 주어진다. 하지만 시간을 사용하는 것은 사람들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리더에게는 리더만의 시간이 있고, 일반 직원들에게는 역시 그들만의 시간이 존재한다.

따라서 ‘제거’한다는 것은 각자에게 주어진 시간에서 무엇을 뺄 것인지를 판단하라는 것이다. 리더는 원래가 엄청 바쁜 존재로 인식된다. 리더는 일상으로 해내야 할 일도 많고, 또한 조직 전체를 위해서 고민해야 할 것도 널려있다. 이에 대부분의 리더들은 “내가 하는 모든 일은 내게 항상 시간을 요구한다”고 말하곤 한다. 리더는 본인이 직접 일정을 관리하든, 비서가 관리를 해주던 간에, 그의 일정표는 그야말로 한 치의 틈도 없이 빽빽하다.


시간관리의 세 가지 단계(three E)는…

한 외국계 임원이 명절에 ‘법송포굴비’를 선물로 받았다. 그는 이것을 하루 이틀 만에 다 먹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 냉동실에 보관하기로 결정하고, 집에 가져가서 냉장고 문을 열었는데 냉동실이 꽉 차 있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내용물의 절반 이상이 너무 오래됐거나 불필요한 것들이었다. 대부분의 가정에서도 이러한 경험은 다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럴 때 우리는 대체로 어떻게 행동하는가?

대부분의 경우엔 냉동실에 있는 모든 것들을 다 꺼내놓고 계속 보관할 것들과 버릴 것들을 선별하는 과정을 거친다. 그 후에는 소중한 것들을 위주로 해서 냉동실을 다시 채워 넣을 것이다. 시간관리를 하는 것도 이와 같은 과정을 거친다. 자신이 해야 할 일들을 모두 체크해서 불필요한 일들은 과감히 제거하고, 반드시 해야 하는 중요한 일들을 잘 챙겨서 일정표에 정리해야 한다. 그렇다면 제거를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할 수 있을까?

함 교수는 “객관적인 관찰을 통해서 효과적인 제거가 가능하다. 예를 들면 시간사용기록표를 만들어 15분 내지 30분 단위로 할 일을 기록한다. 또 다른 예로 우리가 다이어트를 위해 식단기록표를 만들어 전문가에게 보이면, 그는 꼭 먹어야 할 것과 먹어서는 안 되는 것을 구분해준다”면서 “그리고 이를 분석하고 판단해서 셀프 피드백 과정을 거치게 되면, 반드시 해야 할 일과 버려야 할 일을 구분할 수 있는 것이다. 즉 기록하고 파악하는 것이 ‘제거’의 핵심이다”고 강조했다.

시간관리의 두 번째 단계는 Election(선택)을 잘하는 것이다. 즉 첫 단계에서 제거된 빈 공간에 새로운 선택을 채워 넣는 과정이다.

‘선택’을 할 때 중요한 기준이 있는데, 먼저 효과성이 높은 것을 선택하라는 것이다. 이는 리더가 일의 속도(효율성)보다는 방향 제시(효과성)에 우선하라는 것이다. 피터 드러커 교수는 효과성에 대해서는 옳은 일을 하는 것을 의미하며, 효율성이란 일이 제대로 되어지는 것이라고 한 바 있다.

따라서 효율성 측면에서는 리더가 올바른 방향 제시를 했을 때, 그에 따라 일이 잘 성공할 수 있도록 실무를 담당하는 직원들이 수행하는 일에 대한 과정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리더는 효율성에 얽매이기 보다는 효과성 측면에서 올바른 방향 제시를 하는 것에 자신의 대부분의 시간을 집중해야 하는 것이다.


선택과 집중, 그리고 실행하라!

함 교수는 “리더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일에 집중하게 되면, 그는 당연히 바빠지게 되고 올바른 방향 제시를 위해서 깊이 생각할 시간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그럴 경우 리더는 결국 효과적이지 못한 의사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즉 리더가 최대한 덜 바빠야 효과적인 방향 제시를 위해서 생각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두산그룹 박용만 회장은 그룹의 사업구조가 소비재 중심으로 이뤄져 있는 것에 대해 시간을 확보해서 장시간 고민을 거듭했다. 그 결과 박 회장은 그룹의 사업구조를 근본적으로 개편하지 않고서는 그룹의 미래를 보장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됐고, 곧바로 사업구조 개편에 모든 역량을 집중했다. 소비재 중심의 주력 기업들을 매각함과 아울러, 두산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 등을 인수해 자본재 중심의 사업구조로 그룹의 체질 자체를 변화시키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아이젠하워는 “긴급한 것은 중요한 것이 없고, 중요한 것은 긴급하지 않다”고 말했다. 중요한 것은 달리 말하면 소중한 것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런 중요한 것은 대체로 긴급한 내용이 없다. 리더가 미래 비전을 제시하거나, 조직의 미래를 책임질 인재들을 육성하는 일은 매우 중요한 일로 꼽힌다. 그런데 이러한 일은 긴급한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목표를 가지고 꾸준히 추진해 나가야 하는 일이다.

‘선택’을 잘하는 또 하나의 기준은 밀도가 높은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제과회사가 매출은 성장했으나 수익은 오히려 악화돼 큰 고민을 안고 있었다. 그래서 컨설팅회사에 의뢰해 얻은 해법은 “스낵은 줄이고, 껌은 늘려라”는 의외의 결과였다. 부피가 큰 스낵은 8톤 트럭에 800만 원어치밖에 실을 수 없는 반면, 껌은 같은 트럭에 1억 원어치를 운반할 수 있다. 즉 껌을 싣게 되면 물류비, 창고보관비 등 모든 비용이 12.5배 절약돼 이익개선이 용이하다는 것이다. 또한 TV채널을 이리저리 돌려보며 빈둥거리는 1시간과 관심 있는 분야의 책읽기에 몰입하는 1시간이 같은 부피, 같은 밀도일 수는 없다.

함 교수는 “시간은 사건들의 연속이고 결국 시간관리는 사건들을 잘 관리하는 것이다. 사건들을 잘 관리하기 위해서는 효과성이 높으며, 밀도 높은 일을 선택하고 집중해야 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시간관리를 잘하는 마지막 단계는 Execution(실행)이다. 함 교수는 “하루를 분단위로 환산하면 1440분이다. 이 시간의 1%는 약 15분의 시간이다. 하루의 계획을 세우는데 1%의 시간을 할애하라.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계획도 없이 컴퓨터부터 켜는 순간부터 당신은 시간에 지는 것”이라며 “계획을 세운 후에 이를 실행하는 과정에서는 적어도 두 번은 생각하자. 효율성 측면의 긴급성 중독에서 벗어나도록 해보자. 긴급성 중독에 빠지면 성과를 효율적으로 내기가 어려울 수 있다. 효과성 측면에서 두 번은 생각해 보라”고 조언했다.

아울러 함 교수는 중요한 것 Top3 리스트를 작성해 볼 것을 권했다. 이를 통해 하루의 일과 중에 중요한 것 세 가지를 선택했는지 안했는지 여부를 체크할 수 있다.

함병우 리더십퍼실리테이터(Leadership Facilitator)

학력 
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MBA) 경영컨설팅 인적자원개발 전공

경력 
현) 단국대학교 외래교수
현) 삼성SDS 멀티캠퍼스 리더십부문 파트너교수
현) 삼성경제연구소 SERICEO ‘시간관리의 비밀’ 칼럼니스트
전) 프랭클린플래너 마스터 퍼실리테이터

저서 
<나를 위한 시간 혁명, 2013>

- 이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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