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진오⁄ 2014.12.30 15:08:25
(CNB저널=왕진오 기자) 2015년 국내 주요 미술관과 화랑들이 다양한 전시를 마련하고 관람객 유치에 나선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덕수궁관, 서울관 등 각각의 전시공간 특성에 맞는 다양한 전시를 마련했다. 과천관에서는 내년 1월 27일부터 5월 25일까지 백남준을 잇는 다음 세대의 비디오 아티스트로서 백남준과는 달리 한국을 기반으로 활동한 첫 비디오아티스트 박현기(1942∼2000)의 미술사적 위치를 재조명하는 '박현기 1942~2000'전을 연다.
박현기전은 아카이브에 소장된 약 2만 점 중 상당 부분이 미술계에 최초로 공개되는 것인 만큼, 국내외 연구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3월 31일부터 7월 5일까지는 '한국현대미술작가 시리즈' 한국화 부문의 두 번째 전시로, 우현 송영방(78)의 작품 세계를 조명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7∼10월에는 '한국현대미술작가 시리즈' 회화 부문 원로작가 황용엽(83) 회고전이 열린다. 11월 19일부터 2016년 2월 28일까지 일본 국립신미술관과 공동으로 꾸민 '아티스트 화일(Artist's File)' 전에는 한국과 일본의 30∼40대 작가 12명을 소개한다.
덕수궁관에서는 월북작가라는 왜곡된 시선과 '리얼리즘 미술의 대가'라는 신화에 가려져 있던 이쾌대(1913∼1965)의 현존 작품을 총망라한 대규모 회고전이 준비된다.
개관 1년을 맞은 서울관은 2월 12일~5월 6일 현대미술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환상의 개념으로 파악하며, 환상의 주요 쟁점들을 통해 동시대 작가 작품을 조명하는 '환영과 환상'전을 개최한다.
뉴미디어아트를 선보이는 로봇 드림스(가제, 4월∼8월), 국내 최초로 개최되는 윌리엄 켄트리지(2015년 하반기)의 대규모 회고전과 누벨바그 세대 감독 필립 가렐의 전작 회고전 역시 9~12월 열린다.
특히 7~9월에 공개되는 '한국의 포스트 모던 미술(가제)' 전은 미술관이 기획해온 '한국미술 100년전', '전환고 역동의 시대전', '감성과 사유의 시대전', '민중의 고동전', '한국의 단색화전' 등의 전시 맥락을 이으며 아직 정리되지 않은 1980년대 이후 포스트모던 양식의 도래와 전개 등을 살펴보는 대규모 전시가 될 전망이다.
여기에 서울시 보유의 유휴공간을 디자인하는 건축 공모전인 '유휴공간 건축디자인 및 도시 리처치'전을 10월 20일부터 12월 20일까지 마련한다. 또한 아시아 페미니즘을 조명하는 '판타지아-아시아 페미니즘'(9.15∼11.15),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작품에 등장한 영화 소품과 대본 등을 전시는 스탠리 큐브릭전이 12월 1일부터 2016년 3월 13일까지 마련된다.
◇삼성미술관: 한남동 리움미술관과 태평로 플라토를 통해 굵직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2~5월엔 세계를 무대로 활동 중인 한국 작가 양혜규(43)의 개인전을, 7~9월엔 국보 218호 아미타삼존도와 국보 171호 청동은입사 보상당초봉황문 합 등 한국 미술의 정수들 가운데 세밀함을 특징으로 갖는 작품들을 전시하는 '세밀가귀(細密可貴) 한국미술의 품격(가제)'이 펼쳐진다.
11월~2016년 2월에는 한국의 대표적인 문화유산인 전통건축을 관련 사진과 영상을 통해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한국전통건축예찬'을 펼친다.
태평로 삼성미술관 플라토에서는 3~6월 '그림/그림자 현대회화전'이 진행된다. 한국작가 2인과 외국작가 11명 등 13명이 참여해 회화의 기원이 그림자에서 유래했다는 것에 주목하면서 재현의 문제를 고민하는 차세대 화가들을 소개한다.
12월~2016년 2월엔 역사를 재조명하는 한국의 대표적인 여성 미술가 임민욱(46)의 개인전이 마련된다.
◇국제갤러리: 서울 삼청로 국제갤러리는 2015년 해외 미술계에서 왕성한 활동을 보이는 국내외 현대 미술 작가들의 전시들을 선보인다. 2015년 상반기에는 백남준의 제자이자 이후 동시대 미술에서 비디오를 매체로 선구적인 시도를 한 빌 비올라의 대규모 개인전을 필두로 출발한다.
이어 북한의 이데올로기에 따른 미디어의 다양한 양상을 수공 자수회화로 다룬 함경아 작가의 개인전은 금년 리움미술관 교감에서 선보인 모리스루이스의 자수회화의 연장선에 있는 신작으로 더욱 더 다이내믹하고 펑키한 이미지들로 구성된 작품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제5회 양현미술상을 수상한 아브라함 크루즈비예가스와 더불어 남미 현대미술을 이끄는 주요한 작가 가브리엘 쿠리의 개인전도 마련된다. 뿐만 아니라 김홍수의 세필회화 및 단색화의 하종현의 회화 작품들이 연이어 선보일 예정이며, 국내에 첫선을 보이는 해외작가 우고 론디논과 트레이시 에민의 전시가 계획되어 있다.
스위스 출신의 우고 론디논은 뉴욕의 뉴뮤지움 건물 외벽의 무지개컬러 텍스트 작업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환타지적인 정서를 다룬 문라이즈 조각 시리즈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데미안허스트, 샘 테일러우드, 마크퀸 등과 함께 80년대 후반의 주요한 YBA 멤버인 트레이시 에민은 센세이션을 일으키는 문제적 작가로 알려져 있는데, 국제갤러리 하반기 개인전을 통해 그녀의 신작 여체를 주제로 한 청동 주물 조각 및 다채로운 드로잉들을 선보일 예정이다.