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 전시 - 청바지 특별전]청바지는 옷이 아니다, 청바지는 바로 문화다
자유와 도전, 저항의 아이콘 청바지 속에 담긴 삶의 이야기
▲청바지 특별전이 열리고 있는 국립민속박물관의 청바지들. 사진 = 왕진오 기자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내가 청바지를 입고 다녔을 때는 많은 분들이 ‘넌 무슨 다리에 흠이 있나‘ 그렇게 물어보기도 하고, 가요계 원로가수들께서는 ‘나는 운동화에 청바지를 입고 무대에 서는 저런 사람하고는 한 무대에 설 수 없다”라고 강하게 어필하셨어요!”
청바지를 입고 통기타를 치며 한 시대를 풍미했던 ‘70년대 청춘의 아이콘’ 가수 양희은 씨는 그러한 복장으로 노래를 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회상한다.
국립민속박물관이 청바지 특별전을 마련했다. 10월 15일부터 내년 2월 23일까지 박물관 기획전시실 1에 각종 청바지를 펼쳐놓았다.
국립민속박물관이 추진한 세계 청바지 문화 조사·연구·수집의 성과를 소개하는 자리로 국내외 청바지, 청바지 역사·생활문화 자료 등 257건 390점을 전시한다.
▲청바지 특별전이 열리고 있는 국립민속박물관 기획전시실의 청바지제작과정. 사진 = 왕진오 기자
우리 삶의 밀접한 오브제인 바지, 그것도 청바지라는 아이템이 가지고 있는 문화적 요소를 한 자리에서 조명할 수 있는 전시장에는 너무 익숙해서 놓치기 쉬운 현대인의 오늘의 삶을 보여주고 있다.
청바지는 시대와 공간을 넘나든다. 사람들은 청바지에 대한 다양한 기억을 다양하게 지니고 있다.
청바지를 상징하는 인물들, 청바지 예찬론자와 기피자, 청바지 만드는 사람과 청바지 구입하는 사람, 외국에서의 청바지 탄생과 확산이 등장한다. 그리고 우리나라 청바지 첫 만남부터 청춘과 낭만의 상징을 거쳐 점차 일상복으로 자리 잡아 가는 청바지 문화를 시대 흐름에 따라 소개한다.
이번 전시를 위해 국립민속박물관은 2012~2013년 국내를 비롯해 영국·미국·독일·일본·인도 등에서 외국 청바지를 조사했다.
국립민속박물관 측은 “매년 18억 장이 팔린다는 청바지는 시대와 나라, 민족을 막론하고 서로 어울릴 수 있는 인류 공통의 문화요소이다. 여기에는 실용에서 시작하여 자유와 도전, 저항의 아이콘에서 현대 세계인들의 일상복이 되기까지 많은 이야기가 있다”고 밝혔다.
▲70년대 음악다방 등을 중심으로 통기타 가수들의 시대를 상징하는 전시유물들.
청바지는 시대와 나라, 민족을 막론하고 서로 어울릴 수 있는 인류 공통의 문화요소이다. 자유와 도전, 저항의 아이콘에서 현대인들의 일상복이 되기까지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인류가 만든 가장 민주적이고 평등한 물건인 청바지에는 나이·성별·계급·국가·계절·시간·장소·상황에 대한 차별이 없다.
청바지는 160여 년 전 미국에서 탄생했다. 금광 광부들에게 필요한 튼튼한 작업복이 그 시작으로 알려졌다. 실용성으로 출발한 청바지는 20세기 들어 자유와 저항의 상징으로 거듭난다.
치마 대신 청바지를 입은 여성, 청바지를 입고 도발하는 듯 세상을 쳐다보는 남성은 계층의 평등과 개인의 자유를 추구하는 미국 사회의 가치를 상징하게 된다.
1970년대에 청바지는 청춘과 저항의 상징이었다. 청년들은 청바지를 입고 음악다방에서, 거리에서 기성세대에 저항하며, 자신들만의 문화를 만들었다. 1970년대 후반에 이르러 청바지는 청년들을 뛰어넘어 국민의 야외활동복으로 영역을 넓혀 나갔다.
▲청바지 보고서를 기획한 강경표 학예연구사가 전시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 = 왕진오 기자
국립민속박물관, 청바지와 자료 등 390점 전시
전시에는 구술자료 외에도 국내외 청바지 업체가 제공한 청바지 관련 포스터와 광고영상, 청바지 창시자 독일 리바이 스트라우스의 생가 박물관의 청바지와 포스터, 현대 미술가 벤 베넘의 데님 작품을 볼 수 있다.
또 데님으로 만든 가방, 생활용품 등 청바지 원단과 스타일을 활용한 물건을 통해 생활 깊숙이 자리해 ‘청바지문화’로까지 확장된 모습을 만날 수 있다.
국립민속박물관 측은 “전시에서는 청바지에 대한 다양한 자료와 정보, 세계인의 시선을 소개해 청바지를 통해 그 나라와 문화에 대한 이해, 인류의 공통된 마음 등을 표현하고자 한다.”며 “청바지가 단지 옷이 아니라 문화를 담는 소재로서 청바지를 통해 인류 문화의 다양성과 동질성을 탐색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세상에 단순한 물건은 없다. 사람이 사용하는 물건은 그의 세상에 대한 태도를 보여준다. 청바지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단지 바지를 입는 것 같지만, 그 행위 안에는 세상을 보고 사회를 읽는 가치관이 들어있다.
이번 특별전은 청바지가 단지 ‘옷’이 아니라 ‘문화’를 담고 있는 소재로서 청바지를 통해 인류 문화의 다양성과 동질성을 탐색하는 이색적인 자리가 될 것이다.
(CNB저널 = 왕진오 기자)
왕진오 기자 wangpd@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