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5호 이진우 기자⁄ 2014.04.21 13:26:06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컴퓨터 또는 모바일 등을 통해 이뤄지고 있는 온라인 세상의 지대한 영향을 받고 있다. 이러한 온라인 세상의 영향력은 많은 사람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측면이 많이 있지만, 때로는 예기치 않게 치유하기 힘든 상처를 입히기도 하는 부정적인 측면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우리 속담에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말이 있다. 그런데 오늘날에는 사람이 죽더라도 온라인상에 자신의 족적을 누구든지 남길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자신의 평판이 온라인에 긍정적으로 노출돼서 사람들에게 존재의 의미를 부각시킬 수도 있고, 반대로 악의적인 평판으로 인해 사회적으로 매장당할 수도 있다. 그리고 이는 개인을 떠나 기업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맥신코리아 한승범 대표이사는 “전통과 혁신의 조화를 목표로 개인과 기업의 진정한 가치를 온라인상에서 제대로 평가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회사의 목표”라면서 “개인과 기업의 기본 인권이 온라인상에서 침해되면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 온라인 평판 관리의 수호천사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한 대표는 지난 2000년 홈페이지를 처음 만들어 한 달에 1억 매출을 발생시킨 경험을 바탕으로 ‘온라인 마케팅’에 일찍 눈을 떠 이후 줄곧 ‘온라인 마케팅’ 전문가로 자리매김 했다. 특히 2006년 지방선거 시 김문수 경기도지사직 선거캠프에서 김 후보의 ‘온라인 평판 관리’를 총괄하는 사이버팀장으로 활동하며 상대 후보였던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을 압도한 바 있다.
온라인 평판 관리에서는 ‘텍스트’보다는 ‘이미지’, 그리고 ‘이미지’보다는 동영상이 유리하다. 지난해 국정원 댓글 대선 개입 논쟁이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군 바 있다. 그런데 이런 사이버 선거에서는 선거자원의 한계로 인해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 아울러 국정원이 진정으로 대선에 개입하려 했다면 좀 더 자극적이고 원색적인 동영상과 이미지들을 생산해서 효과를 극대화했어야 했다.
한 대표는 “상권에도 핵심 상권이 있듯이 포털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중에서도 타깃 대중이 가장 많이 모이는 곳에서 전투를 벌여야 한다”면서 “내가 했다면 포털 중에서도 네이버(점유율 71.9%)와 다음(21.7%)을 선택하고, SNS는 페이스북 만을 선택했을 것이다. 트위터의 경우 진영논리가 너무 강해 싸움을 포기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한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 온라인 평판 관리 전문기업 맥신코리아를 경영하게 된 배경은?
원래는 맥신코리아의 전신인 ㈜유송을 경영하면서 온라인 홍보에 중점을 둔 사업을 추진했다. 그런데 지난 2011년부터 준비해서 ‘맥신코리아’라는 온라인 평판 관리 전문기업을 만들었다. 구글 에릭 슈미트 회장이 지난해 5월 한국을 방문했을 때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가장 유망한 2개의 비즈니스는 건강·의료 분야와 온라인 평판 관리 사업이다”라고 예언한 바 있었다.
앞으로는 온라인 평판 관리 사업이 블루오션을 넘어 거대한 시장을 형성할 것이다. 아울러 해외 유수의 온라인 평판 관리 기업들도 한국에 속속 진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결국에는 하나의 지구촌에서 국내 온라인 평판 관리 업체와 우리보다는 한발 앞서 있는 외국의 온라인 평판 관리 업체들과의 진검승부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맥신코리아는 향후에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해외 온라인 평판 서비스’를 실시해 나갈 계획이다. 결코 국내 1위에 만족하지 않고 세계 최고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 이 사업을 하기 전에는 어떤 일을 했으며, 사업을 하는데 영향을 끼친 것이 있었다면?
컴맹이었던 내가 온라인 평판 관리 전문가가 된 것은 한복을 만드시던 어머니 때문이었다. 1997년 IMF 외환위기로 집안이 망했을 때, 나는 모스크바에서 유학을 하고 있었다. 이후 집안을 다시 일으키는데 작은 힘이나마 보태기 위해 컴퓨터와 홈페이지 제작을 독학으로 배웠고, 처음으로 홈페이지를 만들었는데 한복 매출이 급격하게 늘었다. 집안을 다시 일으키는 계기가 된 것이다.
이때 ‘디지털 혁명’을 직접 경험했던 나는 학자의 꿈에서 사업가로 변신하게 됐다. 한양대학교 연구교수직을 버리고, 지난 2008년 한복대여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해 ‘안근배 한복대여’ 브랜드를 출시해서 대성공을 거뒀다. 그 당시 가장 비싼 한복대여 가격, 한복맞춤보다 비싼 대여가격 신화를 창출하기도 했다. 2012년에는 작은 한복점 19개의 가맹점을 거느린 프랜차이즈 본사를 만들었다. 현재는 한복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가장 잘하는 일인 온라인 평판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 회사의 목표가 “개인과 기업의 진정한 가치를 온라인상에서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했는데, 이러한 온라인 평판 관리는 어떻게 진행되는가?
온라인상에서 개인(공인 포함)과 기업의 명성과 평판을 직접 관리해 긍정적인 결과물이 나올 수 있도록 유도하는 서비스를 주력 상품으로 하고 있다. 주요 고객은 세인의 주목을 받거나 인기에 좌우되는 정치인과 연예인, 최고경영자(CEO), 의사, 변호사, 세무사와 같은 전문직 종사자, 상품 및 서비스 브랜드 평판에 민감한 다국적 기업 등이다.
최근에는 수험생들을 위한 온라인 평판 바로잡기 서비스를 출시했다. 대개의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흔히 오프라인 스펙만 쌓는 것이 대학 진학 준비의 전부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오프라인과 더불어 온라인 평판 스펙이 앞으로의 대학생활은 물론, 취업, 결혼, 진급, 이직 등 일생을 통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수험생들이 과거에 포털이나 SNS에 무심코 올린 글 몇 자, 사진 한 장, 동영상 한 편으로 인해 나중에 커다란 어려움에 처하거나 돌이킬 수 없는 낭패를 당하는 사례가 드물지 않다. 한때 철없던 초·중·고 시절 인터넷에 남긴 디지털 족적이 영원히 남는 경우가 다반사다. 즉 자신이 남긴 글을 삭제했더라도 남들이 퍼가거나, 화면 캡처를 할 수 있어 더 이상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 자주 발생하는 것이다. 이렇게 지워지지 않은 디지털 족적이 나중에 취업, 결혼, 승진 등에 있어서 커다란 핸디캡으로 작용하게 된다면 얼마나 황당하겠는가.
맥신코리아는 온라인상에 남아있는 개인의 과거를 지우는 소극적인 서비스를 넘어서 고객의 긍정적인 평판을 제고하는 적극적인 고객만족 서비스를 병행한다. 고객의 온라인 평판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바꿔 주는 것이 궁극적 목표다. 앞으로는 우리가 보험을 들듯이 온라인 평판 관리 서비스를 받는 시대가 곧 다가올 것이다.
- 그동안 진행해 왔던 온라인 평판 관리 사례가 있다면? 그 결과에 대한 평가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언론의 관심을 받게 되면서 다양한 고객들의 온라인 평판 관리를 하고 있다. 현재까지 양적으로는 일반인이 공인에 비해 수적으로 우세하다. 이 세상에는 온라인 평판 관리를 받는 사람/브랜드와 받지 않는 사람/브랜드로 양분된다고 말할 수 있다. 모 연예인의 경우 지속적인 온라인 평판 관리를 통해서 대중에게 더욱 사랑을 받게 된 사례도 있었다. 모 정치인은 회사에서 관리를 받은 이후 본인도 몰랐던 강점이 부각됐다.
일반인의 경우 사연들이 다양하지만, 대부분은 자신의 과거를 삭제해 달라는 요구가 가장 많다. 철없던 시절 온라인상에서 무분별하게 악플을 단 것이 취업에 문제가 되면서 삭제를 요청하는 사례가 많다. 특히 여성의 경우엔 과거에 올린 본인 사진의 삭제에 민감하다.
-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최근에 ‘후보자 온라인 평판 관리’ 상품을 출시했는데?
어떻게 보면 온라인 평판 관리가 가장 필요한 사람은 바로 정치인이라고 말할 수 있다. 현재 회사의 정치인 고객들은 대부분 6·4 지방선거 이전부터 관리를 받고 있다.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급하게 관리를 요청하는 경우가 많이 있지만, 지금은 대부분 거절하고 있다. 선거 때만 유권자를 찾는 입후보자는 결국엔 국민의 외면을 받듯이, 선거가 임박해서야 자신의 온라인 평판 관리를 시작하는 정치인은 네티즌의 반발을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이는 회사 이미지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 과거에 김문수 지사 등 몇몇 정치인들의 선거 캠프에서 활동했는데?
2006년에 김문수 경기도지사직 선거에서 사이버팀장직을 수행하며 상대 후보였던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을 온라인상에서 압도한 바 있었다. 온라인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상대편 사이버팀장이 누구인가를 파악하는 일이다. 사이버팀장이 노출되면 상대방의 선거 전략이 쉽게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선거 초반에 상대 진영의 사이버팀장이 누구인지 알아내고 ‘유레카’를 외쳤던 기억이 난다.
예컨대 상대 진영에서 우리 후보의 약점을 물고 늘어질 때 새벽에 긴급 선거대책회의를 벌인 적이 있었다. 후보가 직접 해명해야 할지를 놓고 ‘갑론을박’을 벌일 때 내가 나서서 해명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그 전날 팬으로 위장한 상대방 사이버팀장의 글에서 단서를 포착했기 때문이었다. 온라인 선거는 정말로 총성 없는 전쟁터나 다름없다.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란 말이 진정으로 어울리는 곳이다. 선거 전날 마지막 유세장에서 만난 상대 사이버팀장에게 다가가 “온라인에서 많이 만났습니다”라고 짓궂게 인사를 건네자, 그녀가 너무 놀란 얼굴로 “그럴리가요”라고 답했다.
- 한류연구소도 운영하고 있는데, 이 연구소가 주로 하는 일은?
한류연구소는 맥신코리아가 지원해 운영되는 비영리법인이다. 한류의 지속적인 발전과 확장을 위해 한류 방향 연구, 영향력 조사와 수요층 분석, 발전 방향 제시 등의 활동으로 세계 전역으로 한류의 세력 확장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 회사를 경영하면서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 또 어떻게 극복했나?
온라인에 눈을 떠 온라인 홍보 전문가로서의 발을 디딘 것이 2000년이다. 하지만 2008년까지는 한양대에서 러시아 지역학 연구교수로 일했다.
이후 부모님과 형제들을 돕고자 강단을 떠나 사업을 하면서 100% 세금을 다 내고 정직하게 사업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래서 프랜차이즈 본사를 운영하면서 모든 가맹금에 대해서 순진하게 세금계산서를 다 발행하자, 국세청으로부터 8억 원에 달하는 세금을 부과 받았을 때가 가장 힘이 들었다.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하면서 그때의 고난을 극복했지만 지금도 생각하면 아찔하다.
- 현대사회에서 개인과 기업에게 온라인 평판 관리가 왜 중요한가?
현대사회에서는 “검색된다. 고로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온라인에서의 평판이 거의 모든 것을 좌우하고 있다. 예컨대 누군가가 노벨상을 받았는데 이 사실이 포털과 SNS 등에서 검색되지 않는다면 그 의미가 대폭 감소된다. 이제는 사람이 죽으면 온라인상에 디지털 족적을 남기는 시대다.
그런데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 평판 관리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지 않다. 특히 기업들은 아직도 ‘인터넷 마케팅’과 ‘온라인 평판 관리’의 차이점도 구분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서 브랜드 평판 관리도 비전문적인 온라인 광고업체에 일임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반면 온라인 평판 관리의 경험이 많은 다국적기업들은 전문업체를 찾아 의뢰한다. 특히 온라인상에서는 지나친 애국심으로 외국 브랜드를 공격하는 누리꾼들이 종종 있다.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특별한 작업이 없다면 낭패를 겪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최근에 N유업, P회사처럼 작은 실수 하나로 회사 전체 이미지가 무너지는 비극적 상황이 자주 연출되는 것은, 바로 온라인 비상사태에 대한 대비책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 이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