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현장]건축거장 김수근 수변 역작, 의암호 주변에 새롭게 환생
1980년 지은 춘천 어린이회관·강원체육회관, 문화 꽃피는 명소로 재탄생
▲KT&G 상상마당 춘천 아트센터로 다시 태어날 춘천시 어린이회관 전경
(CNB=왕진오 기자) 젊은 문화예술 공간인 KT&G 상상마당이 서울과 논산에 이어 4월 29일 강원도 춘천에 세 번째 공간을 마련한다. KT&G 복합문화공간은 2007년부터 예술가와 향유자가 문화를 통해 소통하고 공감하고 함께 행복해지는 공간을 지향하고 있다.
춘천 의암호 수변에 문을 여는 KT&G 상상마당 춘천은 한국 건축의 거장 고 김수근(1931∼1986) 건축가가 1980년 지은 춘천 어린이회관과 인근 강원도 체육회관을 리모델링했다. 한국의 건축 문화유산을 이어가면서도 새로운 문화가 꽃필 수 있는 창작·체험 공간이다.
김수근 건축가의 자연주의 공간 미학이 잘 드러나는 춘천 어린이회관은 호수 앞에 내려앉은 한 마리 나비를 형상화한 작품이다. 그동안 역사적 보존 가치가 있으나 시설 노후로 인해 지속적인 공간 운영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최대한 원형을 그대로 보존해 건축문화 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이어가면서도 노후된 시설을 보수해 현대 문화예술과 함께 숨 쉬는 공간으로 다시 태어난다. 강원도 체육회관은 여기에서 도보로 1분 거리에 있다. 아티스트와 관람객이 머물며 문화예술을 긴 호흡으로 느끼고 창작할 수 있는 레지던시 겸 숙박시설로 운영할 예정이다. 호수 앞 문화 예술 공간을 천천히 음미해 창조적 영감을 받을 수 있다.
▲KT&G 상상마당 춘천 아트센터 라이브스튜디오 투시도
호숫가에서 예술과 함께 머무는 ‘아트 스테이’를 기조로 하는 KT&G 상상마당 춘천은 부지 2만 1530㎡(6512평), 건축 연면적 7397㎡(2237평)의 대규모 공간으로 홍대 KT&G 상상마당의 약 3배, 논산의 약 2배에 달한다. 창작자와 향유자가 짧은 기간 스치듯 관람하는 것이 아닌, 긴 호흡으로 머물며 창조하고 영감을 받을 수 있도록 자연 속에 충분한 공간을 두었다.
공연장과 라이브 스튜디오, 갤러리, 강의실, 카페 등을 갖춘 문화예술 공간 ‘아트센터’(구 춘천어린이회관)와 객실과 음악 연습실, 공연예술 연습실, 세미나실 등을 갖춘 문화예술 숙박 공간 ‘스테이’(구 강원도 체육회관) 두 건물로 이루어졌다.
‘아트센터’는 지하 1층, 지상 2층의 건물로 나비의 두 날개처럼 펼쳐진 공간이다. 갤러리, 카페, 공연장, 디자인샵 등 일반인들의 ‘향유’를 위한 공간과 라이브스튜디오, 사진 스튜디오 등 아티스트들의 ‘창작’을 위한 공간, 공연, 미디어, 강의 교육실 등 모두의 ‘배움’을 위한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다. 호수를 배경으로 하는 야외 공연장은 약 2000석 규모로 예술가와 향유자의 ‘소통’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된다.
▲KT&G 상상마당 춘천 아트센터 사운드홀 투시도
특히, 상상마당 춘천 아트센터는 누구나 음악을 경험하고 창조할 수 있도록 야외 공연장과 실내 공연장, 음악 스튜디오, 연습실 등 전문적이 음악 공간을 바탕으로 다양한 음악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문화체험 ‘스테이’ 복합공간 ‘아트센터’ 로 구성
이곳은 갤러리와 디자인샵, 문화예술교육실도 갖춰 보고 배울 수 있는 문화 프로그램이 다채롭다. 갤러리Ⅰ과 Ⅱ에서는 해외 작가 사진전, 지역 예술가와 연계한 전시 등 대중들이 가깝게 느끼고 춘천 지역 예술과 연계한 문화예술 전시를 개최한다. 디자인 스퀘어에서는 한국 디자이너들의 기발한 디자인 상품을 만나 새로운 영감을 얻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개관을 맞아 마련한 개관특별 프로그램도 풍성하다. 5월 3일부터 6일까지 열리는 개관 특별 공연에는 부활, 노브레인, 장미여관 등이 출연해 상상마당 춘천 개관을 축하하고 춘천 시민과 어울리는 무대를 갖는다.
어린이를 위한 공간으로서 만들러진 춘천시 어린이회관의 최초 목적을 이어가고자 가족과 어린이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키즈 페스티벌도 6월 내 진행될 예정이다.
갤러리에서는 ‘KT&G 상상마당 춘천사진기록프로젝트-기억하다’전이 4월 29일부터 6월 15일까지 열려 춘천 어린이회관과 춘천 시민들의 추억, 상상마당 춘천의 탄생 과정을 펼쳐 놓는다.
‘기억’을 키워드로 한 이번 전시는 이상규와 김인숙, 김명권 작가의 ‘춘천 아카이브’전과 사진작가 염중호의 사진전 ‘내 눈앞에는 오로지 창의 푸른 커튼뿐이었다’전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작가의 개인적 시선을 통해 바라본 상상마당 춘천과 이 공간을 둘러싼 사람들의 기억을 두 개의 전시로 담아 나비의 양 날개처럼 두 가지 하모니를 통해 되살아나는 공간을 구현하고자 한다.
- 왕진오 기자
왕진오 기자 wangpd@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