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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환 건강 칼럼]마라톤은 위험하다?

어떤 운동이든 무리하지 않고 즐기는 것이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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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76호 김철환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2014.04.28 14:01:12

전문적인 선수도 아닌 아마추어인데 마라톤을 완주하는 사람들이 한해 10만 명이 넘어서고 있다. 국내의 유명한 마라톤 대회에는 2~3만 명이 참가한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자발적으로 수만 원의 참가비를 내고 뛴다. 42.195km, 100리! 그 길을 서너 시간에 뛰어간다는 것을 상상해보라.

고등학교와 군의관 훈련을 받을 때 단축마라톤 5km를 뛰어본 것이 전부인 나에게 마라톤은 너무 무모한 운동처럼 보였다. 그런데 마라톤 동호회 사람들과 친해지면서 나도 모르는 사이 대회 등록도 대신 해주고 함께 출전해서 서로 격려하는 과정을 통해 어느새 풀코스만 12회 완주했고 기록도 3시간 56분 2초로 보통 대회에서 중간 이상의 기록을 갖게 되었다.

내 목표는 연 2회 풀코스에 도전하고 4시간 이내에 완주하며, 완주한 다음 날 활동에 지장이 없는 것이다. 그러나 가장 큰 목표는 무리하지 않고 끝까지 달릴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다.

연 2회 마라톤 풀코스를 뛰기 위해서는 평소 꾸준히 뛰는 연습이 필요한데 이런 준비가 건강에 도움이 된다. 나 스스로 마라톤 대회에 나간다고 생각해야 게으르지 않고 연습하게 된다. 그래서 나는 평소 주 2~3회는 5km에서 20km를 달린다.

마라톤 대회를 유치하는 업체에서는 참가하는 사람들을 위해 여러 가지 배려를 해준다. 5km마다 마실 물과 스포츠음료를 준비하고, 20km 지점과 30km 지점에서는 바나나와 초코파이 등으로 에너지를 보충할 수 있게 해준다.
프로선수들이야 중간에 몇 번 음료수만 마시고 100m를 19초 내외로 주파하는 속도로 뛰지만, 보통 아마추어 참가자들은 중간에 주는 것 다 마시고 먹고 화장실도 가고 힘들면 쉬기도 하면서 뛴다. 그래도 후반부로 가면 다리가 아프고 숨도 차고 힘도 빠져서 강한 정신력으로 이겨내지 않으면 완주하기 힘들다.

마라톤이 그렇게 힘든데 왜 뛸까? 마라톤은 수 시간 동안 아주 일정한 속도로 단순한 생각, 단순한 리듬에 맞추는 운동이다. 복잡한 생활을 접고 단순하지만 정신과 몸을 단련하는 데 집중하다 행복해지는 운동이다. 자신을 단련하는 수행과 유사하다.


위험하거나 나쁜 운동은 없다

마라톤을 완주한 사람이라면 기본적인 체력과 정신력을 갖추었다고 자부할 수 있다. 이런 자부심을 느끼면서 스스로 만족할 수 있기 때문에 오랫동안 고통을 참고 뛸 수 있는 것 같다. 단, 무리하지 않고 즐겁게 할 수 있어야 한다.

국내외 마라톤 대회 때마다 사망자가 생길 정도로 마라톤은 심장에 부담이 큰 운동이다.

40대 이후 처음 뛰기 시작하는 사람이나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흡연, 비만 등 심장병의 위험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사전에 심장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혈압은 측정하고 심전도를 쉴 때 그리고 뛰면서 체크하면 사전에 심장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얻어 급사(急死)를 막을 수 있다.

어떤 운동이든 마찬가지이지만 원칙을 지키고 준비를 철저히 하고 부상을 예방할 수 있도록 주의를 기울인다면, 그리고 운동을 좋아하고 즐긴다면 위험하거나 나쁜 운동이 있을 수 없다. 뛰다가 죽는 사람도 있지만, 그보다 수백 배 많은 사람은 누워 있다가 죽는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당신은 어떤 운동을 즐기는가?

- 김철환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정리 = 안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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