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가 미래다 - 청년벤처 ‘토드팝’ 주민수]실패에서 배우고, 잘하는 걸로 승부
독특한 학습어플 인기, 모바일 교육시장 강자로 우뚝
『서비스 출시 4개월 만에 다운로드 건수 8만 건, 활성유저 수 5000명 이상 확보, 누적지급 장학금 1000만 원 돌파(4월 기준). 영어단어를 암기하면 장학금을 받는 독특한 학습 어플, ‘짭짤한 영어’를 개발한 벤처기업 토드팝의 현재 위상이다.
토드팝 주민수 대표(29)는 “이제 시작이다. 갈 길이 멀다. 처음 다른 사업을 할 때 경험 부족과 경영의 미숙함으로 인해 실패와 시행착오를 거듭했다. 하지만 그때의 아쉬웠던 경험이 지금의 토드팝을 있게 한 원동력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CNB저널이 진정한 리더로 성장하고 있는 주 대표를 만나봤다.』
주 대표는 지난 2010년 소셜커머스 붐이 한창 일어나기 시작할 때 티켓플레이스를 창업했다. 이때는 그가 군복무를 마친 뒤 대학교 2학년에 복학한 직후였다. 또한 사업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뒤로 한 채 앞만 보고 달렸던 시기이기도 했다. 소셜커머스가 막 태동하기 시작한 때여서 사업성을 살펴볼 겨를도 없었고, 그 당시에는 대기업들도 선뜻 투자에 나서지 않아 중소업체들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던 터였다.
경험 부족, 첫 사업 소셜커머스 실패 맛보다
하지만 주 대표는 야심차게 시작한 첫 사업에서 실패를 맛봐야 했다. 실패 원인으로는 상품력에서 경쟁사들에 비해 열세인데다, 티켓몬스터, 위메프 등 자금력을 앞세운 업체들의 마케팅 공세를 견디기도 쉽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면서 주 대표는 조직력을 제대로 갖추지 않았던 것이 결정적인 실패 요인이었다고 스스로 지적했다.
주 대표는 “처음에 조직을 갖출 때 조직 구성원들은 대부분 지인들이었다. 그들의 역량은 도외시한 채 나와 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사업에 참여시켰던 것이다”면서 “학교 선배를 비롯해 동네의 아는 동생, 친척 등으로 지금 생각하면 참으로 어이없는 인적자원 관리를 했다. 하지만 이때의 경험을 통해 사람이 사업의 성패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회상했다.
티켓플레이스를 경영하면서 처음부터 실패를 맛본 것은 아니었다. 소셜커머스 붐이 갑작스레 형성되면서 초기에는 돈을 벌기도 했다. 아울러 KT, 경인일보, 나이스정보통신 등 유수 업체들과의 MOU를 체결하는 등 마치 성장가도를 달릴 듯했다.
하지만 사업이 지속될수록 이들 MOU체결 업체들과의 이해관계에서 많은 갈등이 발생했고 이를 중재하는데 거의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 또한 상품력, 자금력, 조직력 등에서 약점을 드러내는 동시에, 수많은 사기꾼들도 티켓플레이스에 편승하겠다며 꼬이기 시작했다. 결국 사업의 지속성이 약화되는 원인이 됐고, 주 대표는 1년여 만에 사업에서 철수하는 결정을 내려야 했다.
주 대표는 “소셜커머스 사업을 접으면서 내가 너무 경험도 없었고 경영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그저 안이하게 사업을 운영하는데 매달렸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래서 좀 더 경험도 쌓고 조직 운영도 배우기 위해 (주)굿닥이라는 회사에 들어갔다. 병원 마케터로서 일을 하면서 경험도 쌓고, 특히 시장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굿닥에서 일하면서 너무 작은 시장은 1~2년 정도의 단기간에는 성공할 수 있는 기회가 있겠지만, 이후엔 사업의 지속 가능성이 떨어져 더 이상의 사업 확장은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을 몸으로 깨달았던 것이다.
주 대표는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모바일 시장이 성장해 나가는 것을 보면서, 이 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틈새시장을 어떻게 찾을 것인가를 끊임없이 고민했다. 그 와중에서 그간의 사업경험과 조직생활을 통해 몇 가지 노하우를 터득했다고 한다.
그는 가장 먼저 시장에 주목했다. 지속 가능하며 성공 가능성이 높은 시장이란 고객들이 목돈을 아낌없이 쓸 수 있는 시장이어야 한다는 지론이 생겼다. 그러면서도 해당 시장에는 강력한 1등 경쟁자가 없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모바일 환경에서 자동차, 웨딩, 상조 업계는 이미 시장에 1등이 존재하고 있는데다, 경쟁도 매우 치열했다.
주 대표는 모바일 환경에서의 시장 분석을 꾸준히 한 결과, 교육 분야에서 틈새시장을 찾아냈다. 이미 온라인 시장에는 전성기 때만은 못하지만 여전히 강력한 메가스터디라는 업체가 존재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들도 모바일 교육시장에는 아직 진입을 하지 못한 상태였던 것이다. 이미 유저들은 모바일 시장으로 옮겨 가는 추세가 강하게 형성되고 있는데 매체들이 이러한 유저들의 니즈를 수용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주 대표는 모바일 교육시장에서 유저들에게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를 고민했다. 당시 대부분의 매체들은 콘텐츠 유료화에 대한 고정관념이 강한 상태였으나, 이제는 이러한 시장의 성장성에도 상당한 한계를 보이고 있었다.
이에 따라 주 대표가 집중한 것이 콘텐츠를 통해 수익을 창출함과 동시에 이를 유저들과 공유할 수 있는 아이템을 기획했다. ‘짭짤한 영어’는 영어단어를 암기하거나 문제를 풀어내면 장학금을 지급한다. 그리고 학습이 끝날 때마다 광고를 노출시켜 수익을 창출한다. 여기서 나온 수익을 유저들과 나눔으로써 콘텐츠 사용의 선순환을 증가시키는 것이다. 토드팝은 서비스 출시 4개월 만에 이미 8만여 명의 회원을 확보한 상태다.
출시 4개월 만에 8만 회원 확보
두 번째 노하우는 조직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조직 구성원 모집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집중했다. 주 대표는 과거 티켓플레이스에서의 조직 실패를 거울삼아 인재를 채용하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그리고 그는 조직 구성원들에게 주인의식을 항상 강조했다.
주 대표는 “조직 구성원들에게 주인의식을 가지라고 말로만 해서는 안 된다. 진정으로 주인의식을 가진 직원들은 급여의 많고 적음을 따지기 보다는 미래의 보상인 스톡옵션이나 자신이 성과를 낼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것을 더 선호한다”면서 “또 이들은 회사가 어려울 때 떠나지 않고 함께 극복하기 위해 노력에 기꺼이 동참하며 회사의 비전에 대한 동기부여가 충분한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나는 이런 부분에 대한 것을 조직 구성원들과 항상 공유하려고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주 대표는 세 번째 노하우라면서 “일을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리지 않고 현장중심으로 잘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굿닥에서 세일즈 팀장을 역임하면서 느낀 것이 병원에 대한 정보의 불균형이 매우 심하다는 것을 지적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주 대표는 직접 서울 시내에 있는 병원의 95% 가량을 직접 방문했다고 한다. 때로는 간호사들에게 잡상인 취급을 받았고, 아예 처음부터 문전박대를 당하기도 일쑤였다. 그런 가운데서도 병원 관계자들을 만나서 그들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경청했다. 직접 현장에 나가 발로 뛰면서 정보를 얻으니 자연스레 불균형은 해소됐다고 한다.
교육시장에는 메가스터디를 비롯해 재능교육, 스카이에듀 등 막강한 자금력을 가진 경쟁자들이 많다. 하지만 주 대표는 “그들은 상품력, 자금력, 조직력 등에서 상대적으로 막강하다. 그러나 그들은 모바일 시장 환경에서는 매우 느리다는 약점도 존재한다. 결국 이러한 시장 환경을 이해하고 우리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을 찾아내 신속하게 유저와 호흡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향후 일본어로 콘텐츠를 확장함과 아울러 한국어 콘텐츠를 개발해 한류 열풍이 넘치는 해외시장에도 진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이진우 기자
이진우 기자 voreole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