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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해외명품, 왜 우리나라만 유독 비쌀까? “규제완화와 병행수입 활성화가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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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69호 김경훈 편집인 겸 편집국장⁄ 2014.03.10 13:29:56

10조원과 1조원…지난 해 우리나라 경제현상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통계수치다. 앞 10조원은 우리 국민이 해외에서 쓴 카드사용액으로 역대 최고다. 뒤 1조원은 온라인쇼핑몰을 통해 해외에서 직접 구매(해외직구)한 금액이다. 해외직구 화물은 1000만 건을 넘었다.

해외 씀씀이가 커진 건 출국자가 늘었기 때문이지만 정작 중요한 이유는 딴 데 있다. 쓸데없는 규제로 국내에서 돈 쓰기가 더 어렵기 때문이다. 아직도 골프에 특별소비세를 메기고 공무원에 골프금지령을 내린다. 해외명품은 우리나라가 외국에 비해 훨씬 비싸다. 아이스크림부터 명품시계까지 미국·일본에 비해 두 세배나 된다. 그러니 해외로 나가 돈쓰기 바쁘다.


해외 카드사용 10조원, ‘해외직구’ 1조원 돌파   

집권 2년 차를 맞은 박근혜정부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핵심은 내수살리기와 규제완화다.  시들어가는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기에는 내수살리기 만한 게 없다. 그것을 실현하는 방법이 규제완화다. 그러나 이 두 가지가 따로 놀다보면 이도저도 안 된다. 이제 내수시장에 대한 인식과 발상을 바꿀 때다. 눈을 조금만 밖으로 돌리면 내수시장은 상상 이상이다.   

아등바등 국민에게 내수살리기를 호소하는 시대는 지났다. 분명 한계가 있다. 남북한 해봐야 7500만명 시장이다. 중국 동북3성 재중동포 185만명을 합쳐도 한민족경제권은 8000만명이 채 안 된다. 국산품 애용 식으로 애국심을 고취하는 건 글로벌 경쟁시대를 역행한다.

한류열풍에서 해답을 찾자. 세계가 케이 팝(K-POP), 케이 푸드(K-FOOD)에 주목하듯, 우리는 케이 존(K-ZONE)을 주목하자. 인천국제공항은 서비스나 인프라에서 부동의 세계1위다. 케이 존은 거기서 비행기로 3시간 거리인 반경 2000km를 일컫는다. 일본과 중국, 몽골을 포함해 인구 100만명 이상 대도시가 147개나 있다. 핵심 소비자만 4억명이 산다.

우리의 내수시장은 8000만명이 아니라 4억명이다. 이들을 주 타깃으로 하는 제도적 법적 장치가 뒷받침돼야 한다. 그들의 국내소비를 획기적으로 늘려야 옳다. 중국 관광객은 큰 내수자원이다. 그러나 그들 중 8%만 호텔에 투숙하고 나머지는 모텔이나 찜질방을 이용한다. 과도한 숙박업소 규제 때문이다. 케이 존 거주자의 국내 온라인쇼핑몰 구매도 늘려야 한다.

내수살리기는 규제완화를 통해 실현된다. 규제완화라는 말은 1993년 김영삼 대통령 시절 처음 등장했다. 20년을 훌쩍 넘겼지만 아직도 진행 중이다. 규제는 내수를 짓누르는 암적 존재다. 해외직구족의 증가는 소비시장의 개방 확대를 의미하는 글로벌 시장의 한 단면이다.


케이 팝, 케이 푸드 넘어 케이 존(K-ZONE) 주목해야

해외직구 역시 국내에서 쓸 돈을 외국에 쓰는 거다. 4년 전에 비해 10배나 커졌다. 품목도 의류나 건강식품에서 유아용품과 식품, 가전까지 확대되고 있다. 독점 수입업체의 횡포부터 막아야 한다. 그들의 가격 부풀리기는 도를 넘었다. 금감원 전자공시를 보면 루이비통코리아 등 독점수입업체의 ‘먹튀’가 낱낱이 드러난다. 기부금을 한 푼도 안 내는 곳도 많다. 

병행수입을 활성화해야 한다. 공급자끼리 경쟁을 유도해야 옳다. 국내 독점 판매권을 가진 수입업자가 아니어도 같은 물품을 들여와 팔 수 있게 해야 한다. 박근혜정부는 ‘통관인증제’를 통해 병행수입을 가로막는 규제를 풀어주기로 했지만 아직 과제가 많다. 공인인증제나 AS, 환불규정 정비 등 수두룩하다. 1995년 병행수입이 허용된 지 20년이 넘었다.  

지난 해 10월 발족한 병행수입협회 공병주 회장(서영인터내셔널 대표)은 필자와 통화에서 “정부의 지원책이 수출업체 위주로 돼 있어 안타깝다. 특히 금융세제지원에 있어 수입업체는 상대적인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 병행수입 활성화는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성큼 다가온 6·4지방선거, 선거철 반짝하는 내수는 일종의 착시현상이다. 발상을 전환한 내수살리기와 규제완화 등 실질적 행보가 절실하다. 실사구시(實事求是) 경제가 미래다.

- 김경훈 편집인 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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