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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 - 마우리시우 지 소우자]민완 사건기자에서 캐릭터 국민작가로

남미판 월트디즈니 창조, 유대감 강조하는 ‘가족’ 중시 콘셉트 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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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81-382호 왕진오 기자⁄ 2014.06.05 08:57:34

▲브라질 만화 거장 마우리시우 지 소우자가 한국전시를 위해 롯데갤러리 본점을 찾았다. 사진 = 왕진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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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왕진오 기자) ‘남미의 월트 디즈니’를 창조한 브라질 만화계의 거장 마우리시우 지 소우자(79)가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맞아 자신의 대표적인 캐릭터 모니카를 앞세우고 한국을 찾았다.

5월 29일부터 6월 22일까지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갤러리에서 ‘2014 브라질 월드컵 ’특집으로 진행하는 ‘브라질의 만화거장 마우리시우 지 소우자’ 특별전을 통해서다.

이 전시는 초창기 캐릭터 탄생부터 세계적 작가가 되기까지의 자료를 총망라했다. 그의 대표 캐릭터인 ‘골목대장 모니카’의 역사를 보여주는 다양한 캐릭터,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 조선시대 화가 김득신의 ‘파적도’ 등 전 세계 명화를 자신의 만화 캐릭터를 통해 재해석한 10여 점의 대표 유화 및 조각 작품이 국내 최초로 선보인다.

이와 함께 펠레, 호나우두, 호나우딩요, 네이마르 등 브라질 축구스타의 자료들과 2002한일월드컵 신화의 주인공인 김남일, 유상철, 이영표 그리고 현역 축구 국가대표인 김영권, 김신욱의 캐리커처가 함께 선보이며 브라질 월드컵에서의 한국 팀의 선전도 기원한다.

브라질 국민작가로 불리는 소우자는 미국 월트 디즈니 일색이던 브라질 및 남미 만화시장에서 가족을 중시하는 라틴의 색채가 반영된 작품으로 일대 변혁을 일궈냈다.

▲마우리시우 지 소우자의 조선시대 화가 김득신의 파적도를 만화캐릭터로 해석한 작품. 사진 = 왕진오 기자


신문기자 출신으로 만화를 포함해 미술과 음악 등 다양한 예술 분야에 관심을 가져 ‘라틴과 브라질만의 문화적 색깔과 특성, 문화를 알릴 방법’을 고민했고 그 답은 만화에 있다는 걸 알았다.

아이들을 유달리 사랑하고 어려서부터 그림 그리기에 소질이 있었던 그는 자신만의 철학과 세계관을 만화 속에 녹여내기 시작했다.

그 결과 브라질의 만화 시장에서 그가 이끄는 ‘마우리시우 지 소우자 프로덕션’이 미치는 영향력과 지배력은 브라질을 넘어서 라틴과 미국 등 전 세계에 이르고 있다. 현재 직원 300명 중 만화가가 150명에 달하는 남미 최대 규모이자 세계에서 4번째로 큰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이다.

“내 만화는 철학부터 문화까지 많은 점에서 디즈니와 달라요. 나는 만화에 일체 돈 이야기를 넣지 않죠. 어린이들에게 돈이 최고의 가치라고 가르치고 싶지 않아 서지요. 그보다 우정, 사회성에 이야기 합니다. 또 가족과 단절돼 주인공에게만 하이라이트를 비추는 다른 만화들과 달리 가족간 유대 관계를 그려냅니다. 어린이들에게 희망과 삶을 긍정하는 기쁨을 주어야 한다는 내 철학이 거기에는 녹아있습니다.”

그러나 그가 처음 직업으로 시작한 일은 만화가 아닌 신문사 기자였다. 신문사에서 만평을 그리는 일을 했으리라는 예상과 달리 그는 강력 범죄와 사건을 담당하는 범죄 담당이었다. 5년간의 기자 생활을 이렇게 회상한다.

“범죄 현장에 나가보면 선혈이 낭자할 때가 많았어요. 어떨 때는 그런 걸 보고 기절을 하기도 했지요. 기자 생활보다는 그림 그리는 일이 정말 좋았어요. 하지만 도저히 그림을 그려서는 생계를 유지할 수 없어서 기자를 했던 거죠.”


80세 맞은 현역, 50년 장수비결은 가족사랑

소우자가 창조한 ‘모니카’는 미국의 미키 마우스, 일본의 헬로 키티처럼 50년을 장수한 전 세계적인 캐릭터다. 모니카가 지난 50년간 끊임없이 어린이들에게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비결에는 작가의 유난한 가족사랑이 자리잡고 있다.

그의 자녀는 1959년생인 큰딸부터 현재 14살인 막내에 이르기까지 무려 10명에 달한다. 10명 모두 화가와 음악가 등 예술분야에 종사하고 있는데, 이 중 6명은 소우자 프로덕션에서 근무하고 있다.

“아이들을 통해서 50년간 어린이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창을 열수 있었어요. 내 아이들이 좋아하는 옷이며 문화를 느끼며 그들과 호흡할 수 있게 된 거죠.”

실제 ‘모니카’를 창조할 때에도 당시 2,3,4세이던 세 딸을 관찰해 말괄량이에 골목대장인 캐릭터를 창조해냈다.
“원래 내 만화에는 소년이 주로 등장했어요. 내가 어려서 소년이었기 때문에 여자들의 심리를 알 길이 없어서죠. 어린 내 딸들을 관찰하면서 힌트를 얻게 됐어요.”

▲소공동 롯데갤러리본점에 전시된 드로잉과 축구 캐릭터. 사진 = 왕진오 기자


‘골목대장 모니카’는 작가가 친딸을 모델로 삼아 그리기 시작한 캐릭터로 상파울루의 어느 가상의 동네를 배경으로, 일곱 살 난 말괄량이 모니카와 그의 친구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는 ‘모니카’ 캐릭터 이외에도 펠레와 호나우딩요, 호나우지뉴 가우초, 네이마르 등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브라질의 축구 스타들이 등장하는 만화책을 차례로 출간했다. 아이들이 어린 축구스타의 모험을 떠나는 내용을 통해 축구 세계를 이해하고 탐험 정신을 키울 수 있도록 했다는 이야기다.

그가 축구 스타 만화책을 출간하게 된 계기는 우연에서다. “1980년대 펠레와 이탈리아에 가는 비행기에 같이 타게 된 게 축구 만화 시리즈의 출발이에요. 펠레는 슈퍼맨처럼 자신을 멋있게 그리길 원했지만 저는 귀여운 어린 펠레를 그렸지요. 하지만 ‘이래야 어린이들에게 쉽게 다가 갈 수 있다’고 설득했고 이게 성공했죠.”

팔순의 그는 “아직도 돈을 더 많이 벌고 싶다”며 “앞으로 10년 프로젝트를 세웠다. 가장 큰 꿈은 프로덕션을 통해 그림을 가르치고 전문 인력을 양성하며 작가들을 지원하는 일을 계속 하고 싶다”고 밝혔다.

- 왕진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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