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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 - 프랑스 다큐멘터리 사진가 로랑 바르브롱]“카메라로 찍는 게 아니라 마음으로 찍는다”

한국 사랑하는 프랑스 작가, 인사동서 ‘파리 꼬레안’전 가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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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금영 기자⁄ 2014.12.08 15:32:13

▲‘파리 꼬레안’ 전시를 위해 한국에 온 프랑스 다큐멘터리 사진가 로랑 바르브롱.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훤칠한 키에 사진기를 들고 환한 미소를 보인 프랑스 작가 로랑 바르브롱은 “안녕하세요”라며 한국어로 인사했다. 현재 프랑스에서 다큐멘터리 사진가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인사동 갤러리나우에서 열리고 있는 ‘파리 꼬레안(Paris Korean)’전의 작가로서 한국을 찾은 터였다.

전시장은 작가가 1970~80년대에 파리에서 만났던 한국인들의 모습을 찍은 사진들로 가득했다. 외교관, 예술가, 무용가, 운동선수, 요리사, 기업가, 유학생 등 다양했는데 익숙한 얼굴도 보였다. 손기정, 이응노, 승효상, 김기창, 강동석, 문신, 김중만, 박기태, 이경성, 백건우, 윤정희, 장미희, 한묵, 김운용, 김창열, 이만익, 송번수, 중광 등 파리에서 열정적인 삶을 살았던 한국인들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파리 꼬레안’이라는 전시명에서도 그리고 영어가 아니라 한국어로 진행된 인터뷰에서도 한국에 대한 그의 애정이 느껴졌다. 이번 전시 또한 한국 사진작가 김중만의 추천으로 이뤄졌다는데 한국과 그의 인연이 유독 남달라 보인다.

“한국에서 이번에 네 번째로 전시회를 여네요. 세 번째 전시까지는 프랑스에서의 작업을 주로 소개했어요. 그런데 제가 찍은 한국인들의 사진을 본 김중만 작가가 정말 좋다고, 이 사진들을 한국 관람객에게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전시를 적극 권유했죠. 그래서 김중만 스튜디오에서 사진을 고르고 리터치 작업을 거친 뒤 43점의 작품을 전시하게 됐어요.”

▲로랑 바르브롱은 프랑스에서 만난 한국인들의 자연스러운 모습 포착하는 데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사진은 그의 작품.


그가 한국인들을 찍는 작업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10세 때 부모님께 선물 받은 카메라 한 대와 18세 때부터 배우기 시작한 태권도로부터 시작된다. 1969년 프랑스에서 이관영 사범을 만나고 태권도에 푹 빠진 작가는 프랑스 태권도 국가대표선수로서 1973년 한국을 방문했다. 이후 한국인 아내를 맞았으며 큰아들도 한국 여성과 결혼했다.


프랑스서 만난 한국인들 자연스런 모습 포착

태권도 모국인 한국에 큰 관심을 갖게 된 후 처음엔 태권도 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찍기 시작했고, 이후엔 프랑스에서 만난 한국인들과 교류하며 그들의 일상생활 모습을 찍게 됐다. 이 결과로 40여 년 간 한국을 오가며 포착한 일상을 담은 사진집 ‘봉주르 코레’를 2013년 발간하기도 했다.

▲갤러리 나우에서 열리고 있는 ‘파리 꼬레안’전 현장.


작가는 스튜디오 사진을 찍지 않는다. 연출된 포즈와 상황이 싫어서라고. 사진을 찍을 때 대상자에게 절대로 아무것도 지시하지 않고 카메라 셔터를 누른다. 자연스러운 모습을 포착하는 걸 가장 좋아한다는 작가는 “연출된 사진엔 추억이 담기지 않으나 자연스러운 사진엔 사진을 찍을 당시의 추억과 인연이 찍힌다”며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도 사진을 고를 때 많은 추억이 떠올라 미소가 지어졌다”고 말했다.

또 그가 추구하는 것은 ‘재미’와 ‘마음’이다. 사진 찍을 때 재미가 없으면 찍지 않는단다. 그리고 진정으로 사진을 찍고 싶다는 마음이 우러나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어떤 관람객이 제 작품을 보고 ‘난 좋은 카메라가 없어서 이렇게 좋은 사진은 못 찍을 거야’ 하고 말한 적이 있어요. 하지만 사진 찍을 때 중요한 건 카메라가 아니라 즐기는 마음이에요. 아무리 성능이 좋은 카메라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아무 감정 없이 찍는다면 좋은 사진이 나올 수 없다고 생각해요. 사진을 찍는 건 손이 아니라 진실한 마음이니까요.”

▲‘파리 꼬레안’전에 전시돼 있는 작품들.


인터뷰 도중 작가는 갑자기 기자의 사진을 찍으며 “이 사진이 10년 뒤에 전시될 지도 모른다”며 웃었다. 따로 작업 시간을 정해서 사진을 찍는 게 아니라 항상 주머니 속에 카메라를 가지고 다니면서 사진을 찍는다는 그는 이번 한국 방문 일정에서도 이미 다양한 사진을 찍은 터였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이후 이 사진들을 한국에서 열리는 그의 다섯 번째 전시에서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생겼다. 한편 갤러리 나우 ‘파리 꼬레안’전은 12월 10일까지 열린다.

(CNB저널 = 김금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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