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왕이 중심이었던 고려 시대의 역사를 사회적 배경, 왕의 심리를 바탕으로 분석해 총 9장으로 구성됐다. 제1장은 후삼국 시대 어지러운 세상을 구원해 줄 영웅을 바라는 민심의 열망 속에서 궁예와 왕건이 어떻게 세력을 확대해 가는지를 그렸다. 제2장은 궁예를 물리치고 고려를 창건한 왕건의 모습을 조명했다. 제3장은 권력 투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호족을 견제하며 왕권을 강화해 나가는 제2대 혜종에서 제5대 경종까지의 고뇌와 노력을 서술했다.
제4장은 고려의 황금시대를 열기 위한 기반을 다지고 외침을 물리친 왕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제5장은 전대의 치세를 이어받아 황금시대를 연 문종의 지혜와 무력으로 권력을 차지했지만 강한 고려를 만들기 위해 힘쓴 숙종까지의 모습이 그려진다. 제6장은 정점에 오른 고려가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하는 모습을 그렸다. 나약한 왕들은 외부세력에 좌지우지되기 시작한다. 제7장은 문을 우대하고 무를 경시하던 고려 사회에서 그동안 억눌린 무신의 세력이 권력을 잡고 무인정권의 시대가 열리는 모습을 담았다. 제8장은 원나라의 꼭두각시 노릇을 하던 왕들을, 제9장은 고려말기 수구세력의 대표 최영과 신진세력의 대표 이성계의 대립과 이성계가 정권을 잡는 과정이 그려진다. 이 책은 고려사와 왕의 심리를 접목해 새로운 심리역사를 제시하고 있다. 왕이기 이전에 인간인 왕들의 심리와 인간적인 모습을 자세히 조명함으로써 다양한 인간군상을 엿볼 수 있고, 또 그들의 심리가 역사의 물줄기를 어떻게 바꾸었는지를 조망함으로써 읽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
- 이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