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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임팩트, 안정된 피니쉬에 이르는 멋진 스윙, 창공을 가르며 시원하고 정확하게 날아가는 골프공!’ 이는 어떤 골퍼에게든 꿈이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불행히도 그렇지 않은 것 같다. 골프공은 말을 듣지 않고, 잘 깎아놓은 페어웨이를 외면하며, 하얀 말뚝을 벗어나기 일쑤인데다, 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좌충우돌한다. 스윙이 어떻든 말이다.
“스윙이 나빠서 그래! 임팩트가 안 좋아! 피니쉬가 없어! 체중이동이 안 돼! 왼팔이 닭 날개야! 배치기를 하네! 붙여서 내려와야지! 헤드가 목표방향으로 쭉 펴줘야지! 양발이 떨어지잖아! 도대체 넌 하키를 하는 거냐, 골프를 하는 거냐! 헤드업은 삼대가 망한다! 볼을 안보고 어떻게 치냐! 몸을 너무 구부렸잖아!” 등등 수없이 들어왔던 말들이다. 자신의 스윙에 대한 이런 평가는 그다지 기분 좋은 말들은 아니다.
수많은 레슨 프로그램과 교습서가 있고, 간혹 아름다운 스윙을 구사하는 선수급의 골퍼도 있기는 하지만 그리 흔치는 않다. 연습장에 가더라도 많은 골퍼들이 어느 누구도 서로 같은 스윙을 구사하는 걸 본 적이 없다. 골프 스윙은 그 사람의 지문과 같아 멀리서 봐도 스윙의 주인을 쉽게 알아 볼 수 있는 몸에 박힌 바코드인 것이다. 비슷한 스윙은 있을지 모르나, 모두 독특한 자기만의 스윙을 구사하고 있다.
그런 천차만별의 스윙들이 있어서인지 스코어 역시 제각각이다. 누가 봐도 아주 멋진 스윙을 구사하는 아마추어 골퍼가 100대를 간신히 치는가하면, 옆에서 스윙을 보고 있노라면 웃음이 절로 나오고, 옆 사람이 다칠 것 같아 그만하라고 말리고 싶은 사람이 쉽게 70대 스코어를 기록하는 골퍼도 부지기수다.
아마추어 골퍼들 중에는 유난히 스윙을 분석하고, 자세를 정확하게, 그립을 어떻게 잡는지, 연구하고 몰두하는 학구파들도 있다. 그러나 그들 중 상당수가 주화입마에 빠져 자가당착적인 결말에 도달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필자는 연습 때마다 스윙을 분석하고, 그립을 고치고 하다 보니, 자신만의 스윙을 갖는데 오히려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한 사람들을 많이 봤다.
필자의 지인 중에 20년 골프를 쳤지만, 아직도 스윙을 교정하고 있는 골퍼도 있다. 그러나 결국은 대부분 자기만의 스윙으로 간다. 그리 쉽게 고쳐지지 않는 것이 바로 처음 배운 자기만의 스윙이다. 그렇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물론 몇 가지 중요한 포인트는 지켜져야 하겠지만, 즐거운 골프를 하는 데 스윙은 그다지 문제되지 않는다.
정통한 스윙이 아닌, 스텝드라이버를 치는 여자 프로골퍼가 있다. 그 프로는 우승도 했으며, 올해 역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아마추어 중에도 이런 독특한 스윙을 가진 골퍼들이 많다. 그들은 엉성하고 비정형의 스윙을 갖고 있지만, 골프를 즐기는 데 전혀 불편함을 호소하지 않으며 스코어도 비교적 좋다.
그리고 이런 예들은 아마추어 가운데 골프 지진아들에게는 크게 용기를 주며 즐겁고 유쾌한 일이기도 하다. 또한 분명 무언가 우리에게 시사하고 있다. 각 개인들의 골프스윙은 이 세상 누구에게도 없는 자신만의 명품 스윙인 것이다. 그래서 고민할 필요 없다. 골프를 그저 즐기자. 자신만의 스윙에 만족하고, 이의 장점을 살려 즐거운 라운드를 한다면 될 것이다.
- 강명식 골프칼럼니스트협회 이사 (푸른요양병원장) (정리 = 이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