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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이 미래다 - 권순범 이큐브랩 대표]태양광 이용 쓰레기통, 해외서도 선풍적 인기

태양광으로 전력공급 ‘클린큐브’…압축기능 탑재, 최고 8배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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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71호 이성호 기자⁄ 2014.03.24 13:37:58

▲사진 = 정의식 기자


글로벌 경제 침체로 지속적인 불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새롭고 독특한 아이템으로 활기차게 해외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청년 벤처기업이 있어 눈길을 모은다. 2011년 7월 설립된 이큐브랩은 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 창조경제의 모델이다. 이 회사 주력제품은 ‘클린큐브’라는 쓰레기통이다. 단순한 쓰레기통이 아니라 신재생에너지·IT 기술 등이 결합된 최첨단 태양광 압축 가로변 쓰레기통이다. 태양광으로 전력을 공급받아 쓰레기가 차면 압축, 일반 쓰레기통 보다 6~8배 많은 양의 쓰레기를 담을 수 있다. 쓰레기 적재량과 쓰레기통의 상태정보는 실시간으로 관리자에게 제공된다.

이 같은 신개념 시스템은 대내외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 3년 남짓한 회사임에도 ▲중소기업청 ‘예비기술창업자 육성 사업’ 선정 ▲영국문화원-LRQA ‘2011 환경개선 우수 프로젝트’ 수상 ▲주한유럽상공회의소 ‘Business Plan Competition’ 대상 ▲에너지관리공단 ‘신재생에너지 해외진출지원사업’ 선정 ▲한국지식재산보호협회 ‘국제지재권분쟁 컨설팅 사업’ 선정 ▲중소기업청 ‘산학협력 공동 기술개발 지원사업’ 선정 ▲쿨리지코너 인베스트먼트로부터 벤처투자 Series A 진행 ▲중기청·벤처투자협회 ‘투자연계 기술개발 지원 사업’ 선정 ▲한국환경사업기술원 ‘환경기술 국제공동 현지 사업화 지원사업’ 선정 등 화려한 이력을 자랑한다. 

이큐브랩을 이끌고 있는 권순범 대표이사는 올해 27살의 당찬 청년이다. 창의적 제품으로 국내는 물론 세계 공략에 나서고 있는 그에게 두려움이란 없다. 젊은 패기하나로 도전을 멈추지 않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젊은 나이에 창업을 하게 된 계기는.

무언가 엄청난 사업을 해야겠다고 시작한 것은 아니다. 연세대학교에서 전기전자공학을 전공했는데(현재 4학년 휴학 중) 학교 앞 신촌 길거리가 너무 더러웠다. 쓰레기통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항상 넘쳐있었고 지저분해 문제가 있다고 느꼈다. 집에 있는 쓰레기통은 넘치려고 하면 발로 밟아주곤 하는데, 길거리 쓰레기통은 우리 모두의 것이지만 누구의 것도 아닌 것처럼 관리가 안됐다.

24시간 붙어서 관리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쓰레기를 좀 눌러줬으면 좋겠다는 막연한 생각이 들었다. 공대생이다 보니 신재생에너지 중에서 가장 보편화된 태양광 등을 이용해 눌러주면 좋지 않을까? 라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친구들과 가볍게 만들어 볼 생각으로 청계천에 가서 필요한 부품을 사고 철을 깎아서 제품을 완성했다. 2010년의 일이다. 처음 만들어보고 모양새가 조악하긴 했지만 하면 되겠다는 확신이 생겼다.


- 시제품을 만들고 바로 회사를 설립했나.

금방 뭔가 될 것 같았지만 착각이었다. 기능이 되는 것과 돈을 받고 파는 제품으로 만드는 것은 전혀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다. 처음에는 학생들 작품 만들듯이 재미로 만들어 봤지만 하다 보니 더 제대로 만들어 보고 싶었고 제품의 효과나 경제적 장점 등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정리가 되면서 정부 지원사업에 신청도 하고 창업경진대회 등에 출품했다. 다행히 제품이 독특하고 우리가 추구하고자 하는 가치들이 인정을 받아 대상도 여러 번 받았다.

대부분 아이템을 떠올리지만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 솔직히 혼자하려고 했다면 못했다. 사회적기업 봉사단체에서 만난 친구들과 창업을 같이 하게 된 것이다. 이 친구들은 사회적으로 좋은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제품이나 솔루션 등에 관심이 많았다. 한번 해보자. 생각처럼 만들어지기만 한다면 괜찮을 것 같다고 의기투합했다. 사업을 해서 돈을 많이 벌어 보자는 것이 아니라 그냥 그 자체로 의미가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해 회사를 설립했다.


- 클린큐브는 어떤 제품인가.

클린큐브는 가로변 용도의 태양광 압축쓰레기통이다. 태양광으로 에너지를 충전해 어느 정도 쓰레기가 차면 센서로 인식, 500kg의 힘으로 압축을 해준다. 클린큐브 설치 시 제공되는 클린큐브네트웍스는 가로변 폐기물 관리 솔루션이다. 클린큐브에서 압축하고 또 압축한 쓰레기가 얼마나 적재돼 있는지 등의 정보를 관리자들에게 알려준다.

즉 쓰레기를 수거해야 하는 분들에게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시스템이다. 데이터를 보고 꽉 찬 쓰레기통을 확인할 수 있어 어느 경로로 수거하면 되는지 파악할 수 있다. 실시간 말고도 누적 데이터를 통해 쓰레기가 자주 차는 곳은 어딘지 확인할 수 있고 과거에 비해 지금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는지, 타 지자체 등 다른 사용자랑 비교해 볼 수 있다. 태양광 자체수명은 반영구적이며 배터리는 약 3년 주기로 갈아준다.


- 클린큐브와 비슷한 제품 및 차별성은.

국내에는 없고 미국에 ‘빅벨리솔라’라는 회사가 쓰레기·재활용 관리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클린큐브와 콘셉트는 유사하나 목적과 타깃 시장 자체가 다르다. 미국시장과 한국시장이 가지고 있는 여건이 다름에 따라 구조적으로도 완전히 다른 제품이다. 이큐브랩만의 메커니즘을 개발해 국내·해외특허를 가지고 있다.

한국시장은 미국 보다 힘든 환경을 가지고 있다. 종량제 봉투를 사용해야 하고 재활용도 해야 된다. 그러다 보니 좀 더 어려운 환경에 적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사실 미국은 폐기물 산업부문이 후진적이라고 볼 수 있다. 재활용을 안 한다. 반면 유럽이나 호주 등 국가들은 우리나라와 상황이 비슷해 적용성이 굉장히 크다. 이에 미국보다는 이들 나라로 진출할 때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것 같다.


- 쓰레기를 압축하면 부탄가스 등 폭발 위험은.

클린큐브의 원리는 태양광으로 자가발전하면서 쓰레기를 눌러주는 것이다. 부탄가스가 폭발하려면 그 주변이 모두 딱딱한 것이 있어야 한다. 강체 즉 딱딱한 것들만 있으면 터질 수도 있지만 일반쓰레기들과 같이 혼합돼 있어 그럴 일은 없다. 테스트도 많이 해봤는데 절대 안 터진다. 만약 폭발을 일으킨다 하더라도 제품 내구성이 좋아 문제는 없다.


- 신제품 개발은.

현재 새로 개발한 모델의 경우 옆에 LED 백라이트 패널이 있다. 버스 중앙차선정류장 광고판에 불이 들어오는 개념이다. 이전에는 전력량이 안 돼 설치할 수 없었지만 소모전류를 낮추고 전력량을 증가시키는 버전업(연구개발)을 한 결과 과거보다 효율이 30배가량 좋아졌다. 이에 LED 백라이트에 공급할 전력이 생겼고 광고패널로써 쓸 수 있게 만든 것이다. 쉽게 이야기하면 구매자 즉 지자체나 기업에서 페이백을 할 수 있는 툴을 제공하고 있다.

▲사진 = 정의식 기자


- 사업상 애로점은.

지난해에는 국내영업을 못했다. 조달등록이 안됐기 때문이다. 새로운 제품이다 보니 코드가 없어서 등록이 쉽지 않았다. 쓰레기통으로 들어가기도 힘들고 그렇다고 쓰레기통이 아닌 새로운 분류로 하자니 쓰레기통 입찰에 참여할 수 없었다. 이에 쓰레기통 분류에 등록하려고 계속 시도를 했고 결국 최근 등록을 마쳤다. 하지만 태양광 압축 쓰레기통은 우리밖에 제조를 안하다보니 경쟁 입찰이 안 돼 사실상 제품을 팔 경로가 막혔다. 조달우수제품으로 등록이 되지 않으면 수의계약이 힘들기 때문에 현재 조달우수제품 인증을 받는 것을 준비하고 있다. 이 말은 조달우수제품 인증을 받기 전까지는 국내 지자체 등에 공급하기 힘들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방법은 있다. 지자체가 클린큐브 설치를 승인하고 기업 등 스폰서를 구하면 된다는 생각에 그런 방향으로 접근하고 있다. 클린큐브 옆면의 광고패널도 그래서 만들게 된 것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관련 산업이 정부중심으로 돌아가다 보니 먼저 조달청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진전이 없기에, 시장 규모가 크고 니즈도 많은 해외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따라서 해외시장에서 제품을 내놓을 때 쓰레기 수거 시스템에서 더 코스트를 줄이는 방법, 솔루션과 하드웨어를 어떻게 제공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테스트하고 있다.


- 우리나라보다 해외수출에 주력하나.

서울대·연세대·고려대·동국대 등 학교에서만 약 70여대가 설치·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학교에서는 클린큐브의 효율을 느끼기 조금 어렵다. 담당하는 분들이 쓰레기를 자주 치워 효과를 보기 애매한 면이 있다.

클린큐브의 효과를 제대로 만끽하려면 우리나라보다는 해외로 나가야 한다. 이 제품이 해외에 적합한 이유는 코스트를 낮추는 모델이기 때문이다. 수거 횟수를 줄이고 수거 차량의 동선 횟수를 줄인다. 인건비·유류비·차량운행비를 줄이는 모델이다. 현재까지 사우디·UAE 등에 수출했다. 특히 인건비가 높고 땅이 크며 환경에 관심이 많은 호주·유럽국가들이 해외 전시에 나갔을 때 관심이 매우 높다.

클린큐브네트웍스를 활용하기 위해선 각 나라마다 통신자 협약을 맺어야 하기에 전 세계에 망을 가지고 있는 세계적인 통신회사 Vodafone과 M2M 파트너십을 맺어 해외시장 개척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호주의 경우 현지 파트너사가 있다. URM이라는 쓰레기를 수거하는 전문 대기업으로 판매자 겸 클린큐브를 직접 사용하기도 한다. 또 지난해 12월 프랑스 전시회에 다녀와 성과를 봤는데 현재 프랑스·독일 등의 현지 파트너들과 계약 체결을 추진, 사업을 진행하는 단계다.


-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창업자금 1000만원으로 시작했고 현재 사원수는 12명이다. 젊은 나이에 회사를 설립하니 걱정하는 분도 있었지만 다시 과거로 돌아간다고 해도 또 할 것이다. 그러나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기 때문에 무턱대고 주변에 창업을 하라고 권유하진 않는다. 안 좋은 케이스도 많고 운도 많이 필요하다. 맨땅에서 처음부터 모든 것을 다 만들어가야 한다. 그런데 정말로 사업을 하고 싶은데 겁이 나서 못한다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겁나서 못할 것은 아니고 본인에게 맞는지 안 맞는지 스스로 냉철하게 판단을 해야 한다. 힘든 길을 선택하는 것은 자신의 판단에 달려있다.

특히 좋은 아이템이 떠올라 무작정 사업을 하겠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훌륭한 아이템이 떠올랐을 경우 분명 그 아이템은 다른 사람에게도 생각날 확률이 99.9%다. 기발한 생각으로 숨겨놓고 싶지만 나보다 먼저 생각한 사람이 무조건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 제품이 생산이 안 되거나 서비스가 없는 이유를 따져보면, 생각은 하는데 실행을 안 하는 사람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안 되고 안 좋은 제품·서비스라서 세상에 없는 것이 아니라 시도를 안 해서 빛을 못보고 있는 것이다. 계속 누군가에 의해서 신제품·신서비스가 세상에 나오고 있는데, 이는 생각은 누구나 했겠지만 실행을 하느냐 안하냐의 차이다. 아이디어의 제품화를 충분히 고민해보고 될 거 같고 해보겠다는 확신이 들면 시도하면 된다. 그러나 경계해야 할 것은 막연하게 “그래 실행하면 되는 거였어”라고 막무가내로 덤벼들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강조하건데 수없이 생각해보고 정말 확신이 있어야 한다. 남한테 보여줄 요량으로 제안서를 써보면 더 깊이 공부하고, 고민하게 되며 객관적으로 파악하게 된다. 이 제안서를 보여줬을 때 들어오는 피드백이 있다. 이런 것들을 종합해서 괜찮다 싶으면 정부나 기관에서 지원해주는 창업프로그램에 문을 두드리면 많은 도움이 된다. 무작정 리스크가 크게 회사부터 차리는 것이 아니라 사업화의 가능성을 검증해 볼 수 있는 툴인 창업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하길 권한다.


- 이큐브랩, 어떤 회사를 꿈꾸는가.

제품을 팔아서 돈을 많이 벌어야겠다는 것이 아니라 솔루션에서 가치를 찾아야겠다는 마음으로 회사를 꾸려나가고 있다. 사업적으로는 솔루션에서 강점을 갖고 쓰레기 수거 기업이랑 관계를 맺어가는 것이 지금 할 일이다. 클린큐브의 제품성은 세계 1위라고 자부한다. 우수성을 앞세워 클린큐브로 관계를 튼 다음 메인 마켓에 우리가 제공하는 수거 솔루션을 넓혀 간다는 구상이다. 쓰레기통 뿐만 아니라 옳다고 생각하는 솔루션을 하나하나 만들어 나갈 것이고 궁극적으로 토탈 친환경기업을 꿈꾸고 있다.

제품을 만들고 나서 사업화를 할 것인지 말지 고민을 많이 했다. 사업하기 위해 제품을 만든 것이 아니라 제품이 있어서 고민을 한 것이다. 앞으로도 재밌게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다. 그렇다고 놀면서 하자는 게 아니라 열심히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실행하고 그 결과를 지켜보고 책임진다는 의미다. 사이클 전체를 다 경험하고 관리·운영하는 것은 굉장히 재밌는 일이다. 

남이 시켜서 하는 것도 아니고 생각만 던져주고 직원들로부터 결과만 받아서 뒤처리만 하는 것이 아니기에, 계속 즐겁게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다. 어영부영하는 것이 아니라 열심히 일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성취 등에서 그러한 것들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나를 포함해 직원들의 평균 연령은 27세로 전체가 미혼자다. 대리·과장·부장 등 직급도 없어 별명이나 이름만 부른다. 이러한 수평적 회사분위기를 가져가 각자 자기의 의견을 기탄없이 개진할 수 있게 하고 있다. 다들 일하고 싶은 회사를 만들어가고 싶은 것이 목표다.

- 이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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