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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이 경쟁력이다 (37) IGM 신철균 원장 인터뷰]“맞춤형 지식공급, 창조 프로세스 구축하라”

‘세계가 한 동네로 들어온다’…차별화로 창조리더십 키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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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93호 이진우 기자⁄ 2014.08.28 09:00:44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기업에서의 창조란 무엇인가? 세계경영연구원(IGM) 신철균 원장은 “구태의연하지 않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그렇다면 창조는 누가 할 수 있는가? 신 원장은 “과거에는 창조가 특별한 재능을 타고난 천재들만이 가능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오늘날 지식사회에서는 누구든지 창조 프로세스를 통해서 패러다임의 변화를 이끄는 창조가 가능하다”고 역설했다.

한국IBM이 전 세계 60개국 33개 산업군에 종사하는 1500명 이상의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 조사한 ‘2010 글로벌 CEO 스터디’ 결과에 따르면, 글로벌 CEO들은 성공에 반드시 필요하면서도 가장 중요한 CEO의 능력을 묻는 질문에 ‘창조적 리더십’을 첫째로 꼽았다. 조사 대상 CEO의 80%가 불확실하고, 점점 더 복잡해지며, 빠르게 변화하는 경영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안으로 창조적으로 조직을 이끌어야 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던 것.

신 원장은 “21세기 새로운 떡의 법칙인 창조는 ‘지식’으로부터 나온다. 또한 지식사회의 도래로 과거 산업사회의 경쟁력이었던 조달능력은 이제 더 이상 의미가 없어졌다”면서 “아울러 오늘날의 차별화된 경쟁력은 창조력이라는 함수 관계를 통해 발휘된다. 이를 위해서 리더는 모든 조직 구성원들에게 지속적으로 맞춤형 지식을 공급해서 아이디어의 촉발 프로세스가 가능하게 하고, 이러한 촉발 프로세스를 융합하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영학의 세계적 석학들은 이구동성으로 “경영에는 이른바 ‘왕도’가 없다”고 잘라 말한다. 그리고 경영학은 결코 왕도를 찾는 학문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상의 흐름을 따라잡고(올바른 방향감각), 기업의 한정된 자원을 어떤 우선순위를 가지고 적절하게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것(올바른 우선순위)으로 이해한다. 이것이 경영의 위대성을 결정짓는 2가지 요소인 것이다.

신 원장은 “21세기 경영의 新 패러다임 가운데 하나가 ‘세계가 한 동네로 들어온다’는 것이다. 정보통신의 발달로 사람들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진정한 지구촌을 형성하게 됐다. 이러한 세상의 변화 속에서 사람과 사람 간, 나라와 나라를 가로막고 있던 장벽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면서 “과학기술은 광속의 속도로 발전하고 있으며, 전 세계적 차원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따라서 인간관계는 더 이상 별 의미가 없어졌고, 이제는 새로운 차별화의 답이 무엇인지를 찾아야 하는 시대”라고 말했다.


지식사회와 창조경영에 눈을 떠야

21세기 경영의 新 패러다임의 또 다른 하나는 ‘지식사회가 낳은 새로운 떡의 법칙’이 있다는 것이다.

전통적 경영학에서 생산의 3요소는 노동, 기술, 자본이었다. 여기에 자원을 더해서 4요소라 부르기도 한다. 과거 산업사회에서는 이러한 생산의 4요소를 갖춘 나라가 강대국이었다. 대표적으로 미국, 소련 등을 꼽을 수 있다. 또 과거엔 이러한 모든 것을 갖추고 있던 브라질이나 아르헨티나 등도 강대국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이들 나라는 정치에서 실패해 오늘날에는 강대국의 위상을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아울러 생산의 4요소를 갖추지 못한 나라들의 경우엔 식민지 침탈 전쟁을 통해 이것들을 확보해서 경쟁력을 키우기도 했다.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불렸던 영국을 비롯해 프랑스, 스페인 등 유럽의 강대국들이 바로 그들이다.

이는 기업도 마찬가지다. 기업이 생산의 4요소를 조달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대기업으로 얼마든지 성장할 수 있는 경쟁력이 있었다. 6·25 전쟁 이후 국가를 재건하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 국민들이 먹고 살만해지자, 맛에 대한 욕구가 생겨나기 시작했고, 이에 고 이병철 삼성 창업주는 설탕의 독점 수입권을 확보해 회사(제일제당)를 성장시켰다. 또 국민들이 멋에 대한 관심을 보이자, 삼성은 원단의 독점 수입권을 차지해 많은 돈을 벌었다. 이 기업이 현재 삼성그룹의 모태였던 제일모직이다. 즉 산업사회에서는 생산의 4요소에 대한 조달 능력이 곧 기업의 경쟁력이었던 것이다.

신 원장은 “과거 산업사회에서는 생산요소가 부족한 가운데 생산자 수도 그리 많지는 않았다. 하지만 오늘날 지식사회로 변화하면서 이러한 생산요소에 대한 조달이 수월해지고, 전업 주부조차도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 어디에서든 생산요소를 조달할 수 있는 사회가 됐다”며 “따라서 조달 능력이 이제는 더 이상 경쟁력의 무기가 될 수 없는 시대다. 이에 새로운 차별화 요소가 떠오르고 있는데, 이것이 바로 ‘창조’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997년 삼성중공업의 굴삭기 사업부가 지속되는 적자를 견디지 못하고 볼보코리아에 매각됐다. 당시 굴삭기 사업부는 안 되는 기업이 대부분 그러한 것처럼, 고객이 필요치 않은 물건을 재고로 잔뜩 갖고 있었다. 당시 업계 관계자들조차도 볼보코리아가 굴삭기 사업부를 인수한 것이 잘 한 일인지에 대한 의구심이 지배적이었다.

그런데 볼보코리아는 기존의 굴삭기 사업을 있는 그대로 승계하면서 단지 창조라는 차별화 요소를 추가했을 뿐이었다. 이것이 ‘TOC 경영혁신’ 프로세스다. 1년 만에 볼보코리아로 인수된 굴삭기 사업은 적자에서 탈출했을 뿐만 아니라, 수익성은 무려 174% 증가했으며, 재고는 60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신 원장은 “세계화 속의 지식사회가 초래한 패러다임은 결핍의 시대에서 풍요의 시대로, 경쟁력의 원천이 조달 능력에서 창조 능력으로, 기계가 돈을 버는 시스템에서 사람이 돈을 버는 시스템으로, 효율성을 중요시하던 원칙에서 창조성이 중요한 원칙으로 변화했다”면서 “현재 우리가 과연 어느 쪽의 패러다임에 살고 있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과거 산업화 시대의 패러다임에 살고 있다면, 하루빨리 지식(세계화) 시대의 패러다임으로 옮겨와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창조는 프로세스다…방법이 있다는 것

지난 2000년 세계 최고의 디자인 컨설팅 회사이자 아이디어 제국인 IDEO의 CEO로 부임한 팀 브라운은 “창조는 재능의 문제가 아니라 프로세스의 문제다”라는 폭탄선언을 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창조 프로세스를 거친다면 어느 누구든지 창조가 가능하다는 의미인 것이다. 이에 따라 같은 해 ABC 방송에서 리얼리티 쇼를 진행하는 테드 코플러가 “그게 사실이라면 그 프로세스를 한 번 보여줘라”고 브라운에게 도전했다.

도전 아이템은 당시 할인마트에서 사용하던 카트가 힘이 약한 노인이나 부녀자들이 끌기에는 쉽지 않았는데, 이것을 개선할 수 있는 카트 디자인을 창조해 내는 것이었다. 그런데 IDEO의 창조가 창출되는 프로세스는 시작부터 일반적인 고정관념을 깨뜨렸다. 그 프로세스의 절차는 팀 구성을 하고, 관찰과 질문, 토론과 실험을 통해 최종적으로 창조해내는 순서로 진행됐다.

처음 팀을 구성할 때 가장 먼저 카트 디자이너를 부르는 것이 상식이라고 생각했는데, 브라운은 뜻밖에도 엔지니어를 포함해 심리학, 건축학, 경영학, 언어학, 생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로 팀을 구성했다. 그리고 그들에게 무비카메라를 주면서 현장에 나가 각자의 관점에서 촬영해 오라고 했다. 이어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질문과 토론을 하면서 각자의 아이디어를 교환한 후, 프로토타입을 제작하고 추가적인 관찰을 바탕으로 계속 개선해 나갔다. 드디어 5일 만에 창조된 새로운 디자인의 쇼핑카트가 선을 보였고, 이것은 세계 디자인 대회에서 은상을 수상했다.

IDEO 식 창조 프로세스는 2단계 과정을 거친다. 1단계는 ‘촉발 프로세스’ 과정으로 팀을 구성하고 관찰과 질문을 통해 사람들의 뇌 안에 새로운 지식을 투입하고, 뇌 세포들 간의 새로운 네트워크 형성을 통해 다양한 창조적 아이디어가 촉발되도록 한다. 2단계는 ‘융합 프로세스’로서 촉발된 다양한 사람들의 아이디어를 창조적으로 핵심 결집시켜 재창출하고 정예화하는 과정(Group Genius: 집단 천재성)이다. 즉 중요한 창조적 아이디어는 열띤 토론이 벌어지는 테이블에서 나오는 것이다.

▲신철균 원장이 ‘IGM 창조클럽’ 개강 기념 특별 강연회에서 열강하고 있다.


신 원장은 “그러나 창조 프로세스의 적용에도 애로 사항은 있다. 팀원들이 다양하지 않기 때문에, 또 경험치가 부족해 촉발 프로세스가 약하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이에 대한 해결책은 교육을 통해 새로운 맞춤형 지식을 공급하는 것이다”면서 “융합 프로세스는 흔히 컨설턴트의 영역이라고 한다. 컨설턴트가 있으면 잘 되지만 그가 빠지면 실행이 지지부진해진다. 따라서 팀원들을 준 컨설턴트 수준으로 양성해 컨설턴트가 없더라고 창조 프로세스가 지속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때 컨설팅 무용론이 업계를 휩쓸면서 구조조정의 칼날을 쥐고 있던 컨설팅업체가 고스란히 그 부메랑을 자신들이 맞기도 했다. 컨설팅을 의뢰한 기업들이 컨설팅 결과에 따라 의사결정을 했다가 위기에 빠졌던 경우가 다수 발생했기 때문이었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세계적인 교육기관이나 컨설팅 업체들도 변화하고 있다. 즉 교육기관은 컨설팅 업으로, 컨설팅 업체는 교육을 업으로 업무의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떡의 법칙이 바뀌었다…새로운 우선순위 찾아라!

창조 프로세스의 중요성을 깨달은 세계적인 컨설팅회사인 맥킨지가 이러한 변화를 시도했다. 맥킨지는 기존의 컨설팅 중심의 기업 문제 해결 방식에서 벗어나, 교육을 통한 새로운 지식을 공급하고 아이디어를 촉발해 기업 문제 해결을 시도하고 있다.

또한 미국의 스탠퍼드 대학교의 디스쿨(D-School)의 경우에도 창조 프로세스를 검증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 대학에서는 ‘생각을 디자인하는 법’을 가르치고, 다양한 전공을 가진 학생들의 ‘극단적 협력’ 시스템을 통한 창조적 아이디어를 촉발한다. 아울러 비자, 펩시코, P&G, GE, 구글, 모토로라 등 많은 기업들이 디스쿨과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창출하고 있다.

신 원장은 “이제 21세기에는 떡의 법칙이 바뀌었다. 앞서 얘기했듯 세상의 흐름을 제대로 읽어내고 새로운 맞춤형 지식을 공급해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촉발하고, 이러한 아이디어들을 융합해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재창출해야 할 것”이라면서 “또 새로운 우선순위를 찾아 자원을 적절하고 효율적으로 배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IGM 세계경영연구원 전경.


그러면서 신 원장은 새로운 우선순위로 찾는 세 가지 경영 방식을 제시했다.

첫째가 창조중심 경영이다. GE의 잭 웰치 회장은 “만약 100만 달러의 회사 돈을 횡령한 직원이 있다면, 그를 몇 대 쥐어 패면 족하다. 하지만 창조적 아이디어를 자신의 책상 속에 넣어 놓고 있는 직원이 있다면, 그에게는 백년의 징역형을 내릴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둘째는 지식중심 경영이다. 직원들에게 기업에 맞는 새로운 맞춤형 지식을 공급하는 것이야말로 융합 혁명의 시대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이를 통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촉발시킬 수 있으며, 이러한 아이디어를 융합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구축해야 한다.

셋째는 사람중심 경영이다. 이는 모든 사람들의 지혜를 모으라는 것이다. 모든 직원들의 집단 천재성을 최대한 활용하라. ‘백짓장도 맞들면 낫다’는 말이 있듯이 모든 사람들의 지식을 모으고 융합한다면 조직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창조가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

신 원장은 마지막으로 “지식사회에서 창조경영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면서, 지속적인 맞춤형 지식 공급 및 융합체계를 구축하고, 또 직원들을 창조적인 컨설턴트로 키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철균 세계경영연구원(IGM) 원장


- 학력  
KAIST 생산공학 석사
KAIST 정밀공학 박사
미국 UCSD 교환교수(삼성그룹 최우수 박사 포상 파견)

- 경력
현) 한국외국어대 산업경영학과 겸임교수
현) 南開大(남개대) EMBA 겸임교수
로열컨설팅(주) 대표이사
로커스DS(주) 대표이사
삼성SDS 전략기획그룹장

- 저서 
<세상 모든 CEO가 묻고 싶은 질문들 (2012)>
<우리는 그들을 신화라 부른다 (2012)>

- 이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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