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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 - 화가로 나선 가수 이현우]“23년전 첫 히트곡 가사가 그림 소재”

마이크 대신 붓으로 사랑 그리는 가수 이현우 첫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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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왕진오 기자⁄ 2014.12.29 14:44:00

▲가수 이현우. 사진 = 왕진오 기자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CNB저널 = 왕진오 기자) “두 눈을 감으면 꿈처럼 다가오는 너의 모습을 내 마음 깊은 곳 새하얀 캔버스에 그려보네. 너의 웃는 모습을 그려보았지. 화난 모습 우는 모습 차례차례 그려보았지. 이런 그림들이 추억이 되고 그리움으로 변해 버릴 때 나는 꿈에서 깨어나지만 쓸쓸한 바람만 스쳐가네….” 23년 전인 1991년 가수 이현우가 내놓아 히트친 노래 ‘꿈’의 가사다. 그의 첫 히트곡에 벌써 ‘캔버스와 그림’이 주요 소재임을 알 수 있다.

노래 속 그의 그림과 캔버스가 현실에 펼쳐졌다. 이현우(본명 이상원, 48)가 마이크 대신 붓으로 그려낸 사랑의 세레나데를 가지고 서울 통의동 진화랑에서 ‘하트 블로섬 팜(Heart Blossom Farm)’이라는 제목의 개인전을 갖는다. 화가로서 갖는 첫 번째 그림 전시회이다.

미국 파슨스 디자인학교와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카네기멜론대학에서 순수미술을 전공한 그가 1991년 가수로 데뷔한 이후 바쁜 방송활동 중에도 그림을 그려야겠다는 의지가 있었다고 한다. 노래를 부르면서도 집에서 애들을 재우고 나서부터 새벽시간에 틈틈이 붓을 잡고 완성한 작품이라는 설명이다.

그동안 그림을 그려야겠다는 욕구를 잠재웠던 이유에 대해선 “수년 전부터 그림을 그려봐야겠다는 의지가 마음속에서 피어났지요. 전시회도 자주 다니면서 미술계 흐름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제 그림을 지난 9월 한국국제아트페어에 정식으로 공개하면서 반응도 살폈죠.”

▲Heart Blossom Farm3, Acrylic on Canvas, 60.6x72.7cm, 2014


전시장 벽면을 채운 그림에는 가시꽃 하트가 선명하다. 하트만 볼 때에는 연약함이 먼저 떠오르지만, 그 연약함을 가시라는 보호막으로 덮었다.

하트를 작품의 주요 모티브로 사용한 것은 전 세계 사람들이 다 알고 있는 이미지라서란다. 마음 약한 사람이라 살면서 마음 다치는 경우가 많았는데 당시 기억들을 함께 넣었다.

“사람의 마음은 내가 상처를 받지 않도록 잘 지켰을 때 사랑을 베풀 수 있다는 점이 제 작품의 근원입니다. 가시가 점점 옅은 색감으로 퍼지는 모습은 제가 결벽증적으로 예민했던 과거로부터 점점 부드럽고 여유로워지는 현재 마음 상태를 은유한 것입니다.”


미국의 미술명문 파슨스과 카네기멜론에서
디자인-미술 전공. 밤 시간에 붓 잡아.


연예인이 그림까지 그리냐는 평에 대해서는 “얼굴이 잘 알려진 연예인이 어느 날 갑자기 화단에 들어와 자리를 차지하는 것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이 있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도 표현하고 싶은 것이 있지요. 저는 행운아입니다. 수준 이하의 작품이라는 소리도 나올 수 있고, 쓰레기 취급을 받을 수도 있지만, 이제는 욕먹는다고 마음 아파할 나이가 아니지요”라고 털어놨다.

대관 화랑이 아닌 기획 초대로만 전시를 여는 화랑에서 개인전을 열게 된 배경에 대해서도 말문을 열었다.

“갤러리에서 일했던 와이프가 그림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중 전시회를 한 번 열어보는 게 어떠냐고 얘기하더라고요. 아는 지인을 통해서 진화랑과 인연이 닿았고 아트페어에 테스트 삼아 작품을 공개한 것이 오늘의 개인전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Heart Blossom Farm1, Acrylic on Canvas, 72.7x60.6cm, 2014


마이크 대신 붓을 들고 전시회를 갖는 이현우는 시간이 지난 후 첫 개인전이 초라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자신이 갖고 있는 ‘꿈’을 이루기 위한 첫 시작이며, 계속 작업을 진행하면서 해외 아트페어에도 나가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배우 하정우 만큼은 못하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내 그림을 봐준다는 사실에 저는 행복한 사람이 되어 있을 것입니다. 제 목표는 조영남 선배처럼 노래도, 그림도 다방면에서 자신 있게 선보이는 것입니다.”

차가운 가시가 따듯한 색감 속에 피어나는 하트 모양은 화단에 첫 발을 딛는 화가 이현우의 마음가짐을 짐작하게 해준다. 전시는 2015년 1월 17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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