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 아티스트 - 박성환]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균형 이루며 꾸는 꿈
작품 속 개체들은 기하학적 형태 갖고 있지만 각자 다른 의미 가져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데이드림을 통해 자신만의 꿈을 꾸며 표류하는 듯한, 우리가 소망하는 다른 세계로 연결시켜줄 듯한 하나의 섬을 만들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몽상에 빠지게 하는 젊은 작가 박성환.
박성환의 작품들은 Ego(자아)가 강할 수밖에 없는 여느 젊은 예술가들과 크게 다르지 않게 출발은 에고를 탐구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사랑이라는 감성을 통해 창조해낸 남성과 여성의 마스크 캐릭터를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의 비현실적 공간속에서 유기적으로 표현하여 중세 시인들이 관습적으로 널리 사용한 꿈 알레고리의 서술형식인 몽상을 통해 스토리를 만들어나간다.
허나 그녀는 에고를 통한 자기실현이나 주관적 스토리텔링을 하기보다 관객과 소통하고 함께 꿈을 꾸게 하고 모든 이들이 소망하는 에덴동산으로 인도해 주는, 루이스 캐럴(Lewis Carroll, 1832~1898)의 동화 속 엘리스를 인도해주는 회중시계 토끼의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MASK(Make a sable-3), 90.9x90.9cm, acrylic on canvas, 2010
그녀의 작품 속 공간들은 트라이앵글(삼각형)로 이루어진 비현실적 공간과 집의 형태를 하고는 있지만 집은 아닌, 케이크의 형태를 하고는 있지만 케익은 아닌 기하학적 이미지는 몽환적이면서도 아련하고 그녀가 사용하는 파스텔톤 색채들은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더욱 꿈꾸게 한다.
박성환은 현대사회에서 받는 다양한 형태의 외부적 자극들을 잠들기 위해 꾸는 꿈이 아닌 꿈꾸기 위해 꾸는 꿈, Day Dream을 통해 해소하고, 이상과 현실의 경계에서 표류하는 불안을 Splendor Triangle(기하하적 삼각형)으로 보여주는데 그것은 우리가 소망하는 유토피아인 다른 세계로 연결하는 Interface(인터페이스) 역할을 한다.
▲The dreaming house 3-빌딩 케이크, 193x130.3cm, mixed media, 2012
또한 사람이 머무는 공간을 안과 밖, 이상과 현실이 부딪히는 낯선 경계를 무너뜨리고 불안을 해소하는 장소로 보고 낮에 꾸는 꿈인 Day Dream을 통해 불안한 현실을 인지하지만 이상과의 차이를 극복하고 균형을 이루고 싶은 작가의 갈망을 작품에 투영시키고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다.
작품 속 등장하는 개체들은 기하학적 형태를 가지고 있지만 각자 의미를 가지고 있다. 가령 Splendor Triangle위에 떠있는 듯한 집은 Day Dream을 실현시키는 장소이며 사슴이나 두꺼비, 물고기 같은 동물들은 모성애적 여성성의 의미를, 파괴되거나 붕괴되지는 않았지만 으스러져 있는 듯한 과일이나 케익은 부서지기 쉬운 사랑의 은유의 의미나 지키고 싶은 소중함을 내포하고 있다.
▲Mask(Balance of love), 116.8x91cm, acrylic on canvas, 2014
19세기 말, 유럽의 근대 미래화가들이 상상으로 그려냈던 마법과 과학이 공존하고 있는 세계 ‘앵거리’에 어여쁜 한 소녀가 있었다.
그 소녀는 황무지 마녀의 마법에 걸려 90살의 할머니로 변해버렸다. 모든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4개의 다리로 걷는 기괴한 생물 ‘움직이는 성’에서 아름답지만 겁이 많은 왕실마법사인 ‘하울’과 함께 지내면서 겉모습이 아닌 마음으로 사랑하게 되고 함께 용기 있게 악의 세력들을 물리치고 마을을 평화롭게 지켜낸다.
▲Triangle island(Sun in the mirror ball), 130x162cm, acrylic on canvas, 2008
하울의 움직이는 성과 같은 집
물론 마법이 풀리게 되어 다시 어여쁜 소녀의 모습도 되찾게 되고… 미야자키 하야오의 ‘하울의 움직이는 성’ 이야기다. 박성환의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 생각난다.
겉모습은 기괴한 고철덩어리이지만 그 안은 너무나 아늑하고 사랑하는 사람의 모든 것으로 가득차 있다.
▲Triangle island I, 162X130,3cm, acrylic on canvas, 2009
박성환의 작품 속 등장하는 집도 하울의 움직이는 성과 같다.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오는 한계와 경계점에서 표류하게 되는 불안을 너무나도 말끔히 씻어내게 한다.
불안과 혼돈이 난무하는 현실에서 그녀의 작품을 통해 한낱 ‘백일몽’이 아닌 진정한 데이드림인 ‘몽상’ 을 해보는 건 어떨까…
▲The dreaming house-1, 162x130.3cm, acrylic on canvas, 2012
박성환은 강원도에서 태어나 9년여 간의 어린 시절을 보내고 서울로 옮겨와 지금까지 머물고 있다. 강원도 시골과 도시의 급격한 환경적 차이가 그리움이 되어 스스로의 내면을 돌아보고 자아표현의 수단으로써 자연스럽게 그림을 그리게 되었다. 그 계기로 미술대학에 진학하기에 이르렀고, 성신여자 대학교 대학원 서양화과 과정까지 마쳤다.
- 글·우사라 큐레이터 (정리 = 왕진오 기자)
우사라 큐레이터 babsigy@cnb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