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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 큐레이터 다이어리]창조경제가 되는 융합예술 ②

융합예술의 무한 가능성 보여준 ‘이상증후군’ 공연은 감동 그 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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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66호 신민 진화랑 실장⁄ 2014.02.17 13:03:00

국내 현대무용수들과 국악밴드 잠비나이가 협업으로 펼친 ‘이상증후군’ 공연은 융합예술이 소규모의 예산과 기술만으로도 충분히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예다.

관람하기 이전에는 뮤지션이 무용공연의 배경음악을 맡는 정도이겠거니 하고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예상외로 노래나 말 한마디도 없는 그 공연은 놀라울 만큼 재미있었다. 무용수들이 ‘ㄷ’자 형태의 블록들을 연기와 함께 움직여가며 무대의 장면을 변화시켰다.

그들은 한 종류의 블록으로 상상할 수 있는 수많은 그림들을 연출했다. 블록의 조합은 욕조가 되기도 하고, 침상이 되었다가 생각하는 의자 또는 추상적 조각 작품이 되기도 했다.

잠비나이는 배경음악 연주자에 머무르지 않았다. 해금, 거문고, 기타 연주자가 무용수들과 동등한 선상에 삼각형으로 분포되어 연극의 일부로 느껴졌다. 심지어 무용수들과 함께 퍼포먼스를 하는 연기자로도 활약했다.

춤을 추는 무용수의 어깨 위에 해금연주자가 앉아 연주를 하는 장면은 특히 환상적인 모습이었다. 피날레는 배우들이 즐겁게 뛰놀다 레몬을 공연장 가득 던지는 퍼포먼스로 막을 내렸다. 레몬향이 관객의 온몸으로 퍼져나가도록 함으로써 환희라는 감정 전달을 극대화시킨 것이다.

진심 어린 박수갈채가 이어졌다. 배우들과 관객들 모두 환희에 가득 찬 모습이었다. 상상력과 기획이 화려한 무대장치를 대신했다. 자본이 필요한 기술 대신 인간의 사고기술이 감동을 창출한 것이다. 이를 통해 진정한 융합예술의 자격조건을 조금은 알 것 같다.

▲엔차오 작가의 스티브 잡스. 사진 = 왕진오 기자


협업의 목표가 어느 한쪽의 예술성이 희생되면서 다른 한쪽이 부각되거나, 아니면 서로가 유명해지기 위한 수단이라기보다는 새로운 제 3의 예술작품을 만들어내는 것일 때 감동을 선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영화 ‘어거스트 러쉬’가 순간 교차됐다. 이 영화는 밴드 뮤지션과 첼리스트 사이에서 태어난 꼬마가 새로운 음악세계를 창조하는 내용이다. 융합예술이 탄생하는 과정을 매우 낭만적으로 그려내어서 동화 같지만 본질은 담겨있었다.

록음악과 클래식 음악의 감성이 조합된 아이는 삶에서 듣는 자연의 소리와 잡음까지도 녹여내어 독창적인 화음을 만들어 낸다. 마치 한편의 소설을 써 낸 듯 여러 재료들을 엮어서 새로운 산물을 창조하는 것이 융합예술의 본질인 것 같다.

김난도 교수의 저서 ‘트렌드 코리아2014’의 ‘하이브리드 패치워크’ 장에서 언급되었듯, 단순히 ‘협력하라’를 넘어, ‘어떻게 협력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실천적 해답을 찾는 것이 지금의 과제이다. 서로의 정체성을 무너뜨리지 않으면서 각 예술간의 에너지와 첨단기술을 짜임새 있게 패치워크 한다면 창조경제가 현실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어거스트러쉬 스틸 컷.


상상력과 기획, 인간의 사고기술이 감동 창출

어떻게 협력할 것인가는 예술에 대한 이해가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찾을 수 있다.

특히, 타 분야와 예술이 협업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형성되어야 할 기반은 예술에 대한 태도이다.

협업을 주도하는 비전문가들에게 예술의 성격과 예술계의 흐름 그리고 예술가의 성향 등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스미도록 하는 절차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협업을 꿈꾸는 이들은 많지만 예술과 예술가에 대한 존중과 동경의 마음이 기저에 형성되어 있지 않으면 이질적인 혼합에 그칠 수 있다.

“혁신은 얼마나 많은 연구 개발비를 투자하느냐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애플이 맥을 세상에 내놓았을 때 IBM은 연구 개발비로 애플보다 최소 100배 이상의 돈을 투자했습니다. 혁신은 돈의 문제가 아닙니다. 혁신은 당신과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그 사람들을 이끄는 리더십에 따라서 얼마나 결과를 얻느냐에 달렸습니다.”

“끊임없이 실패의 위험을 감수하는 사람만이 예술가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밥 딜런과 피카소는 언제나 실패의 위험을 감수했습니다.”

“지금 당장은 위험한 것 같지만 그것은 언제나 좋은 징조입니다. 당신이 그것들을 다른 측면에서 꿰뚫어 볼 수 있다면 큰 성공을 이뤄낼 수 있을 겁니다.” - 스티브 잡스

- 신민 진화랑 실장 (정리 = 왕진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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