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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 - 신교아트컴퍼니 신승헌 대표]당찬 20년 플랜, 작가의 가치에 투자

전시기간은 평균 한 달 책정 “20년 안에 아트바젤에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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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99호 왕진오 기자⁄ 2014.10.09 07:42:25

▲갤러리신교에 전시된 송채원 작가의 작품과 함께한 신승헌 신교아트컴퍼니 대표. 사진 = 왕진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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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왕진오 기자) “작품의 가치를 깎고 흥정해서 파는 것 보다, 작품의 가치를 제대로 보여주는 전시를 통해 거래되는 새로운 유통 방식을 만들겠습니다.” 미술품 경매회사 서울옥션에서 기획홍보 업무를 맡다 미술계 최전선인 화랑에 진출한 신승헌(39) 신교아트컴퍼니 대표의 각오다.

그가 경매라는 치열한 현장을 박차고 나와 작가와 컬렉터와의 만남을 9개월째 이어오고 있다. 아담한 갤러리는 24시간 철통 경비인력이 상주하는 청와대 맞은편인 종로구 신교동에 있다. 

“경매회사를 나올 때 쉬운 결정은 아니었습니다. 미술시장과 작가들을 만나는 업무를 하던 탄탄한 조직에서 나온다는 것에 주변의 우려도 있었죠. 하지만, 미술시장에 더 깊숙이 들어가 보려는 욕망이 생겼고 이를 실행에 옮기게 된 것입니다.” 갤러리를 연 계기다.

그 동안 머리로 생각한 것들이, 현장을 막상 접하니 경매회사 때와는 전혀 딴판이었다. 유통 단계보다는 작가 발굴을 통해 진정한 갤러리스트로 우뚝 서기 위한 욕심도 생겼다.

갤러리신교는 여느 곳과 달리 전시 기간이 평균 한 달이다. 운영의 묘를 살리기 위해서다. 여느 갤러리 같이 일주일에 한 번씩 전시를 하는 것은 무리라 본다.

신생 갤러리지만 충분한 기간 동안 작품을 보여주고, 작가들과 심오한 대화를 통해 그들의 미래를 가늠할 수 있도록 장점을 살리고 있다.

▲서울 종로구 신교동에 문을 연 갤러리신교 전시장 전경. 사진 = 왕진오 기자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가격과 작가의 정보를 손쉽게 알 수 있는 시대입니다. 작품 판매 시 중간 거래 마진이 적어지는데, 거래량이 적은 상태에서 한 방의 수익을 올리기 보다는 미술 자체의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갤러리나 딜러만이 미술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것입니다”

작품 하나 보는 것만으로 작가의 작품세계를 알기는 어렵다. 결국 좋은 갤러리는 작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작가의 작업을 보여주고 작가를 팔아야 한다. 그 역시 좋은 작가랑 소통하면서 소개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한다.

몸집이 작아야 더 크게 움직일 수 있다. 작가들을 직접 만나 그들의 부담을 최소화 한 전시를 진행하는 게 장점이다. 또 새로운 컬렉터들 계속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신생 갤러리의 행운이자 기쁨이다.

작가들이 개인전을 열려면 얼마나 들까? “작가는 어떠한 경우라도 전시를 해야 하는데, 갤러리를 열고나니 규모의 경제를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작가들에게 대관료 부담을 주지 않고도 완판이 되면 좋지만, 안 팔려도 비용을 적게 들게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게 된 것입니다.”


몸담았던 서울옥션 이호재 회장 존경

그는 몸담았던 서울옥션의 이호재 회장을 존경한다. 이 회장은 종종 “우리 일은 가만있으려 하면 아무것도 없고 하려면 무한하다”고 말했단다. 

갤러리 문을 연지 9개월 동안 무엇을 얻었을까? “부딪치며 배우자라는 목표가 생겼죠. 돈 생기면 전시장 공사를 하나하나씩 하고 있다. 미술계 선배들이 말했던 그렇게 하면 안 된다는 것들을 고집을 부려가며 다양하게 경험하고 싶다”

▲신승헌 대표가 참여한 라바 인 명동 프로젝트 전경. 사진 = 신교아트컴퍼니


신 대표의 다른 목표는 20년 안에 세계적인 미술품 판매시장인 아트바젤에 자신의 작가 10명 이상과 함께 나가는 것이다.

어느 순간 작업을 접고 다른 일을 하는 작가들, 전시를 펼치던 갤러리가 없어지는 황당한 경험을 세상에 주고 싶지 않다는 의지에서 20년이라는 시간을 잡았다. 오랜 기간 현장에서 그들과 함께하겠다는 포부다.

미술애호가들에게 상처받은 현대인들의 모습을 아이를 소재로 형상화한 작품으로 알려진 이상선(46) 작가, 그가 텍스트, 은유와 상징을 활용한 새 작품 경향을 선보이는 자리를 갤러리신교 개관전으로 마련했다.

두 번째 전시로 10월 23일까지 송채원(로잘린 송)작가의 ‘카운터팟 칙스’전을 통해 세상과 만난다. ‘인간의 시작은 성(性)’이라는 화두에서 출발한 작품들이 선보인다.

“좋은 뜻에서도 갈등이 생기는데, 조급함에 욕심을 부리는 것 같고 무리한 일에 오해가 발생하고 갈등이 생기는 현실에서 이것을 버리고 천천히 하나씩 해나가고 싶습니다.” 느린 걸음으로 오랫동안 정글의 미술시장에서 살아남겠다는 그의 출사표다.

- 왕진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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