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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 전시]신이 빚은 낙원, 강원도를 만나다

국립민속박물관, 강원도 명승과 민속문화를 대표하는 유물 260여 점 선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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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89-390호 왕진오 기자⁄ 2014.08.04 14:36:52

▲‘강원별곡’전시장에 놓인 관노가면극의 ‘장자마리’역의 의상과 양반광대탈, 소매각시탈의 모습. 사진 = 왕진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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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왕진오 기자) 대표적인 여름 휴양지 강원도, 바다와 산 그리고 계곡이 펼쳐진 천혜의 자연은 도시민들에게는 아름다움을 넘어 휴식이라는 아이콘으로 다가온다.

도심 속에서 강원도를 유람하듯이, 강원도 명승과 민속문화를 대표하는 유물 260여 점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7월 23일부터 9월 10일까지 서울 삼청로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천진기)이 2014년 ‘강원민속문화의 해’를 맞이해 강원도(도지사 최문순)와 함께 마련한 ‘강원별곡(江原別曲)’특별전을 통해서다.

예로부터 많은 문인과 화가들이 수려한 글과 그림으로 아름다움을 노래한 강원도를 이중환(李重煥, 1690~1752)은 ‘택리지’에서 강원도의 경치를 나라 안에서 제일이라 했다. 그 중 백미는 송강 정철(鄭澈, 1536~1593)이 지은 기행가사인 ‘관동별곡’에서 “조물주가 야단스럽게 빚어낸 곳, 신선들이 노니는 선경(仙境)”이라고 칭송할 정도로 강원도의 아름다움을 노래했다.

강원도는 백두대간을 경계로 영서와 영동으로 나뉜다. 서쪽 영서지역은 산지가 많고, 동해와 맞닿은 동쪽 영동지역은 평지가 협소하다. 이런 특성으로 인해 두 지역은 척박한 산과 거친 바다에 의존해 생활할 수밖에 없었다. 그들은 아름답지만 척박하고 거친 환경에 적응하며 투박하고 소박한, 자신들만의 문화를 만들어 왔다.

이번 전시는 대관령을 경계로 영동, 영서로 나누는 강원도 지역의 특성을 살렸다. 영서지역 산촌에서 시작해서 금강산을 비롯한 영동 지역의 명승을 둘러보는 여행자의 여정을 따라가는 방식으로 구성된다.

▲‘강원별곡’ 전시장에 전시된 금강산도를 감상하고 있는 관객. 사진 = 왕진오 기자


‘아우라지 건너 대관령을 오르다’ 로 명명된 공간에는 영서지역 산촌을 배경으로 ‘싸리머릿장’, ‘채농’, ‘막국수틀’과 ‘올창묵(올챙이묵)틀’, ‘나무독’ 등 강원도의 투박하고 소박한 살림집과 살림살이가 강원도의 정취를 물씬 풍기고 있다.

‘대관령 너머 강릉에 이르다’로 이름 지어진 공간에는 강원도의 자랑이자 유네스코 지정 ‘인류구전 및 무형유산 걸작’인 강릉단오제의 신명나는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전시장 천장에 국립민속박물관이 오랜 동안 수집한 단오제 사진자료를 활용해 제작한 영상예술가 박상화의 영상작품과, 보기만 해도 웃음과 함께 더위를 날려줄 만한 관노가면극 ‘장자마리’역의 의상과 양반광대탈, 소매각시탈, 시시딱딱이탈이 전시되어 있어 관람객들에게 청량감을 느끼게 해준다.


컴퓨터장치 이용한 김홍도의 해동명산도

‘산 너머 관동 땅의 아름다움에 빠지다’에서는 그림과 글로 노래한 금강산과 관동팔경의 아름다움을 마치 가본 듯이 느껴볼 수 있다.

특히 현재까지 관광 명소로 명성을 떨친 금강산과 설악산의 근대 관광기념품은 물론, 입체경을 통해 그 절경을 감상하는 체험 공간도 마련된다.

여기에 6종류의 ‘금강산전도’를 계곡 모양으로 배치해놓아 마치 금강산의 모습을 눈앞에서 보는 듯하다. 컴퓨터 장치를 이용한 ‘전김홍도필 해동명산도’를 함께 놓아 금강산의 이모저모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전시장을 빠져나오는 공간에는 ‘바다 위로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다’를 주제로 ‘물적삼’, 10kg이 넘는 ‘머구리(잠수부)투구’등을 통해 동해바다를 삶의 터전 삼아 살아가는 해녀와 머구리등 바닷가 사람들의 넘치는 활력을 느껴볼 수 있다.

▲‘강원별곡’전시장에 마련된 관노가면극의 탈들을 김창일 학예연구사가 설명하고 있다. 사진 = 왕진오 기자


이외에 마을제당에 걸린 ‘남근목(男根木)’, 부적으로 사용된 ‘척주동해비(陟洲東海碑) 탁본 등 생업과 민속신앙 유물, 강원도 풍경과 동해안 일출을 주제로 한 영상작품이 소개된다.

강원도는 옛 문인들이 꿈꾸던 이상향이자 현대인에게도 여전히 인기 있는 피서지로, 시공을 초월해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였다.

‘강원별곡’특별전을 통해 최근 안타까운 사건과 사고로 지친 우리들에게 여름휴가철과 방학기간을 맞아 잠시나마 도심에서 강원도의 시원한 바람을 제공하고 있다. 서울 전시를 마치고 오는 9월 30일부터 11월 23일까지 국립춘천박물관에서도 이 유물들을 볼 수 있다.

한편, 서울 전시와 함께 삼척 갈남마을 마을사람들의 생업자료와 이야기가 마을 토박이 최병록 씨의 배양장에 ‘마을박물관’이름으로 개관한다. 명태잡이와 자연산 미역 채취로 유명했고, 동해안 최초 해산물을 양식한 이 마을은 국립민속박물관이 2013년에 8개월간 심층민속조사를 진행한 곳이다.

- 왕진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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