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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1조 클럽’ 가입한 모뉴엘, 왜 주목받나? “벤처→중견→대기업 많아야 경제부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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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66호 김경훈 편집국장⁄ 2014.02.17 17:51:28

“모뉴엘 같은 기업을 주목하라”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가 한 말이다. 7년 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최대 가전전시회(CES)에서다. 모뉴엘은 가산디지털단지에 있는 생활가전 전문기업이다. 얼마 전 롯데마트가 내놓은 반값TV를 공급해 이름이 알려졌지만 아직 낯설다.

모뉴엘이 올해 들어 ‘1조(兆) 클럽’에 가입했다. 매출액에서 1조원을 넘겼다. 1조원은 중견기업을 넘어 대기업으로 가는 관문이다. 마(魔)의 길목으로도 불린다. 국가경제 규모와 비전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가구인테리어업체 한샘과 LED조명업체 서울반도체도 각각의 분야에서 최초로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이로써 올해 2월 현재 모두 155개로 늘었다. 


MS 창업자 빌 게이츠 “모뉴엘 같은 회사를 주목하라”

모뉴엘은 한국의 애플로 불린다. 세계 최초로 홈시어터PC(HTPC)를 개발했다. 천편일률적인 PC디자인에서 가능성을 발견해 예술가들에게 디자인을 맡겼다. 신개념 로봇청소기와 식물관리기도 주목받고 있다. 혁신성과 디자인, 아이디어에서 기존의 패러다임을 바꿨다는 평판을 받고 있다. 세계가 이 회사를 주목하는 이유다. 

지능인식 로봇청소기는 먼지가 쌓이면 자동으로 인식해 알아서 청소를 시작한다. 제빵기는 기존의 빵 이외에 찹쌀떡이나 밥빵 등 다양한 레시피를 만들 수 있다. 독신가구와 실버세대 증가를 겨냥했다. 층간소음 갈등이 사회문제화 되는 시점에서 공전의 히트를 치고 있다. 얼마 전 서울인구 1000만명이 25년 만에 무너졌다. 노인인구도 16.6%로 증가세다. 

다양한 세대의 감성을 자극하는 전략도 뛰어나다. 여자의 마음을 읽는 것도 모뉴엘 혁신의 화두다. 청각장애인 엄마를 위한 제품도 히트를 치고 있다. 아기 울음소리를 자동으로 분석해 손목에 찬 기기를 통해 엄마에게 아기의 현재상태를 자동으로 알려준다.      

빌 게이츠의 극찬도 극찬이려니와 이 회사는 올해 1월 CES에서 최고혁신상을 2개 받았다. 이 상은 미국 가전협회와 산업디자인협회의 까다로운 심사를 통해 선정된다. 직원은 230명에 불과하지만 이 중 연구개발(R&D) 인력이 60%를 차지한다. 평균연령은 35세로 젊다. 

직원 22만명인 삼성전자도 올해 최고혁신상을 2개 받았다. LG전자는 직원이 9만명이지만 1개 받았다. 규모에서 절대 열세인 모뉴엘의 약진은 놀랍다. 삼성전자는 그룹 순익의 96%를 차지한다. 쏠림현상이 심하다. 박홍석 사장은 삼성전자 미국지사에서 12년간 일했다. 창업자인 원덕연 부사장은 디자인을 총괄한다. 모두 혁신과 반복, 모험과 용기를 중시한다.


CES서 삼성전자·LG전자에 버금가는 최고혁신상 수상

모뉴엘은 글로벌 대기업의 아성 속에서 틈새시장을 공략했다. 한마디로 아이디어 상품이 대박을 터트린 것이다. 전체매출의 80% 이상이 해외에서 나온다. 2004년 설립된 후 2008년 매출 739억원에서 6년 만에 14배 성장한 셈이다. 1조 클럽 가운데 가장 빠른 성장세다.

모뉴엘은 벤처에서 출발해 중견기업으로, 중견기업을 넘어 대기업으로 비상했다. 오는 4월 500억원을 들여 본사를 제주도 첨단산업단지로 이전한다. 부지 2만2534m2(6820평)에 연구기술센터와 테스트인증센터, 기숙사 등이 들어서면 제주도에서 제일 큰 사옥이 된다. 역시 제주에 있는 글로벌기업 구글 한국지사에 버금가는 위용을 갖춘다. 

모뉴엘 제주이전과 관련해 박상덕 홍보부장은 기자와 통화에서 “가족주의를 중시하고 결속력을 강조하는 창업 취지를 살리기 위한 결정이다. 보다 나은 가정과 보다 나은 생활이 우리 회사 모토다. 창의적 아이디어가 샘솟는 최적의 환경을 제공할 것” 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은 중견기업으로, 중견기업은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기업이 많아져야 국가경제가 부흥한다. 기업을 시작하기는 쉬우나 지키고 이루기는 어렵다. (창업이수성난 創業易守成難)

- 김경훈 편집인 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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