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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뉴스]“작품을 갖고 놀자!” 아트 놀이터 ‘핀프레임’

갤러리 문턱 낮추고 미술과 대중의 소통 돕는 게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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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00호 김금영 기자⁄ 2014.10.16 08:47:32

▲‘핀프레임’ 전시장에서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아트 쇼핑몰’이 나온다. 이곳에서는 그림, 아트토이, 인테리어 소품 등을 5~20만원 상당으로 만나볼 수 있다. 사진 = 김금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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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프레임이 어디냐고? 바로 저기 있어!” 길치인 기자가 잠시 길을 헤매고 있을 때 동네 주민이 먼저 선뜻 길을 알려줬다. 핀프레임은 서울숲 동네 주민들 사이에서 이미 알아주는 명소가 된 듯했다. 서울숲 정문에서 한화 갤러리아 포레 뒷편 골목으로 50m 정도 걸으니 바로 찾을 수 있었다.

핀프레임은 ‘Play in the Frame(프레임 안에서 놀자)’을 슬로건으로 8월 31일 서울숲에 문을 열었다. 흔히 ‘아트’라 하면 캔버스라는 규격화된 프레임 안에 그려져 있는 그림을 떠올리기 일쑤인데, 캔버스를 넘어 다양한 사물이 아트의 프레임이 될 수 있고, 더 나아가 대중과 쉽게 소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쉽게 말해 고상하게 작품을 감상하는 공간이 아니라, 작가들의 작품과 신나게 놀 수 있는 ‘아트 놀이터’다.

▲‘핀프레임’을 다녀간 사람들의 흔적이 벽면에 마련된 큰 방명록에 고스란히 남았다. 낮은 위치엔 아이들이 삐뚤빼뚤 그린 그림들이 눈길을 끈다. 사진 = 김금영 기자


핀프레임은 크게 3공간으로 나뉜다. 일단 입구에 들어서면 마련돼 있는 ‘전시장’에선 작가들의 전시가 열린다. 전시 관람은 무료이다. 3달에 한 번씩 참여 작가들이 바뀌는데, 이미 명성 있고 알려져 있는 중견 작가보다는 새롭게 재능을 보여줄 수 있는 젊은 작가들 위주로 꾸리고, 일러스트, 사진, 만화 등 영역에 제한을 두지 않을 예정이다.

현재는 핀프레임의 1기 작가라고도 할 수 있는 작가 김지희, 김민경, 무라카미 다카시의 전시가 열리고 있다. 그리고 원작이 걸려 있는 벽면 옆쪽엔 원작을 캔버스에 인쇄한 그림들이 꽃밭처럼 전시돼 있어 눈길을 끌었다. 이 그림들은 구매도 가능하다.

전시장에 연결된 홀을 지나면 또 다른 공간인 ‘아트 쇼핑몰’이 나타난다. 아트 쇼핑몰에는 5~20만원 상당의 원작, 프린트, 아트토이, 인테리어 소품 등이 구성돼 있어 부담스럽지 않게 작품을 소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독특한 점은 작품들을 옷걸이에 걸어 놓고 작품 가격택을 붙여놓았다는 것이다. 이는 옷 쇼핑은 자연스럽지만 작품 관람이나 가격을 물어보기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들을 위한 배려다.

아트 쇼핑몰 안쪽으로 더 들어가면 쉬어갈 수 있는 작은 ‘런웨이’가 나타난다. 여기엔 안경, 수염, 모자 등 다양한 소품이 마련돼 있는데 이 소품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소품을 장착하고 런웨이를 걸으며 신나게 놀 수 있는 장소다.

▲작가들이 작업을 하는 ‘작가 레지던시’ 공간. 사진제공 = 프로젝트AA


전시장·아트 쇼핑몰·작가 레지던지로 구성

마지막으로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작가 레지던시’가 있는데 실제 전시에 참여하고 있는 작가들을 만날 수 있다. 현재는 김지희, 김민경 작가가 레지던시를 찾고 있다. 작품을 감상하다가 궁금한 점이 있으면 작가들에게 물어볼 수도 있다. 이는 작가들에게도 신선한 피드백을 준다고.

김지희 작가는 “‘이 그림은 어떻게 그렸어요?’ ‘왜 그린 거예요?’ 식으로 아이들이 순수하게 질문을 할 때가 많다. 또 그림에 관심이 없었는데 작품을 구경하다가 편하게 질문을 하는 분들도 있는데, 어떻게 보면 기본적인 질문들이지만 미술에 대한 순수한 호기심이 느껴져서 좋다. 관람객들이 일상 속에서 문화를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나 또한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에너지를 받고 작업에 새로운 영감과 열정을 얻기도 한다. 일주일에 4번 정도 방문하고 있는데, 가급적 많은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려고 한다”고 말했다.

핀프레임을 기획하고 만든 프로젝트AA 손보미 대표는 “전시는 특정 소수 계층만 즐기는 문화라는 선입견을 깨고 쉽게 놀이터처럼 작품과 놀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앞으로 미술 교육 관련 커리큘럼도 선보일 계획”이라며 “작가들이나 갤러리 관계자 뿐 아니라 지역 주민들이 많이 찾아온다. 단골손님 중 매일 아기와 함께 찾아오는 엄마가 있다. 이 공간이 아트와 대중이 쉽게 소통하는 데 작은 보탬이 되는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아트 쇼핑몰’에서는 작품들 옷걸이에 걸어놓고 가격택을 붙여놓았다는 점이 독특하다. 사진 = 김금영 기자


인터뷰를 하고 공간을 둘러보던 중 실제로 한 엄마와 아이가 “들어가도 되냐”고 물으며 들어왔다. 아이는 전시장에 마련된 큰 방명록에 신나게 그림을 그렸고, 엄마는 아이와 함께 작품을 감상하고 가지고 놀며 이것저것 물어봤다. 방문객은 “서울숲을 산책하다가 예쁜 공간이 눈에 띄어서 들어왔다. 갤러리라 하면 어렵고 딱딱한 분위기인 것 같은데, 이곳은 긴장 없이 자유롭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어서 좋았다. 아이와 함께 또 오고 싶다”고 말했다. 아이와 엄마가 다녀간 뒤에도 미술에 관심 있다는 동네 주민들이 들어와 작품을 감상하고 가는 등 다양한 사람들이 오고 갔다.

핀프레임에서의 하루는 그렇게 흘러갔다. “이제 시작”이라는 손 대표는 “앞으로 더 대중적이고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꾸려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의 말처럼 핀프레임이 작가, 작품과 즐겁게 놀 수 있는 ‘대표 아트 놀이터’로 자리 잡기를 기대해 본다.

(CNB저널 = 김금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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