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최고인 골프시즌의 서막을 열면서 본격적인 봄꽃 축제의 퍼레이드가 이미 시작됐다. 이제 곧 봄을 밀어내는 철쭉꽃이 피어나면 상록의 푸름이 골프장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여름이 다가올 것이다. 이처럼 뚜렷한 우리나라의 사계절은 진정 하늘의 축복임에 틀림없다.
골프계에서 널리 회자되고 있는 고 박정희 대통령과 관련된 유명한(?) 조크인, 우리나라 골프장의 절정기가 공교롭게도 5.16으로부터 10.26사태까지라고 하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아마도 이 기간의 페어웨이가 1년 중에 가장 최고의 상태를 유지하기 때문에 만들어진 것으로 생각된다.
5월부터 10월까지가 골프의 황금시즌으로 인식되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이 기간 동안에는 페어웨이의 잔디가 빼곡히 올라와서 힘 있게 받쳐주게 되므로, 아마추어 플레이어들도 최고의 샷을 구사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기 때문일 것이다.
레귤러 온의 찬스가 많아지고 버디를 낚아볼 수 있는 중요한 샷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어드레스를 하게 되면, 우리 몸에서는 그 긴장과 흥분상태를 감지하고 ‘아드레날린’이라는 신경전달 물질 호르몬이 분비되기 시작한다. 아드레날린이 혈류에 분비되면 우리 몸은 외부 상태에 반응하기 위해 근육과 조직에 흥분성을 전달하기 시작한다.
프로들도 경기를 하는 와중에 극적인 상황에 맞닥뜨리면, 이로 인해 생각지도 못한 샷이 나오는 것을 드물게 목격하게 된다. 하물며 위크앤드 골퍼들의 경우에는 알고 있으면서도 이로 인한 수없이 많은 미스 샷을 범해본 경험들이 있을 것이다. 이럴 때는 무턱대고 머리를 들지 말고 힘을 빼라는 모든 골퍼들의 단순 공식을 머릿속으로 되새긴다고 해서 미스 샷을 예방하는 것에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
필자는 오늘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남아공의 전설인 게리플레이어 선수의 ‘3S’라는 골프 계의 주옥같은 명심보감을 독자 여러분과 함께 공유하고 싶다. 게리플레이어는 항상 경기 때마다 왼손 장갑의 엄지와 검지 사이의 불룩하게 솟아오른 지점에 ‘3S’라는 마킹을 해놓고 매번 중요한 샷을 앞두고 어드레스 할 때마다 ‘3S’라고 쓴 글씨를 내려다보며 스윙감각을 찾았다고 한다.
필자 역시 골프라운드 때마다 ‘3S’를 좌우명으로 생각하고 ‘프리 샷 루틴’보다 더 중요시하면서, 또한 그 효과를 알고 있기에 독자 여러분들 모두가 이를 실행에 옮겨 멋진 경기를 체험해 보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3S’는 다음과 같다. 첫째가 ‘Soft’인데, 그립속에 있는 새가 날아가지 않도록 적절하고 부드러운 압력으로 그립을 잡는다. 초보자의 경우 어깨 근육이 단단해질 정도로 그립을 꽉 쥐게 되면 이미 그립속의 새는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둘째는 ‘Slow’로 이는 백스윙을 시작하는 테이크백을 마치 클럽헤드 뒤에 놓인 물병을 뒤로 밀면서 들어 올리는 느낌으로 천천히 왼쪽 어깨를 사용하면 클럽헤드의 궤도 이탈을 막으면서 스윙아크를 컴팩트하게 만들 수 있다.
마지막으로 ‘Smooth’이다. 다운스윙을 시작해서 임팩트 존을 향해 클럽헤드를 끌어내릴 때 마치 나무 밑둥에 쐐기를 박아 넣는 느낌으로 하반신의 리드를 지키면서 부드럽게 던져주면 자신의 공을 생각보다 멀리 그리고 정확하게 비행시킬 수 있게 되는 것이다.
- 유억윤 골프칼럼니스트협회 이사 (건국대학교 체육학과 교수) (정리 = 이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