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원섭 대기자가 만난 사람 - 우상호 의원]“공천으로 훌륭한 인재 발굴, ‘무공천’은 개인적으로 반대”
“남북문제 실천되고 진전된 것 하나 없어, 속도 좀 내야한다”
“나는 기초공천폐지가 큰 개혁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일관되게 반대해 왔다. 공천이라는 것은 정당이 이 제도를 통해서 훌륭한 인재를 발굴해 국민들에게 좋은 사람을 추천하는 기본 행위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지난 대선과정에서 안철수, 문재인, 박근혜 후보등 대선후보들이 모두 공약으로 내걸었기 때문에 공약을 지킨다는 취지에서는 어쩔 수 없다는 측면이 있지만 중요한 것은 정치제도는 여야 쌍방합의로 바꿔왔던 것이 관례였다는 점이다.
그래서 국회정개특위에서 합의가 안 되면 바꿀 수 없는 제도라고 본다. 따라서 새누리당이 약속을 어기고 반대하고 있는 입장에서 우리만 지킨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나하는 의구심이 든다.”
새정치민주연합 내부에서 기초공천폐지 문제와 관련해 큰 논란이 되고 있는데 대해 우상호 의원은 CNB저널과 인터뷰에서 자신의 소신을 분명히 밝혔다.
그리고 우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북정책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이 대북문제에 있어 남한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자존심만 지키다가 되는 일이 하나도 없다. 박 대통령 집권 이후에 남북문제에 대해 한 일이 뭐가 있는가. 이산가족상봉 문제는 이명박 정권 때 이미 성사돼 했고, 개성공단 문제도 이 정권하에서 중단됐다가 다시 시작한 것이다. 그러므로 현 정권 들어와서 남북문제에 대해 실질적으로 실천되고 진전된 것은 하나도 없다. 그런 면에서 속도를 좀 내야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우상호 의원과 CNB저널의 일문일답이다.
- 새정치민주연합이 출범했다.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는가.
“박근혜 정부는 정권 출범과 동시에 국민과의 약속을 파기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와 여당을 견제해야 한다는 국민적 요구는 커지고 있다. 이번 통합으로 구도정리가 되면서 오는 6월 4일 지방선거에서 박근혜 정부에 대해 제대로 된 중간평가를 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여러 갈래로 나눠져 있던 야권 지지층을 결집하면서 거대 여당과 정부에 대한 적절한 견제가 가능해졌다는 데 의미가 있다.”
- 일단 출범은 했는데 잘 될 것이라고 보는가.
“만약에 양측이 통합이 안 된 상태로 지방선거를 치뤘다면 재앙 같은 수준이었을 것이다. 분열하면 필패인 상황에서 통합은 서로에게 ‘윈-윈’ 할 수 있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물론 화학적 결합까지 가려면 일정한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안 공동대표 측에는 새정치에 대한 지향과 민주당 출신들도 꽤있기 때문에 그다지 어렵지는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 앞으로도 많은 남은 과제들이 있을 것 같은데 어떤 것들이 있겠는가.
“당장 지방선거를 앞두고 기초선거 무공천으로 불거지고 있는 당원들 불안감을 수습하고 대책을 수립하는 일이 급하다. 또한 약속을 어기는 박근혜 정부에 대해 책임정치에 대한 분명한 메시지를 던지고 영수회담 제의를 통해 대통령과 머리를 맞대고 민생 챙기기에 우선 나서야 할 것이다.”
- 신당 창당 과정에서 끊임없이 친노 배제론이 대두되고 있다. 공식적으로는 ‘친노는 없다’고는 하지만 한상진 교수의 문재인 의원 사퇴주장이나 조경태 의원이 ‘친노 종북 세력은 신당에 오지 말라’는 직격탄 등 어떻게 생각하는가.
“친노, 비노 구분 자체가 의미 없다. 또한 신당 창당 과정, 이번과 같은 통합 과정에서는 여러 잡음이 나오게 마련이다. 그 잡음과 그에 따르는 상처를 어떻게 봉합하느냐가 중요하다. 우선 우리 당의 대선후보였던 인물을 상처 내는 일은 옳지 않다고 본다. 문재인 의원은 다음 대선에 재도전할 의사를 이미 밝힌 상황이다. 그렇기에 더욱 내부의 문제는 내부에서 해결하려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현재 우리 당을 이른바 친노와 비노로 나누는 것에 대해서는, 이미 김한길 대표체제가 출범하면서 그러한 구분은 의미 없어졌다. 또한 김한길 대표는 신당 창당 직후 있었던 의총에서 참석한 모든 의원들로부터 이와 관련해 박수를 받았다.
통합의 정치, 책임의 정치를 하겠다고 통합 신당을 출범시키는데, 특정인을 배제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 기초공천폐지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나는 기초공천폐지가 큰 개혁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일관되게 반대해 왔다. 물론 지난 대선과정에서 안철수, 문재인, 박근혜 후보등 대선후보들이 모두 공약으로 내걸었기 때문에 공약을 지킨 다는 취지에서는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지만 중요한 것은 정치제도는 여야 쌍방합의로 바꿔왔던 것이 관례였다. 그래서 국회정개특위에서 합의가 안 되면 바꿀 수 없는 제도라고 본다. 따라서 새누리당이 약속을 어기고 반대하고 있는 입장에서 우리만 지킨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나하는 의구심이 든다.
특히 제도만 바꾸자는 의미라면 여야가 다 같이 해야지 합의를 못하면 같이 그대로 갈 수밖에 없지 않은가. 한쪽이 약속을 어겨서 못 지켜진다면 그대로 가야지 우리만 무공천해서 지킨 다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본다. 그래서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무공천하는 것은 반대다.
그리고 공천이라는 것은 정당이 이 제도를 통해서 훌륭한 인재를 발굴해 국민들에게 좋은 사람을 추천하는 기본 행위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공천하지 않은 정당은 정당으로서의 존재가치가 없다고 본다. 그러므로 제도의 운영이 잘못 됐으면 운영을 가지고 얘기를 해야지 정치의 기본제도 자체를 바꾼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본다.”
- 지난 2일 통합신당 발표 때 보다 지지율이 안 올라 창당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너무 일찍 소진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는데 신당 효과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는가.“선거가 다가올수록 국민들의 관심은 어떤 사람들이 나오는지 후보자에 쏠릴 수밖에 없다. 물론 신당 창당 이벤트 강화를 통해 국민들의 눈길을 끌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이벤트만으로는 분명 한계가 있다. 결국 커다랗게 만들어진 그릇에 어떤 내용물을 담느냐이다. 이제 내용을 채우는 과정에 있으니, 신당 그릇에 채워지는 내용들과 후보자 인물, 지역별 공약 등이 발표되면 국민들은 다시 관심을 갖게 될 것으로 본다.
그리고 현재의 지지율이 갖는 함의는 크지 않다. 지역별 후보자간 지지율을 보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 어쨌든 6월 지방선거가 3자 구도에서 1대1 구도가 형성됐다, 따라서 두 세력이 합친 신당이 중도보수라든지 무당층까지 포괄해서 민심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하는가.
“그렇다. 박근혜 정부는 출범 1년 만에 기초노령연금, 반값등록금 등 주요 공약 150여개 가운데 70여건이 삭제되고 당초 공약사항과 달리 후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통합과 동시에 이러한 민생공약들이 지켜질 수 있도록 강력한 목소리내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민심은 신당 쪽으로 올 것으로 본다.”
▲심원섭 기자와 대담 중인 우상호 의원(오른쪽). 사진 = 정찬대 기자
- 민주당이 싫어 새정치를 위해 떠난 민주당 출신 인사들이 많은데 통합신당이 결정되면서 새정치 꿈이 혼란스러워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어떤 조치가 필요하다고 보는가.“26일 신당 창당과 함께 새정치는 본격화 되는 것이다. 창당 이후 할 일들이 산적해 있다. 둘로 나눠져서 정치논쟁을 벌이기보다는 하나로 통합돼 경제민주화, 한반도평화, 보편적복지 등 민생과 직결된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현재 대한민국은 말 그대로 내우외환이다.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으며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들의 패권다툼으로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까지 치닫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민생을 우선 챙기는 정치가 바로 새정치다.”
- 최근 중국과 러시아를 방문하고 왔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설훈 의원과 함께 운영하는 한반도경제문화포럼(국회의원 연구단체) 주관으로 중국 연길 훈춘과 러시아 연해주를 3박4일 일정으로 다녀왔다. 북한경제의 중국 의존도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과 중국 국경지역에 진출해 있는 우리 기업들의 상황을 살펴보고 왔다. 또한 러시아 하산역을 방문해 남북한 철도연결 사업의 추진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세미나도 개최했다.”
- 박근혜 대통령의 대북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박 대통령이 대북문제에 있어 남한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본다. 그러나 자존심만 지키다가 되는 일이 하나도 없다. 박 대통령 집권이후에 남북문제에 대해 한일이 뭐가 있는가. 개성공단 문제도 이 정권하에서 중단됐다가 다시 시작한 것이다.
이산가족상봉 문제도 이명박 정권 때 이미 성사돼 했다. 따라서 안됐던 것이 박근혜 정부 때 한 것이 아니지 않은가.
그러므로 현 정권 들와서 남북문제에 대해 실질적으로 실천되고 진전된 것은 하나도 없다. 그런 면에서 속도를 좀 내야 된다.
북한은 김정은 정권 들어와서 개혁개방정책을 취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그렇기 때문에 ‘통일은 대박’이라고 말만 할 게 아니라 ‘대박’이 되게끔 결실을 맺어야 된다.
지난 2013년 12월 12일 북한과 중국 간에 고속철도, 고속도로 건설 합의서가 체결되었다. 북한에 있는 지하자원도 다 중국에 넘어가고 대규모 국책사업도 전부 넘어가고 있다. 남북관계가 원만했다면 남북합작으로 진행되었을 사업이고, 엄청난 경제이익이 남측 기업으로 넘어왔을텐데 안타깝기만 하다. 그러므로 노태우 전대통령이 냉전을 뛰어넘어 중국과 수교한 것이 오늘날 우리 경제를 버티는 큰 힘이 되었던 것처럼, 냉전논리를 뛰어넘어 북과 경제협력 해야 한다. 대륙으로의 진출이 침체된 우리 경제의 탈출구가 될 수 있는데, 허구한 날 종북 타령이나 하면서 국익을 놓치고 있는 작금의 현실이 답답하기만 하다.”
- 중단된 금강산 관광 재개가 안 되고 있다.
“남북이 이산상봉 행사 합의를 바탕으로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논의까지 발전시켜야 한다. 특히 아직 이산가족 수만 명이 상봉의 기회를 잡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만큼 이제는 이산가족상봉행사를 정례화(연 4회 이상)하고, 이를 계기로 금강산 관광 재개 논의로 발전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현재 금강산 관광에 투자한 우리 기업 및 국민들의 피해액이 1조5000억 원에 달하고, 강원도 고성지역이 폐허가 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금강산 관광 사업 재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따라서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성사된 만큼, 남북 당국자 실무회담을 개최해 금강산관광 사업 재개에 합의해야 한다.”
- 이산가족 정례화를 위해 북한에 상봉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그 이유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7만여 이산가족들이 상봉을 고대하고 있지만, 성사되기는 사실상 로또당첨에 비유될 정도로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산가족상봉 행사를 북측이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바로 비용문제다. 남아있는 이산가족들이 고령인 점을 감안하면 더 이상 이산가족상봉을 미룰 수 없는 상황이고, 이에 정례화와 함께 상봉비용 부담을 주장한 것이다. 이와 함께 이산가족상봉이 정례화 되면 자연스럽게 금강산관광 재개논의도 활기를 띌 것으로 본다.”
- 서울시 간첩단 조작사건이 끊임없이 파헤쳐지고 있다. 어떻게 보는가.
“자칫 몸통이 드러나지 않고 숨겨질 뻔한 사건이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상임위에서 새로운 사실들이 밝혀지면서 사건의 본질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정보기관이 조직적으로 대선에 개입한 사실 하나만으로도 국민들은 분노하는데, 범죄사실을 입증하겠다고 있지도 않은 문건을 국정원이 만들어 낸 정황이 속속 입증되고 있다. 그 가운데서 국정원 간부직원이 자살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과연 이들(국정원)에게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지 묻고 싶다. 정권의 하수인이 되어 버린 국정원 개혁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 심원섭 기자
심원섭 기자 dailypen@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