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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철현 건강 칼럼]‘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주의보

조기에 적극적인 치료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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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69호 조철현 고려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2014.03.10 13:17:51

얼마 전 경주시 양남면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990㎡) 지붕이 붕괴해 당시 신입생 환영회에 참석하고 있던 부산외대 대학생 9명과 이벤트 회사 직원 1명이 숨지고 100여명이 넘게 부상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특히 이런 종류의 대형 재난사고는 사고현장에 있었던 피해 당사자들뿐 아니라 재난 현장을 목격했거나 구조에 나섰던 소방관들에게도 정신적 고통을 안겨준다. 목격자·구조자·동행인 등도 사고를 당한 사람과 비슷한 심리적 불안과 죄책감 등을 느끼는 이른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를 겪는 것이다.


대표적인 정신과적 질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란 화재나 교통사고 및 성폭행 등 생명을 위협하는 사건을 경험한 후 심리적 외상으로 인해 불안을 느끼고 당시의 상황을 재경험하고 반복적으로 회피하며 정신적·신체적 고통을 느끼는 대표적인 정신과적 질환이다.

주된 증상으로는 당시 겪었던 사고를 계속해서 떠올리거나 악몽에 시달리는 재경험 증상, 사고와 비슷한 상황에 놓이는 것을 극도로 기피하고 두려워하는 회피 증상, 사소한 자극에도 예민하고 극렬하게 반응하는 과각성 증상 등이 있다.

일반적으로 이유 없이 온몸이 떨리거나 땀을 흘리는 것과 같은 자율 신경계 증상을 동반하며, 내가 누구인지 또는 특정한 사건에 대해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등의 해리 증상, 공황발작, 환청과 같은 지각이상 등을 경험할 수 있다.

또한, 우울, 짜증, 불쾌 등의 부정적 감정을 강렬하게 겪기 때문에 지속적인 과민 상태에 있다. 따라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환자들은 지나치게 폭발적이거나 갑작스러운 충동적 행동을 보일 때도 있으며 약물이나 알코올 남용에 빠질 가능성도 높다.


조기 치료가 가장 경과 좋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단 한 번의 사고로 발병할 수 있으며, 신체적인 부상보다 회복하는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평생 동안 고통에 시달릴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예방과 치료가 절실하다. 특히 나이가 어리거나 다른 정신적 질환을 동반한 경우 증세가 더욱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빠른 치료가 중요하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가장 경과가 좋으므로 빠른 시일 내에 전문가와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주로 약물치료와 정신치료를 병행한 치료가 이뤄지며 약물치료로는 항우울제나 항불안제를 사용해 불안이나 우울로 인한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정신치료는 정신분석적 정신치료, 인지행동치료, EMDR 등이 주로 사용된다. 이 중 인지행동치료는 PTSD에 보다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정신치료법으로 인지치료와 행동치료, 두 가지를 병행하는 방법이다. 인지치료는 환자가 가지고 있는 비현실적인 믿음이나 생각들을 스스로 발견하고 수정할 수 있도록 돕는 치료법으로 현실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수용할 수 있도록 한다.

행동치료는 학습이론에 근거해 환자가 자기 행동을 관찰하고 분석해서 문제행동을 바꿔나가도록 돕는 치료법이다. 이 치료법은 바람직한 행동은 더 많이 하도록 하고 그렇지 못한 행동은 줄여준다. 마음이 불안한 상황에서 적절하고 효과적으로 반응하도록 대처방법을 익히게 하는 것이다.

이외에도 가족이나 친구들의 지지를 받으며 사고를 같이 경험한 사람들과 함께 집단치료를 하면서 서로 응원하는 것도 치료에 매우 효과적이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증상이 오래 지속되면 자괴감이 깊어지고, 우울 증상이 나타나 자살로 이어지기도 하기 때문에 자신의 고통을 과소평가하거나 숨기지 말고, 전문가와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마음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 조철현 고려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정리 = 이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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