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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랑가 - 화랑협회 어디로 가나? ①]그들만의 국제아트페어, 참가 화랑들은 들러리(?)

“미술품 거래 장터가 입장객만 몰리는 전시성 행사로 변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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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91호 왕진오 기자⁄ 2014.08.14 08:54:29

▲2013년 한국국제아트페어(KIAF)가 열린 코엑스(COEX)전시장 전경. 사진 = 왕진오 기자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CNB=왕진오 기자) 『한국국제아트페어(이하 KIAF)가 오는 9월로 13회째를 맞이한다. (사)한국화랑협회의 사업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KIAF는 한 해 동안 국내 미술시장의 성과와 차기년도 미술시장의 트렌드를 한자리에서 조명할 수 있는 대형 그림 장터로 성장했다. 하지만 매년 회를 거듭할수록 저조한 판매실적과 국제아트페어라는 취지에 걸맞지 않은 해외 화랑들의 참가 그리고 입장객 숫자에만 연연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본지는 올해 KIAF를 앞두고 한국화랑협회가 KIAF를 통해 미술시장 활성화라는 순기능을 하고 있는지 진단한다. (편집자 주)』


“그림 사는 사람은 없고 학생들만 단체로 몰려다녀요! 넓은 공간에 쉴 자리도 제대로 없어요? 걸려있는 그림들이 다 똑같으니, 무슨 그림을 사라는 것인지 모르겠어요? 입장객만 몰리니 주최 측만 돈 버는 거 아닌가요?”

한국 미술시장을 대표하는 KIAF에 참가한 화랑 관계자 그리고 현장을 찾은 고객들의 공통된 의견들이다. 국내 최대 미술시장을 표방하고 있는 KIAF가 본래의 취지를 잃은 채 자신들만의 품격만 찾는다는 업계의 주장들이 힘을 얻고 있다.

도대체 KIAF를 주최하고 운영하는 화랑협회는 회원사의 이익은 잊어버린 채, 자신들만의 격(?)을 높이는 프로그램에만 집중하는 실상은 무엇인지 그 현장 속으로 들어가 본다.

2014 KIAF가 9월 25일부터 29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된다. 올해는 작년보다 6개국이 증가해 국내외 21개국 188개 갤러리가 참가한다. 해외갤러리는 지난해보다 20개가 증가한 61개다.

화랑협회와 코엑스가 공동주최하는 이 행사는 매년 가을 한해의 미술시장을 결산하는 의미의 대형 미술품 판매 장터이다.

2014년 7월 현재 146개 회원화랑과 비회원 화랑들 중 상당수의 화랑들이 참가 의사를 밝혔다. 이는 화랑협회의 주요 수익사업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180여개 갤러리의 참가비와 수만 명에 이르는 입장 수익이 보장된다. 

화랑협회로서는 매년 행사를 치루면서 위상을 과시하고 수익도 챙기는 일석이조 효과를 보고 있다. 하지만 아트페어라는 취지를 무색케 하는 일들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화랑협회 소속 13개 임원 화랑들조차 현장에 판매부스를 설치하고 작품 판매에 매진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기에 회원사들을 지원하거나 모객 활동은 기대를 하기 어렵다.

▲표미선 (사)한국화랑협회 회장. 사진 = 왕진오 기자


화랑협회 사무국은 “KIAF는 해외 유수의 아트페어처럼 판매에만 치중할 수 없다. 문화예술적인 부분과 판매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기에 어려운 점이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말이 사실이라면 작품 판매에 치중할 수 없는 아트페어가 아시아 미술시장의 허브를 자처한다는 것은 일종의 아이러니다.

표미선 화랑협회 회장은 지난해 KIAF를 앞두고 “화랑협회의 4대 사업 중 가장 중요한 사업인 한국국제아트페어를 위해 내실을 기하려는 의도에서 참여 갤러리 심사를 엄격히 벌였다. 변화의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백남준 특별전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고유 취지 실종된 채 화랑협회만 생색  

이 같은 협회의 입장에 대해 많은 갤러리 관계자는 “다양한 작가의 좋은 작품을 두루 볼 수 있다는 점이 아트페어의 장점이지만 비싼 비용을 들여 참가한 이상 손익 계산을 따져보지 않을 수 없다”며 “관람객이 늘어서 좋은 곳은 주최 측일뿐이다. 미술관급의 특별전을 굳이 미술장터인 아트페어에서 보여주려는 의도 자체가 주최 측의 대외 명분을 쌓는 것으로 밖에 안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관람객이 증가하지만, 구매력이 있는 고객들은 눈을 씻고도 볼 수 가 없다. 공동 주최 측인 코엑스를 위해 관람객 증가에만 열을 올리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참가 부스비용은 매해 오르는데 갤러리에 대한 지원이나 편의는 점점 줄고, 전시 환경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제자리걸음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화랑협회의 이익만을 위한 행사가 아니냐는 얘기다.

2002년 시작된 KIAF는 세계 각지의 주요 콜렉터 및 미술관계자를 한국으로 끌어들이고 미술품 유통질서 확립에 힘써, 미술시장의 활성화와 고객층의 확산을 유도하여 미술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행사다. 하지만 주최 측 수익만 급급하다면 미술시장의 활성화는 공염불이나 다름없다. 

최근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영화 ‘명량’에서 이순신 장군의 대사 중 “백성이 있어야 나라가 있고, 나라가 있어야 임금이 있는 법이지”가 크게 다가오는 이유는 무얼까. 회원사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절실하다.

- 왕진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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