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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억윤 골프 세상만사]기다려지는 4월…그린 자켓은 누구에게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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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72호 유억윤 골프칼럼니스트협회 이사⁄ 2014.03.31 13:42:55

제주 서귀포에서 터지기 시작한 벚꽃의 꽃망울은 봄비를 기다려온 한을 푸느라 그 절정을 향한 팝콘의 퍼레이드를 화려하게 펼치고 있다. 그러면서 시작하는 이 봄은 세상에 사는 모든 이들에게 새로운 생동감과 희망을 용솟음치게 해준다.

특별히 골프를 사랑하는 모든 분들은 지난 겨우내 딱딱하게 얼어서 굳은 땅에 누렇게 변색된 채 힘없이 누워있는 잔디 위에서 탑핑(Topping)과 뒷땅을 치면서도, 그간 인내심으로 기다려온 파란 잔디의 새싹이 무척이나 그립고 반가울 것이다.

하지만 필자는 또 하나의 기다림으로, 해마다 4월이면 전 세계 골퍼들을 TV앞으로 모이게 만드는 빅매치, 세계 4대 메이저 중 최고로 평가받는 대회인 어거스터 내셔널의 마스터스를 손꼽아 기다리지 않을 수가 없다.

오직 신(神)만이 점지한다는 그린 자켓의 주인을 가리는 최대 토너먼트 대회인 마스터스는 구성(球聖)이라 불리는 바비존스(Bobby Jones)의 설계로 만들어졌으며, 어거스터 내셔널 골프 클럽을 운용하는 주체인 회원들이 그 보수성과 정통성을 몹시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스터스 대회는 세계 최고 권위의 메이저 대회인 만큼 언제나 이런저런 화제를 남기곤 했는데, 지난 2012년 대회에서는 특히 어거스터 내셔널 골프클럽의 그들만이 갖고 있는 보수적인 금녀정책에 대한 논란이 끊이질 않았었다. 그 쟁점으로 어거스터 내셔널이 그동안 후원사인 IBM의 CEO에게 회원자격을 부여해왔었기 때문에, 지난 2012년 마스터스 대회 시상식에서 대회 후원사인 IBM의 버지니아 로메티 최고 경영자가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그린 자켓을 입고 나타날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은근히 기대했지만 그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여기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까지 가세해 어거스터 내셔널도 이제는 여성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발언을 했었고, 미국의 유력 일간지들 중 뉴욕타임즈와 워싱턴포스트는 노골적으로 여성회원 수용에 대한 압력을 가했는데도 그런 사항들에 대한 결정이 회원들의 절대적인 권리라는 이유로 어거스터 내셔널 측은 별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그 보수적인 어거스터 내셔널도 지난 2013년에는 비로소 금녀의 벽을 허물고 콘돌리자 라이스 전미 국무장관과 투자회사인 레인워터의 여성 벤처 투자가 달라무어의 회원가입을 허가했다.

이를 보더라도 한국의 여성골퍼들은 특별한 축복을 받은 분들임에 틀림없다. 군 골프장인 태능CC도 여성들의 입장을 허용한지 오래됐고, ‘여성의 날’이라 해서 할인 우대혜택을 주는 곳들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우리나라의 모든 골퍼들은 사계절이 아름다운 대한민국의 땅에서 푸른 잔디들이 힘차게 대지 위로 솟아오르는 축복받은 4월을 만끽하시기 바란다.

이번 마스터스 대회 출전권을 이미 확보한 우리 선수로는 우승후보 12위에 올라있는 최경주와 존 허가 있으며, 타이거 우즈는 허리 부상으로 출전이 불분명한 상태다. 과연 신은 누구에게 그린 자켓을 점지하실까? 4월 10일이 무척 기다려진다.

- 유억윤 골프칼럼니스트협회 이사 (건국대학교 체육학과 교수) (정리 = 이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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