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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명식 골프 세상만사]이제 골프에도 문화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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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92호 강명식 골프칼럼니스트협회 이사⁄ 2014.08.21 09:16:26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박세리 열풍 이후 10년 남짓 지난 현재 우리나라 여자프로골프선수들의 미국 LPGA 진출이 눈에 띄게 줄었다. 이는 국내 KLPGA의 규모가 커져 굳이 외국으로 진출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리라. 또한 국내 투어 선수들의 연간 투어경비가 미 LPGA 투어경비의 5분의1 정도밖에 들지 않아 상대적으로 순이익률이 높은 것에도 그 이유가 있다.

얼마 전 끝난 한화파이낸스 대회는 총상금 12억 원, 우승 상금이 3억 원이었다. 이는 최근에 유성CC에서 열린 남자 KPGA대회인 매일유업 오픈 총상금 3억 원, 우승 상금 6000만 원에 비하면 엄청난 규모의 대회다. 여러 면으로 봐도 이제 KLPGA 투어 규모는 세계적인 규모로 성장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국내 투어의 양적성장은 환영하고 축하할만한 일이다. 하지만 이런 성장에 선수나 투어 관계자들이 질적으로 따라가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모든 성장에는 고통이 수반되기 마련이며, 진통 없이 자란다면 후유증이 따라오게 돼 있다. 과거 KPGA를 보면 알 수 있다. KLPGA는 양적성장만 할 것이 아님을 타산지석으로 배워야한다.

양적성장의 부작용이 없으려면 문화의 창출이 필요하다. 원래 골프란 스포츠가 우리 것이 아니다보니 이에 부수적으로 따르는 문화가 생경할 수 있다. 골프가 우리나라에 도입돼 자리 잡는 데는 100년도 채 되지 않았다. 엄밀히 말하면 박세리 이후부터라고 보면 맞다. 겨우 십여 년 지난 문화인 것이다. 인생으로 보면 십대다. 질풍노도, 활화산으로 비유되는 청소년 시기다. 넘치는 힘, 투지 등은 장점이나 통찰력, 배려, 봉사 등은 돌볼 겨를이 없는 진통의 격변의 시기인 것이다.

현재 KLPGA를 보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문화가 없다. 대회 기간 중 주니어나 갤러리에 대한 서비스는 여전히 걸음마 수준이다. 또한 선수들과 선수 부모들의 자세도 깨어있지 못하다. 항간에는 ‘골프선수 한명을 육성하는 것은 벤처기업 하나 육성하는 것과 같다’고도 한다. 뜨면 대박이요, 그렇지 않으면 쪽박이란 뜻이다. 다른 각도로 보면 선수가 오로지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일 뿐이란 의미도 있다. 신인 선수들의 스코어 오기, 경기 매너, 예절에 대한 잡음이 끊이지 않는 이유도 그런 무조건적인 금전욕심에서 나온 것일 게다.

아무리 프로선수들이 상금으로 말한다고 하지만, 기본적 소양은 갖추고 있어야 한다. 이런 문제는 어린 선수들 육성 프로그램에서 찾아볼 수 있다. 주니어 선수들은 거의 학교에 다니지 않는다. 인성의 기초를 다지는 초등학교조차 조퇴 아니면 결석이다. 물론 학교와 학부모 간의 합의로 이뤄지기는 하나 학교에서 얻어야 하는 기본 교육조차 전혀 안 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선수가 어느 정도 성적을 내면 더하다. 아침에 잠깐 가던 학교도 아예 가지 않고 연습장이나 필드에서 산다. 이런 선수들에게서 사회성과 인성이 제대로 형성되기를 바라는 것은 큰 오산이다. 인간의 사회성은 경험에서 얻어지는 것이며 교육으로 단련되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성장하면 자기 자신만을 위한 게임만 하게 되며, 모든 것을 자신밖에 모르는 선수가 되기 십상이다. 한술 더 떠 프로에 입문하자마자 스타가 되면 그야말로 안하무인이 되어 버릇이 없어진다. 그러니 처음 입성한 사회인 투어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잡음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미 이렇게 자란 선수를 바로잡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이런 이유로 협회 차원에서 강제조항으로 연수 및 교육의 강화가 시급하다. 또한 선수 및 선수 부모들은 받은 것에 대한 감사함을 알고, 사회에 되돌리는 기부에도 앞장 서야 한다. 동료들과 갤러리에 대한 예절, 기부, 봉사 정신 등을 의무화해야 한다. 이는 어느 정도 강제성을 띄어야 하며 이를 어길 때는 무거운 벌금 등의 벌칙을 줘야 한다. 흥행을 이유로 이를 계속 방치한다면, 우리나라 투어가 시청자와 갤러리로부터 외면당하는 것은 시간문제이며, 하루아침에 무너질 수 있는 것이다.

- 강명식 골프칼럼니스트협회 이사 (푸른요양병원장) (정리 = 이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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