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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순철 건강 칼럼]허걱, 내게 혈뇨가? 연령대별 원인들

40대 이상 흡연男 등 비뇨기과 진료 받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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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10호 명순철 중앙대학교병원 비뇨기과 교수⁄ 2014.12.24 08:58:08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남성이든 여성이든 간혹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던 중 소변에서 심상치 않은 경우를 만날 수 있다. 소변에 피가 살짝 비쳐서 붉게 보일 수도 있고, 검붉은 색으로 보이는 경우도 있다. 간혹 피의 응고물이 걸쭉한 형태로 떨어지기도 한다. 이런 경우 여러 걱정에 사로잡히게 된다.

‘혹시 암에 걸린 것은 아닐까?’ 하며 두려움에 사로잡히기도 하고 콩팥 병에 대한 걱정도 하게 된다. 혈뇨는 검사해보면 별다른 원인 없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지만, 정확히 진단 받기 전까지 긴장을 늦추어서는 안 된다.

우선 병원을 찾아 정확한 원인을 알아봐야 한다. 소변색이 깨끗하다고 해서 방심할 수도 없다. 현미경으로만 관찰되는 적혈구 세포가 소변 내에 포함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혈뇨에 대해 간략히 알아보자.

혈뇨는 일반적으로 소변색이 붉게 나타나는 경우를 말하지만, 의학적인 정의는 소변 내에 적혈구 세포가 존재한다는 뜻이다. 혈뇨 외에도 소변색이 붉게 나타나는 경우가 있는데, 헤모글로빈이 포함된 헤모글로빈뇨, 마이오글로빈이 포함된 마이오글로빈뇨, 야채의 일종인 비트를 섭취한 후나 결핵약 중 하나인 리팜핀을 복용 중인 경우에도 소변이 붉게 보일 수 있다.

또한 소변색이 깨끗한 경우에도 소변검사에서 적혈구 세포가 검출되는 경우가 있고, 이를 미세혈뇨라고 한다. 최근에 학교 및 직장에서 시행하는 건강검진에서는 이를 검출할 수 있는 소변검사가 시행돼 미세혈뇨의 경우 쉽게 발견 가능하다.

그렇다면 이 같은 혈뇨는 왜 생기는 것일까? 혈뇨의 원인이 신장인 경우 사구체 신염과 유전성 신염, 신장 종양, 결석 등 다양한 원인이 있다. 혈뇨의 원인이 신장 이외인 경우는 방광염, 방광 종양, 요도염, 요로 결석 등이 있으며, 나이 많은 남성의 경우 많은 전립선 질환, 전신성 출혈성 질환 등이 있다. 또한 여성은 자궁이나 질에서의 출혈을 혈뇨로 오인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정확한 검사가 필요하다.

이와 더불어 나이에 따라 혈뇨 가능성이 있는 원인이 각기 다를 수 있다. 20세 미만의 소아청소년의 경우, 대부분 방광염이나 신우신염과 같은 염증성 질환이 혈뇨의 원인을 차지하고 있고, 보통 항생제 복용만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간혹 사구체 신염이나 유전성 신염과 같은 신장 내부의 문제일 수도 있고 아주 드물게 종양이나 결석 등으로 혈뇨가 발생할 수도 있다.

물론 20~30대에도 염증성 질환이 많지만 격렬한 운동이나 심한 충격 등으로 인한 일시적 혈뇨가 대부분이다. 요로결석 또한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요로결석의 경우 혈뇨와 함께 심한 옆구리 통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신장결석이나 방광결석처럼 통증을 동반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요로결석의 치료는 결석의 위치나 크기에 따라 다르고 대부분의 경우는 수술적 치료 없이 해결할 수 있다.

40대 이상은 요로계 암 감별이 필수다. 한국은 방광암 발병률이 10만 명당 8.5명으로, 미국 21.1명, 영국 11.7명에 비해 낮지만 매년 증가 추세에 있다. 방광암의 5년 생존율은 77.6%로 조기 발견할 경우 완치율이 높다. 방광암은 남성에게 주로 발병하지만 방광염은 여성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특히 50대 이상 남성의 경우 혈뇨의 30%가 방광암이 원인이라는 통계도 있다. 따라서 40대 이상에서 혈뇨가 발생했을 경우 반드시 비뇨기과 전문의를 통한 검사가 필요하다.

암 이외에도 이 나이대의 남성의 경우 전립선비대증 때문에 혈뇨가 발생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전립선비대증은 혈뇨 외에도 수면 중 화장실에 가는 횟수가 늘어나는 등의 증상이 발생한다. 전립선비대증은 약물치료만으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증상이 있다면 빠른 시간 내에 병원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혈뇨는 몸에 이상이 있다는 것이니 반드시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아야 한다. 사진 = CNB포토뱅크


혈뇨는 몸의 이상신호, 무시하면 안 돼

그렇다면 혈뇨의 원인인 요로계의 염증이나 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방광염이나 신우염을 예방하려면 올바른 생활습관이 중요하다. 평소 6~8잔 이상의 수분 섭취는 체내 세균을 몸 밖으로 배출시켜 예방에 도움을 준다.

피곤하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때, 환절기처럼 온도 변화가 클 때, 염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적당한 휴식과 안정을 취해야 한다. 배변이나 배뇨 후 회음부 및 항문 세척 시에는 앞에서 뒤로 세척하며 부부관계 전후에 생식기를 청결하게 하고 부부관계 직후에는 배뇨하는 습관을 갖는 것이 좋다. 소변을 너무 참는 것은 좋지 않다.

요로계 암의 경우 흡연과 큰 관련이 있다. 방광암을 비롯하여 요관암, 신우암, 신장암, 전립선암 모두 흡연 양이 발병 위험성과 비례관계에 있고, 흡연기간 또한 영향을 준다. 방광암의 경우 흡연 외에도 각종 화학약품에 노출되거나 커피, 진통제, 인공감미료, 감염, 결석, 방사선조사, 항암제 등도 발병요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과거 조선시대 임금은 매화틀 혹은 매우틀이라고 하는 이동식 좌변기를 사용했다. 몇 가지 이유가 있었겠지만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왕의 대소변을 살펴 건강 상태를 점검하는 것이었다. 따라서 담당 내의원은 왕의 배설 양과 횟수, 시각 등을 정확히 파악해 대소변 상태에 따른 질병을 파악한 후 몸 상태를 진단하고 종합하여 처방을 내렸다고 한다. 이처럼 소변 색깔의 이상은 임금도 무시 못 할 증상이었던 것이다.

혈뇨는 분명히 몸에 이상증상이 있다는 신호이고 이를 무시해서는 안 될 것이다. 하지만 일회성 혈뇨의 대부분은 별다른 원인 없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고, 소변이 붉게 보인다고 해서 반드시 혈뇨는 아니기 때문에 무작정 걱정할 필요는 없다. 혈뇨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거나 40대 이상의 흡연력이 있는 남성, 40대 이상의 여성인 경우 반드시 비뇨기과의 전문 검사가 필요하다.

(CNB저널 = 명순철 중앙대학교병원 비뇨기과 교수) (정리 = 안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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