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파란 페어웨이에서 백스핀RPM에 의한 멋진 탄도 비행을 시키던 나이스샷의 즐거움을 이젠 접어야 하는 동절기 시즌이 다시 돌아왔다.
아마도 외국인들이 딱딱하게 얼어붙은 그린과 페어웨이는 물론 온몸까지 꽁꽁 얼어붙는 추위 속에서, 뜨거운 정종을 마셔가며 내기에 몰두하는 한국의 골퍼들을 이해하기 쉽지는 않을 것이다. 가뜩이나 챙겨야 할 따뜻한 옷과 장비들 때문에 집중력도 떨어지고, 추위와 싸우면서 라운딩을 하는 것은 프로들이라고 해도 결코 쉽지가 않다.
이런 상황 속에서는 정확한 샷을 구사하는 것이 어렵기도 하지만, 어쩌다 회심의 샷을 해서 멋지게 날아가던 볼이 그린이나 페어웨이에 맞고 오비가 나거나 기대하지 않았던 결과가 나오는 것을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그리고 다음 샷에서는 흥분된 상황에서 그 보다 더한 최악의 샷이 기다리고 있다는 골프 격언을 명심하고, 냉철한 판단에 의한 이성적인 스윙을 할 수 있어야 좋은 결과의 리커버리샷을 기대해 볼 수 있게 된다.
우리가 ‘구성’이라 부르는 바비 존스의 격언에도 목표 지점인 핀 앞에 도달해서 마지막 중요한 샷을 망가뜨리는 어리석은 행동에 대한 경험적인 경고가 남아 있다. 리커버리샷을 해야 된다는 욕심에 흥분된 판단으로 결과를 망가뜨리게 된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다.
모든 샷이 다 그렇지만 벙커샷 같은 경우 특히 동계시즌 라운드에서는 상급자라할지라도 일단 탈출에 목적을 두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연습을 통해 익혀온 자기만의 프리샷루틴을 충분한 자신감으로 피니시까지 다 완성시키는 것을 머릿속에 이미지하고 부드럽게 샷을 끝까지 마무리 하도록 한다.
샷을 하기전이나 하는 도중에 생각이 많아지거나 불안한 마음을 가지면, 결과는 당연히 네거티브마인드에 의한 미스샷만 남을 뿐이다. 중요한 것은 늘 강조하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샌드웨지의 리딩엣지로 모래를 폭발시켜서 사뿐히 핀 옆으로 안착하는 멋진 상상을 해야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초급자는 볼이 절대 원하지 않는 곳으로 가고, 상급자는 볼이 친 대로 가고, 프로들은 원하는 대로 간다는 말이 있다. 프리샷루틴이 평상시에 잘 연습되어 있으면 아무런 생각 없이 같은 템포와 리듬으로 스윙을 할 수 있게 되고, 거리와 방향이 크게 어긋나지 않게 되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스윙하는 동안에 만들어 지는 여러 가지 생각과 이에 따른 움직임은 필연적으로 미스샷을 유발하게 한다. 그 이유는 스윙 중에 일어나는 생각들은 거의 대부분 부정적인 생각이기 때문이다. 결국 생각이 많아지면 몸과 마음의 일치가 이루어지기 힘들다는 것이다. 생각을 꼭 해야 하는 습관이 있다면 오직 긍정의 힘을 믿을 수 있도록 자신감을 스윙에 심어줘야 한다. 긍정은 자신감이라는 생각을 잃어버린 순간, 그 게임에서는 스코어도 망가지고 자신에게도 이미 지고 있는 것이다.
연습장에서는 많은 생각과 계산을 하며 연습을 해야 하지만, 필드에서는 연습으로 축적된 자신의 프리샷루틴에 대한 긍정적 믿음만이 의지할 수 있는 재산이다. “생각과 스윙을 단순화 하라” 필자가 특강을 할 때마다 자주 인용하는 문구인데, 애플을 창업했던 스티브 잡스의 멋진 말을 전해 드리고 싶다. ‘단순한 것이 세련됨의 극치다.(Simplicity is the ultimate sophistication.)’
(CNB저널 = 유억윤 골프칼럼니스트협회 이사 (건국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헬스케어최고위과정 주임교수)) (정리 = 이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