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리더는 조직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명확한 방향을 제시하고, 가장 중요한 목표를 세운 뒤에 최적의 실행을 통해 탁월한 성과를 내기를 원한다. 또한 이를 위해서 목표에 대한 실행력을 효과적으로 측정해 피드백하는 문화를 구축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조직의 탁월한 성과창출은 결코 쉽지 않다는 현실의 벽에 부딪치게 된다. 도대체 왜 그럴까? 실행하기 전의 기대와는 달리 어떤 문제가 있기에 탁월한 성과를 창출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가라는 의문이 리더의 머릿속을 지배할 것이다.
김호 한국리더십센터 전문교수는 “실행력을 높여 탁월한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조직구성원 모두의 참여가 중요하다. 몇몇 핵심 인물들의 머리에서 아무리 좋은 방향과 목표가 설정된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실행할 조직구성원들의 마음이 딴 데 가있으면 좋은 성과를 얻기는 매우 힘들다”면서 “따라서 리더는 방향을 설정하고 실행목표를 수립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모든 조직구성원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모든 조직구성원들이 공감하는 실행력이 뒷받침되어야 탁월한 성과를 창출해낼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사회의 가장 큰 특징 가운데 하나는 변화의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것이다. 과거 다이얼을 돌려야 하는 흑색전화를 사용하다가 무선핸드폰(2G)을 접한 사람들은 당시 이를 두고 통신업계의 역사를 바꾸는 혁명적인 사건이라고 극찬했다. 그런데 웬만한 사람이라면 핸드폰 하나씩은 다 들고 다니면서 소통의 패러다임이 바뀐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지금은 스마트폰(3G, 4G)이 나와서 인류 문화의 발전을 한 차원 업그레이드 시키는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처럼 우리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빠른 변화의 속도는 사람들의 의식구조 자체를 송두리째 바꾸기도 하며, 또 사람들로 하여금 그러한 변화를 수용할 수밖에 없도록 하는 촉매제로서의 역할을 한다. 아울러 이러한 변화를 받아들이는 데는 그것을 수용할 수 있는 긍정적인 마인드가 매우 중요하다.
1954년 미국의 한 의대생은 사람들이 달리기를 할 때 1마일(1609미터) 구간을 주파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4분을 넘지 못하는 것에 주목하고, 자신이 직접 심장이 터질 듯한 고통을 참아가면서 6주 동안을 매일같이 달린 끝에, 마침내 마의 벽으로 인식되던 4분벽을 넘어섰다.
변화의 수용…‘할 수 있다’는 마인드가 중요
그런데 놀라웠던 일은 그 의대생이 4분벽의 기록을 넘어선지 6주 뒤에 다른 사람이 그 기록을 깼다. 이후 2~3개월 사이에 수십 명의 사람들이 4분벽을 돌파하는 기록이 이어졌다. 1년이 지날 무렵엔 무려 300여 명의 사람들이 마의 벽으로 인식되던 시간대를 돌파하는 기록을 세운 것.
김 교수는 “이 사례가 주는 메시지는 마인드가 얼마나 중요한지 우리에게 일깨워 주고 있다. 처음에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인간의 한계로 그 4분벽을 넘어선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가 그 기록을 깨면서 사람들에게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심어줬고 많은 사람들이 도전한 끝에 그 4분벽을 넘어섰으며 이제는 더 이상 마의 벽이 아닌 것이 돼 버렸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또 성공적인 변화를 위해서는 긍정적인 마인드만으로는 부족하고, 변화를 위한 필요한 스킬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과거 높이뛰기를 할 때 대부분의 선수들은 당시의 기술로 널리 사용하던 ‘가위뛰기’를 했다. 그런데 디 포스베리 선수가 ‘배면뛰기’를 해 좋은 성적을 내자, 많은 선수들이 이를 따라했고 오늘날 높이뛰기의 표준 기술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변화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마인드와 스킬만으로는 부족하다. 여기에 하나 더 추가해야 할 것이 변화를 지속적으로 담아낼 수 있는 툴(도구)인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장대높이뛰기에서 사용하는 도구로, 과거에는 대나무나 알루미늄 장대를 사용했다. 그러나 이것들은 탄성이 부족해 더 좋은 기록을 내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이어 등장한 파이버 재질의 장대에는 탄성이 가미돼 있어 선수들의 좋은 성적으로 연결됐다. 이렇듯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패러다임에 지속적으로 적응하기 위해서는, 마인드와 스킬 그리고 툴이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김 교수는 피력했다.
따라서 리더가 이러한 생각을 기본적으로 가지고 자신의 리더십 수준을 자각하며, 무엇을 변화시켜야 할지를 인식하고, 리더로서 조직에서 어떻게 역량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하고, 탁월한 역량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해 깊이 있는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우선 리더는 방향 설정을 명확히 해야 한다. 리더로서 조직의 방향성을 이해하고 이를 구성원들과 공유할 수 있는 조직의 미션(Mission), 비전(Vision), 가치(Value)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해야 한다. 이러한 방향 설정의 요소들은 리더의 생각을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것이고, 이것들은 조직구성원들과 한 방향으로 공유되어야 할 것이다.
두 번째로는 전략적 실행목표를 수립하는 것이다. 즉 조직구성원들을 가장 중요한 것에 집중시킬 수 있도록 참여를 통한 실행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세 번째는 목표를 실행하면서 그것이 달성될 수 있도록 관리해 나가며, 조직구성원들의 자발적인 동기부여를 끌어내고 참여시키기 위해 적절한 임파워먼트(위임)가 필요하다. 마지막 네 번째는 목표에 대한 실행력을 효과적으로 측정하고 피드백하는 문화를 구축하는 것이다.
고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이야기다. 프로크루스테스(Procrustes)는 지나가는 나그네에게 자신의 집에서 쉬었다 가라면서 유혹하고는, 자신의 침대에 나그네를 묶어 놓고 몸의 길이가 침대를 벗어나면 칼로 베어 죽였으며, 모자랄 경우엔 늘려서 죽였다고 한다. 이 신화에서 주는 메시지는 침대라고 하는 고정관념에 빠지는 고지식한 리더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리더가 실행력을 높여 탁월한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변화에 유연한 방향 설정이 중요하다. 즉 조직의 미션, 비전, 가치에 대해 명확한 정의를 내려야 한다. 그런데 교육을 하면서 조직의 리더들에게 이것에 대해 질문을 던지면 불과 10% 미만의 리더만이 알고 있었다”면서 “특히 중소기업의 리더나 팀장들은 1%정도만 정확히 알고 있고, 모르는 이들 중에서는 그런 것이 왜 필요한지에 대해서 관심조차 없는 경우도 의외로 많았다”고 말했다.
미션이란 조직의 존재이유다. 김 교수가 살고 있는 일원동에는 삼성의료원을 중심으로 약국 7곳이 성업 중이다. 그런데 그들은 7시쯤이면 서로 약속이나 한 듯 약국 문을 닫았다. 그들의 존재이유는 뭘까? 아마도 ‘돈벌이’가 아닌가 싶다. 삼성의료원의 처방전 업무는 4~5시면 종료된다. 그래서 영업방식도 자신들의 편의에 맞춰 돈벌이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이후 한 약국이 개업을 했는데 그곳은 10시 넘어서까지 영업을 하는 것이 아닌가. 김 교수가 어느 날 약국주인에게 이 약국의 존재이유가 뭐냐고 물었더니 “우리 약국의 존재이유는 주민 건강에 기여하는 것”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이러한 미션은 조직의 (핵심)가치와 맞물리며 반드시 지켜나가야 하는 사명이다. 이것이 조직문화에 나타나는가, 나타나지 않는가의 차이는 여러 사례에서 보더라도 매우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