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수업
로시오 까르모나 지음-김나영 옮김 / 1만2000원 / 알에이치코리아 펴냄 / 320쪽
누구나 설레는 첫사랑의 기억은 있다. 불꽃처럼 타오른 사랑이든 상대에게 끝내 속내를 드러내 보이지 못한 안타까움의 짝사랑이든 아니면 또 다른 형태의 사랑이든 지금은 되살리기 힘든 감정적 첫사랑의 기억은 그렇게 영원히 ‘나’의 마음속에 존재한다. 스페인의 가수이자 작가인 로시오 까르모나는 이런 첫사랑, 나아가서 사랑의 아련한 기억들을 실연당한 열여섯 살 소녀가 위대한 일곱 편의 문학작품들을 통해 깨우쳐가는 과정을 이 책에 담았다.
사랑에 관한 대중적인 감성으로 승부한 이 소설이 스페인 독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은 것은 일곱 편의 문학에 담긴 사랑의 문법들을 선생님과 함께 공부하고 익히며 자아를 찾아간다는 독특한 설정의 영향도 컸다.
어쩌면 사춘기 소녀의 사랑 찾기로 끝날 수 있었던 이 작품은 작가가 다양하게 인용하고 있는 문학작품들로 독특한 개성과 생기를 찾는다. 모든 시대의 위대한 사랑의 소설을 기반으로 사랑의 문법을 자연스럽게 독자들에게 인지시키는 이 책은 진지하면서도 무겁지 않게 사랑을 풀어가는 세련된 로맨스 소설이다.
- 이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