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은 아트스페이스, ‘리카 재단상 수상작가전’ 열어
▲(왼쪽부터)송은 아트스페이스에서 열리는 ‘리카 재단상 수상작가전-미 앤 유 인 어 리빙 룸’ 전시에 참석한 작가 나타샤 르쉬에르·아드리앙 미시카, 협력 큐레이터 마리 카넷, 리카 재단 디렉터 콜레트 바비에, 리카 재단 어시스턴트 안토니아 신틸라. 사진 = 김금영 기자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프랑스의 젊은 작가들이 한국 관람객들을 만나러 왔다. 9월 17일 송은 아트스페이스 전시장에서 그들을 만날 수 있었다. 송은 아트스페이스는 ‘미 앤 유 인 어 리빙 룸(Me and You in a Living Room)’전을 11월 29일까지 연다. 이 전시는 프랑스 리카 재단과 함께 리카 재단상 수상을 한 프랑스의 젊은 작가 8인의 그룹전이다.
리카 재단은 조형예술작업을 하는 젊은 프랑스 작가들 혹은 프랑스에 거주하며 작업활동을 펼치는 작가들을 지원하는 활동을 해왔다. 그리고 프랑스 현대미술의 발전을 위해 1999년부터 매해 젊고 역량 있는 작가들을 대상으로 리카 재단상을 수여해왔고, 지금까지 총 16명의 수상자를 배출했다. 수상자들의 작품은 퐁피두 미술관의 영구 컬렉션으로 소장돼 있다.
▲나타샤 르쉬에르, Untitled, Inkjet print on rauch blueback paper, 300x450cm, 93x139cm, 2013, Courtesy the artist
한국과 프랑스 간의 문화 교류를 더욱 다양하고 활발하게 이루고자 기획된 이번 전시에는 크리스토프 베르다게&마리 페쥐, 미르세아 깡또르, 이자벨 코르나로, 나타샤 르쉬에르, 브누와 메르, 아드리앙 미시카, 릴리 레노 드봐르, 타티아나 트루베 등 총 8팀의 작가들이 참여했다. 이중 베르다게, 페쥐, 르쉬에르, 미시카가 방한해 직접 전시장을 방문했다.
전시를 꾸린 협력 큐레이터 마리 카넷과 리카 재단 디렉터인 콜레트 바비에도 자리를 함께 했다. 마리 카넷은 “이번 전시는 프랑스의 최근 현대미술을 보여줄 수 있는 작가들을 선정해 진행했다. ‘공간’이라는 주제 아래 이들이 연결고리로 묶였다”고 소개했다.
▲아드리앙 미시카, Puddle Planters, Variable dimensions, Epoxy resin, cardboard, pigment, plants, 2013, Courtesy the artist, de la galerie Bugada et Cargnel, Paris
전시에 참여한 작가 미시카는 “이번이 첫 한국 방문인데 역동적인 삶을 살아가는 굉장히 낯선 공간이라고 느꼈다”며 “전시를 위한 조건이 완벽하게 구비돼 있어 즐거운 마음으로 전시를 준비했다”고 전시 참여 소감을 밝혔다.
또 다른 작가 르쉬에르 또한 “한국을 12년, 8년 전에 방문하고 이번이 세 번째 방문”이라며 “알아볼 수 없을 정도의 빠른 변화에 늘 놀라고 있다. 이국적인 이 곳에서 풍요로운 작업을 했다. 나는 신체와 음식을 주요 소재로 작업을 해왔는데, 서울에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몸이 어떤 정체성을 가지고 공간을 점유하는지 대면하는 것이 즐거웠다”고 감회를 밝혔다.
▲크리스토프 베르다게 & 마리 페쥐, Dreamland, 3D work, Installation Foamboard, mattresses, neon lights, video, 2007, Courtesy the artist, Collection les Abattoirs/ Frac Midi Pyrénées
주어진 공간을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
‘미 앤 유 인 어 리빙 룸’은 작가들이 각자 주어진 공간을 어떻게 활용하고 정의하는지 보여주는 전시이다. 8팀으로 꾸려진 작가들은 모두 공간과 그 공간에 존재하는 주체의 관계에 관심을 가지고 작품으로 표현한다. 게임에 참여하거나 대화를 나누면서 생성되는 ‘사회적 공간’, 가구 배치 및 장식을 통해 조명되는 ‘실내의 공간’, 역사와 초대, 글쓰기 등을 통해 형성되는 ‘문화적 공간’, 사물 측정으로 만들어지는 ‘구조적인 공간’ 등 공간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이뤄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베르다게와 페쥐는 독특한 외관을 지닌 구조물 ‘드림랜드(Dreamlan)’, 깡또르는 반복적인 영상으로 모든 것을 초월하는 공간을 만드는 ‘트래킹 해피니스(Tracking Happiness)’, 코르나로는 사물을 소재로 한 영상작업 ‘코스(Cose)’, 르쉬에르는 빛과 색채 실험으로 왜곡된 시각을 바꾸고자 하는 ‘무제(Untitled)’ 등을 전시장에 배치했다.
▲송은 아트스페이스 ‘리카 재단상 수상작가전’ 3층 전시장 전경. 사진 = 김금영 기자
그리고 메르는 전시장을 토론과 상호작용의 공간으로 변모시키는 ‘디 에스케이프(The Escape)’, 미시카는 다양한 공간을 여행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설치 작업 ‘퍼들 플랜더스(Prddle Planters)’, 레노 드봐르는 작가 개인과 문화간의 연관성을 모색하는 작업, 트루베는 시간과 공간 및 기억에 대한 관념을 탐구하는 작업을 보여준다.
작가들에 의해 작품이 탄생됐지만 전시 공간에 들어서는 순간 그 공간의 주체는 작가가 아닌 관람객의 몫으로 돌아간다. 협력 큐레이터 마리 카넷은 “전시 제목이 ‘미 앤 유 인 어 리빙 룸(Me and You in a Living Room)’이지 ‘유 앤 미 인 어 리빙 룸(You and Me in a Living Room)’이 아니다. 즉, 어떤 공간에 타인이 먼저 있고 내가 있는 게 아니라, 자신이 먼저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려 했다. 전시장에 들어온 관람객이 그 공간 안에서 주체가 돼 적극적으로 전시를 감상할 수 있도록 특별히 신경 썼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를 계기로 프랑스 작가들을 한국에 소개할 계획이 있다고 바비에 디렉터는 밝혔다. 그는 “리카 재단상 수상 작가의 전시를 매년 한국에 열 계획은 아직 없지만 프랑스의 재능 있는 작가들을 지속적으로 한국에 선보일 계획은 있다.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앞으로 보다 좋은 전시를 함께 꾸릴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김금영 기자
김금영 기자 geumyoung@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