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이 책은 일본, 더 나아가 전 세계에서 현대의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갖고 있는 사회문제에 주목한다. 2012년 고단샤에서 출간된 책은 2013년 일본 신서대상 1위를 하며, 일본 내 인문학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저자 오구마 에이지는 게이오대 역사사회학 교수로서, 일본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문학자로 꼽힌다. 이 책은 일본의 원자력발전 반대운동의 기운이 한창 높아가는 가운데 쓰였다.
그렇기에 원전, 사회운동, 일본에 대한 특정한 관심과 관련이 있지만 보다 폭넓은 문제들에 대해 고찰하고 있다. ‘탈공업화(리스크 사회화 또는 글로벌화)’의 조류는 세계 각지의 사람들을 모두 비슷한 상황에 놓이게 만들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고용과 가족의 불안정화, 격차의 확대, 정치의 기능부전, 민주주의의 한계봉착, 공동체의 붕괴, 노조의 약체화, 편협한 민족주의와 포퓰리즘의 증대, 이민자 배척운동이나 원리주의의 대두 등은 현대의 어느 나라에서나 발견된다.
사회에 대한 불만은 누구나 갖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현재의 사회를 바꾸고자 하는 사람들은 많다. 하지만 실제로 바꿀 수 있는지, 어떻게 해야 바꿀 수 있는지 알지 못한다. 정치가에게 맡기면 된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정치에 관여해도 바뀌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참여하지 않는다. 그러나 한편으로 데모가 일어나는 것을 보면, 무언가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분위기이기도 하다.
사회는 과연 바뀌는 것인지, 사회를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사회를 바꾼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역사적, 사회구조적, 사상적으로 성찰해보고자 하는 것이 이 책의 전체적인 취지다.
- 이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