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 전시]현실서 만나는 지브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지브리 입체조형전’
호시노 코지 대표 “지브리만의 섬세한 특징 엿볼 수 있는 전시”
▲‘스튜디오 지브리 입체조형전’ 중 ‘모노노케 히메(Princess Mononoke)’. 사진 = 안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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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토토로’, ‘하울의 움직이는 성’,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등 국내에도 많은 팬을 거느린 일본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지브리 속 명장면과 인기 캐릭터들을 실제 공간에서 보고, 만질 수 있는 이색 전시가 열린다.
스튜디오 지브리는 이미 지난해 6월 ‘스튜디오 지브리 레이아웃전’을 통해 극장이 아닌 전시관에서 국내 관객들과 성공적인 첫 만남을 가진 바 있다.
서울 용산역 현대 아이파크몰의 특별전시관에서 내년 3월 1일까지 열리는 ‘스튜디오 지브리 입체조형전’은 작년에 이어 국내 관객들에게 지브리 애니메이션을 보다 친근히 소개하고, 애니메이션의 재미와 감동을 다시 전하고자 마련됐다.
전시 개막식에 참석한 스튜디오 지브리 호시노 코지 대표는 “지난해 ‘스튜디오 지브리 레이아웃전’에 이어 서울에서 두 번째 전시를 갖게 됐다. 공을 많이 들인 전시이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에는 스튜디오 지브리의 대표작 ‘이웃집 토토로’, ‘하울의 움직이는 성’,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모노노케 히메’, ‘붉은 돼지’, ‘폼코코 너구리 대작전’ 등 6편의 작품을 엄선해 애니메이션을 현실 속에 재현했다.
국내 관객들은 애니메이션을 보며 인상 깊게 남았던 장면과 캐릭터들이 실제로 눈앞에 펼쳐지면서 마치 애니메이션의 가상세계 속으로 들어선 느낌을 받을 것이다.
호시노 코지 대표는 “이번 전시는 애니메이션 세계를 재현한 것이어서 비록 비현실의 세계이지만 ‘토토로는 정말로 있는 것이 아닐까?’, ‘치히로가 일하던 공중 목욕탕이 어딘가 있을지도 몰라’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며 “관객 자신이 그것을 발견할 수 있는 것에 큰 기쁨이 있을 것이다. 전시를 통해 자신만의 지브리의 세계를 새롭게 발견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전했다.
이번 전시는 2013년 다카하타 이사오 감독과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신작 개봉이 동시에 진행된 것을 기념해 일본에서 기획한 ‘지브리가 가득히 IN 라그나 가마고리 전시’를 서울에서의 전시에 맞게 재구성했다.
또한 스튜디오 지브리가 각각의 작품을 재현해 낸 조형물과 함께 명장면의 아트박스를 설치해 관객들의 이해를 도왔다. 트릭아트, 포토존 등 오감이 즐거운 다양한 체험형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스튜디오 지브리 입체조형전’ 전시 전경. 사진 = 안창현 기자
이번 전시를 후원한 대원미디어 최영일 사장은 “이번 전시는 일본 지브리의 아름다운 애니메이션 장면의 한 단면과 조형물을 모은 전시”라며 “지브리 애니메이션의 세계로 들어갈 아름다운 통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씽크브릿지 전용덕 대표도 “스튜디오 지브리의 전시를 보면서 ‘애니메이션의 세계가 새로운 공간으로 다가올 수 있구나’라고 느꼈다. 전시 기획을 하는 사람도 이런 감동을 받는데 애니메이션 팬들은 얼마나 기쁘게 받아들일까 싶어 한국 전시를 강력하게 추진했다”며 “각박하게 사는 현대인들이 이 공간에서 행복을 느낄 거라 생각한다”는 말했다.
스튜디오 지브리는 미국 할리우드의 디즈니, 픽사와 더불어 세계 3대 애니메이션 제작사로 꼽히는 일본의 대표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와 다카하타 이사오가 1985년 설립했다.
미국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수상하기도 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2001)을 비롯해 ‘이웃집 토토로’(1988), ‘붉은 돼지’(1992), ‘하울의 움직이는 성’(2004) 등 수많은 명작 애니메이션들을 제작해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번 전시 ‘스튜디오 지브리 입체조형전’의 간담회에 참석한 호시노 코지 대표는 “지브리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애니메이션 업계가 변화하고 있다”며 “100% 수작업으로 이뤄졌던 지브리 스튜디오의 제작방식을 바꾼다는 건 쉽지 않겠지만, 우리도 천천히 변화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스튜디오 지브리 입체조형전’에서 선보인 트릭아트 모습. 사진 = 안창현 기자
지브리 애니메이션의 재미와 감동을 다시한번
지난해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공식 은퇴 선언으로 전 세계 수많은 팬들이 스튜디오 지브리의 미래를 걱정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해 호시노 코지 대표는 “미야자키 감독이 은퇴를 발표했지만 그건 지브리와는 별도”라며 “지브리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이 지금까지와 다를 것이란 건 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지브리가 전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로 유능한 감독들의 영향력을 언급했다. “물론 미야자키 감독이 은퇴를 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스튜디오 안팎에는 유능한 젊은 감독들이 기다리고 있다”며 스튜디오 지브리의 미래를 낙관하며 변화를 예고했다.
이런 스튜디오 지브리의 변화를 지난 ‘레이아웃전’에 이은 이번 전시에서도 엿볼 수 있다. 그는 “이번 전시는 특히 한국에서 인기가 많았던 애니메이션 작품들을 엄선해 선보였다”고 말했다.
지브리의 명작 애니메이션을 관객들이 오감으로 느낄 수 있도록 구성한 이번 전시에 대해 “작품 하나하나의 세세한 부분까지 봐주길 바란다. 아주 작은 것까지 신경 써서 만드는 지브리만의 특징을 발견할 수 있을 거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 안창현 기자
안창현 기자 isangahn@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