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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원섭 대기자가 만난 사람 - 우원식 민주당 최고위원]정당정책의 모든 것 “현장에 답이 있다”

“정치하는 동안 소외계층 위한 을지로위원회 활동 계속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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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68호 심원섭 기자⁄ 2014.03.03 13:16:34

▲사진 = 정찬대 기자


“을지로위원회를 만들고 8개월 간 대학 비정규직 청소노동자, 대리기사, 자살 편의점주, 경마장의 마필관리사 등 수 없이 많은 ‘을’로 불리는 사람들을 만났다. 그 과정에서 과연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라는 위상 뒤에 가려진 그늘을 해소하는 것이야 말로 정치의 본질이라는 생각을 했다. 특히 국민의 절반 이상이 스스로 ‘나는 하류층’이라고 말하고, 국민 10명중 8명이 부의 분배가 불공정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실정이다.” 민주당 을지로위원회위원장을 맡고 있는 우원식 의원이 CNB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나온 첫 얘기다.

그리고 우 의원은 “을지로위원회를 하면서 가장 안타까웠던 것은 결국 이러한 변화들은 새로운 법이 만들어져서 시행되어야 하기 때문에 우리가 현장을 다니면서 많은 법들을 만들어 냈지만 잘 통과가 안되고 있다는 점”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우 의원은 “‘민주당에 맡기면 틀림없이 이 문제를 해결한다. 우리입장을 대변해 주려고 한다’는 소문들이 커지면 커질수록 튼튼한 기반을 만들고 정치가 다시 태어나는 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길게 할 것이다. 내가 정치를 하는 한 할 것”이라며 “아무리 정책을 잘 만들어도 전달체계가 잘못되면 투영이 안되기 때문에 현장에 가보면 모든 답이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민주당 우원식 의원과 CNB저널과의 일문일답이다.


- 을지로위원회가 구성된 지 10개월이 다 돼 간다. 취지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민주당은 을지로위원회를 만들고 8개월 간 대학 비정규직 청소노동자와 대리기사, 자살 편의점주, 경마장의 마필관리사 등 수 없이 많은 ‘을’로 불리는 사람들을 만났다. 그 과정에서 과연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라는 위상 뒤에 가려진 그늘을 해소하는 것이야 말로 정치의 본질이라는 생각을 했다. 특히 국민의 절반이 스스로 ‘나는 하류층’이라고 말하고, 국민 10명중 8명이 부의 분배가 불공정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실정이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국내의 대기업과 재벌은 특혜와 혜택을 독점하고 있다. 사상 최고치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하고 있지만, 일자리가 늘지도 국민의 삶도 나아지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성장의 과실이 골고루 돌아가지 않는 대한민국의 경제구조를 바꾸지 않고서는 안 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대기업, ‘수퍼갑’만 성장하는 불공정한 경제구조를 개선하는 것이며, 그 해법이 경제민주화이고, 경제민주화는 국민 개개인의 삶을 개선하고 침체에 빠진 대한민국 경제를 새롭게 성장시키는 동력이라고 생각한다.”


- 그동안 적지 않은 성과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경쟁 정당과의 정쟁이 아니라 서민과 중산층의 생존과 삶의 문제에 천착한 새로운 정당 활동의 모습을 제시했다. 서민과 중산층의 생존과 생활의 현장에서 제기되는 문제에 관한 민원제기와 의견청취, 상대방 대기업 방문, 관현 행정기관 방문 등의 다양한 방법을 통하여 이를 사회적, 정치적 의제화 하는데 성과를 냈다.

반복적 또는 여러 사안으로 제기되는 문제에 대해서는 입법과 국정감사의 주요의제로 선정하여 제도적 해결을 추진함으로써 개별사안과 제도적 해결을 접목시켜냈다.

종전의 경제민주화의 이슈가 재벌개혁의 이슈 중심이어서 서민과 중산층 대중의 입장에서는 잘 되면 박수칠 일이지만 자신의 생존이나 삶의 문제로까지 받아들이기는 어려웠으나 경제민주화 문제를 대중적 사회적, 정치적 이슈로 확대하는데 상당한 기여를 했다.

구체적으로 남양유업, 한국GM, 배상면주가, CJ대한통운, 현대제철, CJ제일제당, 중소카센터, 매일유업, 교보문고, 태광티브로드, 크라운제과, 미니스톱, 롯데마트(미페), 홈플러스 옷 수선점 등을 타결했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이자제한법, 불법채권추심방지법, 대부업법, 건설노동자지원법 등을 통과시켰다.”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위원들이 2월 19일 ‘염전 노예’ 파문으로 문제가 된 전남 신안군 신의도의 한 염전을 찾아 둘러보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 언제까지 을지로위원회를 유지할 생각인가.

“내가 정치를 하는 한 계속 할 생각이다. 을지로위원회는 결국은 시간싸움이라고 본다. 그동안 정치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일반인들이 정치인을 볼 때 굉장히 거리가 먼 사람으로 생각했다. 특히 서민들이 자신들에게 문제가 있을 때는 국회라는 데가 문턱이 굉장히 높아 찾아오기가  쉽지 않은 곳이기도 하다.

그리고 국회의원들도 정말 그들의 일을 해결하기 위해 현장에 들어가서 집요하게 해결하려고 했는가라고 생각해보면 그렇지 못했다. 사실 우리 민주당부터도 그랬다. 지금은 아니지만 예전에는 당사 앞에 경찰 세워놓고 그랬다. 당의 민원실 등 서비스 창구가 북적거렸는데 지금은 을지로위원회를 제외하고는 거의 찾아오는 사람이 없다.

더구나 당에 민원전화도 거의 없다. 을지로위원회는 문제를 풀어준다는 소문이 나서 많이 걸려오고 있다. 요즘 계속 발표하는 것이 을들의 눈물이 몰리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솔직히 이러한 기사들은 재미없다. 언론은 ‘어느 국회의원이 돈 먹었다’ ‘치고 받고 싸운다’ 하는 것들이 기사가 되지만 을지로위원회는 열심히 하는 데도 불구하고 기사화되기 힘들다.

그래서 언론을 통해서 국민들에게 알려질 것 같지는 않고 정치의 변화라는 게 단번에 국민들에게 바짝 인기를 얻지는 못하지만 국민들의 말과 말로 입에서 입으로 ‘민주당에 맡기면 틀림없이 이 문제를 해결한다. 우리입장을 대변해 주려고 한다’는 소문들이 커지면 커질수록 튼튼한 기반을 만들고 정치가 다시 태어나는 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길게 할 것이다. 내가 정치를 하는 한 할 것이다.”


-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을 맡게 된 특별한 동기가 있는가.

“특별한 동기가 있었기 보다는 지난 해 5월 최고위원 선거 당시 내 홍보책자의 슬로건이 ‘현장에 답이 있다’였다. 이 구절은 나의 정치 철학이기도 하다.

모든 정책이 투영되는 데가 현장이고 자기 동네다. 동네 가보면 정책이 뭐가 잘됐는지 못됐는지 다 알 수 있다. 아무리 정책을 잘 만들어도 전달체계가 잘못되면 동네에 투영 안되기 때문에 현장에 가보면 모든 답이 다 있다. 그래서 현장을 찾아가야 되는 건데 오랜 정치생활 동안 지난해 최고위원에 출마할 때 이런 정치를 해보고 싶어서 출마했다. 그때 쓴 책 제목이 ‘그래도 정치는 희망이다’였다. 현장에서 답을 찾고 어려운 사람들의 눈물을 닦고 그 사람들에게 말하게 하면 정치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아무리 정치가 욕을 먹어도 그래도 ‘정치는 희망’이라고 봤다. 결국 정치에서 답을 찾아야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 와중에 최고위원 경선 기간에 남양유업 사태가 터졌다.

그때 그것을 보면서 ‘아 이거다’ 했고 김한길 대표가 ‘을을 위한 당’으로 해야겠다고 해서 나하고 생각이 딱 맞았다. 그래서 내가 을지로위원회를 제안했고 김 대표가 흔쾌히 승락해서   ‘을을 지키기 위한 국민운동본부’를 만들었다. 위원장을 맡아서 명칭이 너무 길어 ‘을을 지키는 길로’로 고쳐서 그것을 줄여 ‘을지로’로 바꾸었다. 을지로가 을지문덕 장군이 수나라의 대병을 막고 국민을 지켰다는 업적을 기리기 위해 도로이름을 지어졌지만. 우리는 ‘갑의 횡포를 막고 국민들을 지키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 기초정당공천 폐지와 관련해 민주당이 딜레마에 빠졌다는 시각이 많다.

“새누리당이 기초선거공천 폐지 약속을 저버려 민주당조차도 그 약속을 지킬 수 없게 만들었다. 새누리당이 기초선거공천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약속을 지켜 무공천을 할 경우 현행 선거법 상 민주당 소속 당원이나 기초의원, 단체장은 이럴 경우 당적을 갖고는 출마할 수 없기 때문에 모든 기초선거 지역구에 무공천해야 한다.

그러면 대략 1만여명의 당원이 탈당을 하고 출마해야 하는데, 이 분들은 민주당이 핵심 당원이며 자산들인 사람이다. 집단 탈당으로 인한 민주당 내의 혼란이 불 보듯 뻔한 상황에서 무공천이라는 방법을 택한다는 것은 사실상 자살행위에 가까우며, 이것이 과연 국민들에게 약속을 지키는 방식인지 회의적인 것이다. 그러므로 가장 중요한 것은 새누리당이 지금이라도 약속을 지키도록 최대한 압박하고 관련법을 개정해 순조롭게 정당이 공천 기득권을 포기하는 것인데, 새누리당이 막무가내로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무척 어려움이 많다.” 

▲심원섭 기자와 대담 중인 우원식 의원(왼쪽). 사진 = 정찬대 기자


- 김한길 대표가 발표한 정치혁신 내용과 관련해 당내 친노 강경파 등 일부 의원들의 반발이 수그러들 것 같지 않고 있다. 어떻게 설득할 생각인가.

“당내에 김한길 대표의 정치혁신 내용을 둘러싸고 계파로서 ‘친노 강경파’ 반대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지만 그것과 별개로 현재 민주당의 위치에서 이 정도 혁신안을 갖고 과연 혁신이라고 부를 수 있겠는가 하는 의문은 지도부인 저 자신부터 갖고 있다. 당 혁신의 요체는 당 조직의 변화, 선거 과정에서 민주적이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공천, 민주당의 정강, 정책에 걸 맞는 개혁공천이 핵심이다.

당이 민생 정당으로서 자리매김 하기 위해 노동, 농민, 자영업, 중소기업 등 다양한 민생 분야를 전담할 조직의 상설화 등 민생 중심 정당으로 변모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 점이 빠져 있고, 경제민주화와 보편적 복지를 지향할 정책 선거, 이를 실현할 방도와 계책이 발표되지 않아 진정한 혁신안인가 하는 걱정은 갖고 있다.”


- 정치혁신안 내용 중 가장 내세울만한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는가.

“우선 민주당은 그동안 국민들이 바라는 정치를 하기 위해 수많은 ‘최초의 정치제도’를 실시해온바 있으며 그리고 많은 변화를 이끌어냈다. 또한 2002년 한국 정당 사상 최초로 ‘국민참여경선제’를 실시해서 국민의 손으로 직접 대통령 후보를 결정하는 역사를 만들었고, 2004년에는 고비용 저효율로 지적되어 온 지구당제도를 폐지했다.

이 개혁정신에 걸맞게 정치혁신안을 내놓았지만 그 중 각종 선출직 당직에 ‘직접당원투표제’를 확대 실시, 공직자후보자는 원칙적으로 당원과 국민이 선출하는 국민참여경선 실시, 공천 심사 시 비리혐의로 ‘형사 기소’된 자에 대해서는 그 내용을 확인해서 공천배제, 또 공천과정에서 금품수수 등 각종 공천비리가 확인되면 즉각적인 공천취소와 출당조치 등은 국회 특권 내려놓기 차원에서 의미있는 혁신안이라고 생각한다.”


-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연합과의 혁신·새정치 경쟁에서 우위에 설수 있다고 보는가.

“민주당과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연합과는 세 가지 큰 차이가 있다.

첫째는, 아직 국민의 신뢰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내부적으로 동요도 있고 부족하기도 하지만 민주당의 화두는 역시 민주주의와 민생이고, 안 의원의 화두는 새 정치다. 민주당은 구체적으로 법과 예산과 현장에서 분명하고 또렷하게 주장을 하고 있지만 안 의원은 분명치 않은 주제로 행동해 잘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두 번째로는 안 의원이 한 재래시장에서 경제민주화와 민생 살리기 위한 10대 과제를 발표하고 법안이 통과되지 않는 책임을 여야 정쟁으로 돌렸다. 그러나 그 10대 과제는 민주당 을지로위원들을 중심으로 해서 민주당 의원들이 발의하고 추진해온 내용들을 이름만 바꿔서 내놓은 것이다. 민주당이 박근혜정부와 새누리당의 반대에 맞서 민생법안 통과를 위해 싸우는 것은 안 의원의 표현대로 하면 여야 정쟁이다. 민주당은 단식농성, 철야농성이라는 수단까지 동원해 민생법안을 관철해 왔는데, 정작 안 의원은 무슨 노력을 했는지 이야기를 들어본 바가 없다.

세 번째는, 민주당은 불통의 새누리당, 박근혜정부와 민주주의와 민생을 위해 맞서고 있지만, 안 의원은 새누리당에 대한 태도가 분명치 않다. 이런 부분들은 국민들이 차츰 판단해 가실 거라 믿는다. 민주당은 민주당의 길로 가야 한다. 민주당만 갖고 있는 장점, 민생과 민주주의라는 화두를 중심으로 민생은 제도와 현장에서 또렷한 목소리를 내며 민주주의를 위해선 위험을 무릅쓰고 박근혜정부와 맞서는 노력을 동요 없이 해 나가야 한다.”


- 이러한 정치혁신안들이 결국은 코앞에 다가온 6·4 지방선거와도 관련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민주당의 승리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적지 않다.

“문제는 말이 아니라 실천이고, 독한 실천만이 지금 민주당이 놓여있는 어려운 여건을 돌파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민주당 안팎에는 다양한 혁신안이 제기되었고 민주당이 해내겠다는 약속을 수없이 했었다. 그러나 말로만 그치고 실천하는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 혁신안이 없어서가 아니라 실천하지 못해서 국민들의 신뢰를 얻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새누리당이 기초선거 정당공천 문제를 저렇게 몰상식하게 헌신짝처럼 내던져도 당당한 이유는 민주당도 도매급으로 국민들이 바라보고 있다는 오만한 인식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방선거 공천과 관련하여 후보의 도덕성 기준을 강화하고, 책임정치를 구현하기 위한 공약이행율, 정체성을 분명히 하게 하기 위한 서민정책 실현 정도 등을 엄정한 공천기준으로 세워서 대대적인 공천개혁, 인물교체가 일어나도록 해서 정당혁신으로 일신하는 민주당, 혁신하는 민주당의 면모를 보여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야한다.

민주당의 위기는 비단 민주당 정치의 위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당정치의 위기이며, 동시에 민주주의 전반에 위기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따라서 민주당이 살고자 혁신하는 것이 아니라 정당정치를 제대로 정착시키고 민주주의를 살리는 길이라는 자세로 혁신해야 한다.”

- 심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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